법의학자 이호의 죽음과 삶의 인문학
매일 죽음을 만나는 사람, 그러나 누구보다 유쾌한 법의학자 이호 교수가 들려주는 어떤 죽음의 이야기들 속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 본다.
클레어 키건 대표작
키건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한 인간의 도덕적 동요와 내적 갈등, 실존적 고민을 치밀하게 담아냈다.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 & 은곰상 수상작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원작 소설.
시간의 자유는 어떻게 특권이 되었나
왜 누군가는 충분한 시간의 자유를 누리고 다른 누군가는 밥벌이에 인생을 저당 잡혀야 하는가? 소수의 부를 위해 다수의 시간을 노동에 몰아넣은 자본주의와 노동주의를 분석한다.
모든 워킹맘에게 바치는 행복 프로젝트
회사 다니랴 육아하랴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워킹맘의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퇴사하고 그림책방을 차려볼까?’ 그림책방 ‘근근넝넝’에 담긴 희노애락을 만나본다.
‘오기’는 병원에서 눈을 떴다. 여행을 가던 중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고, 아내는 사망했다. 의지대로 움직이는 건 눈꺼풀뿐이고, 그나마 뇌 기능은 정상이다. 자기 손발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던 세상은 이제 없을지도 모른다. 희망이 있을까? 그 무엇이라도 있을까? 시간이 흘러 ‘오기’는 아내와 함께 살던 집으로 옮겨진다. 행복했던 시절, 미래를 꿈꾸며 마련했던 타운하우스. 이제 아내는 없다. ‘오기’의 몸도 그때와 달리 왼손만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남은 가족은 장모뿐이다. ‘오기’의 아내인 딸이 전부였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 딸은, 그 모든 것은 사라졌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오기’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장모. 두 사람만 타운하우스에 남겨졌다. 이야기의 핵심은 공허함이지 싶다. ‘오기’는 아내와 신체 기능을 잃었고, 장모는 딸을 잃었다. 그로부터 생기는 각종 감정이 있다. 괴로움과 슬픔을 넘어서 무섭고 암담하고 비참하다. 이야기의 초반을 에두르는 감정이고 여기에 인물들의 배경이 얽히면서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들의 상실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오기’의 삶과 아내와의 관계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오기’는 자신이 추구하던 삶에 매몰된 채 이미 많은 걸 잃어버렸음이 밝혀진다. 장모 또한 마찬가지다. 딸이 전부였다는 건 거꾸로 그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는 말과 같다. 그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라는 뜻의 일본말이라는 걸 본다면, 이것만으로도 장모의 삶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능하다. 무엇인가 빠져나간 삶. 그 공백을 알면서도 애착하고 집착하는 삶. 이 소설은 그런 삶에 관한 이야기다. 처음 이 소설을 선택한 건 지난여름, 어딘가의 책 소개에서 봤던 ‘공포스럽다’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단순하게도 그때의 난 직관적인 공포를 기대했고,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내가 잘못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너무나 뻔한 귀신이나 유령이 나오지도 않고, 강렬한 서스펜스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공포’라는 단어가 이 소설 한 귀퉁이에 자리할 수 있는 건 모호함 때문이다. ‘오기’의 시각에서, ‘오기’ 중심으로, ‘오기’의 생각과 추측을 바탕으로 서술되는 이야기 방식. 그 덕에 소설을 읽는 사람 역시 딱 ‘오기’만큼만 알 수 있다(추측할 수 있다). 딱 현실의 우리 삶과 같다. 추측하고, 넘겨 집고, 때론 오해하면서 불안해하는 우리들의 모습. 아내가 자신에 대해서 뭐라고 적어 놓았는지, 마당을 헤집는 장모의 의도가 무엇인지 ‘오기’만큼이나 독자도 알 수가 없다. 심지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구명정 한 척에 의지해 바다를 표류하다 불현듯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은 자의 심정. 그게 바로 이 책이 선사하는 공포다. 우린 살면서 무섭다는 감정과 종종 맞닥뜨린다. 어이없게도 훤한 대낮에 산속에서 두려움과 대면하기도 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이지 않는 가까운 사람과 마주하며 벗어날 길 없는 어둠에 치를 떨기도 한다. 어떤 감정들은 말로만 전해 들어도 충분히 공감되지만, 때론 직접 겪어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상황들이 있다. 그런 면에서 <홀>이 선사하는 공포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어쩌면 삶은 그 자체로 공포가 아닐까. 사람들이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듯이 삶은 너무나 거대해서 그에 관한 것이라면 사람은 아무것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아마 우리가 우리의 삶을 명확하게 인지한다면, 사람들은 단 한 발짝도 떼어놓지 못할지도 모른다.
대굴대굴님우리가 꼭 이해해야 할 것이 있다. 위대함은 그 사람이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움직이지 않기로 한 것에서도 드러난다는 점이다. -알라딘 eBook <절제 수업>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라이언럽님한강 지음
한강 지음
세이노(SayNo) 지음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한강 지음
류은진 외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