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작동하는 방식은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성이 닿지 않는 영역에서 감정은 촉발되고, 행동에 어떤 작용을 하고, 찌꺼기를 남긴다. 스스로 알아내긴 어렵기 때문에 감정의 작동 방식은 만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다. 특정 감정들이 우리의 일상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전 세계적인 흥행을 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저자는 '인사이드 아웃'의 감정 자문을 맡았던 심리학자다. 인간 정서에 대한 연구를 오래 해온 그는 사실 단 하나의 감정에 깊이 빠져있다. 경외심이다. 그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경외심을 많이 느낄수록,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한 과도한 몰입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에게 덜 집착하면 타인이 보인다. 그는 경외심이 공동체의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에서 그는 경외심이라는 감각의 특징과 그것이 우리의 자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류는 경외심을 어떻게 문화에 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의 체험담을 들려주며 경외심의 중요성을 무한히 강조한다. 저자가 15년 이상 연구한 이 감정의 정수가 모두 담겨 있다. 평소 깊이 생각해 볼 일 없었던 경외심이란 감정에 대한 여러 겹의 소개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어느 부분이 환기된다. 이유 모를 감정의 체증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라면 도움받을 구석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추천의 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이 책 덕분에 나의 수많은 경험, 관찰, 생각 그리고 희망이 강력하고도 새로운 방식으로 정리되었다. 또한 나 자신과 우리 인간이라는 종과 가능성들을 신선한 방식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저자
'달리기 한 번 해볼까?' 오늘도 그렇게 생각만 하고 안 할게 뻔하다. 달린다는 것은 단순히 '뛴다'의 신체 활동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 보면 얻게 되는 고요한 시간은 자아성찰과 명상의 기회가 되어 내면의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극복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꾸준함과 인내의 가치를 배우게도 한다. 결국 달린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을 향한 지속적인 움직임이자, 자신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아닐까?
국내 1위 러닝 유튜브 채널 <마라닉 TV>의 해피러너 올레 이재진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달리기를 통한 삶의 변화와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마라닉 페이스'라는 개념을 통해 각자에게 맞는 속도로 달리기를 시작하면 작은 성취가 쌓여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달리기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 자신감, 삶의 태도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5km 달리기를 '성장의 시작점'으로 제시하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효과와 자기 인식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달리기 입문자부터 인생의 전환점을 찾는 사람들까지,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해본다. 배우 진선규, 여자 마라톤의 전설 권은주, 소설가 임경선이 적극 추천했다.
- 자기계발 MD 김진해
추천의 글
<마라닉 TV>를 접하고 그동안 찾아 헤맨 답을 찾은 것 같았다. 지금의 내가 굳건하게 설 수 있는 건 그때 올레 형을, 마라닉을 같이 하는 러너들을 만난 덕분이다.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를 한번 믿고 계속 해보는 힘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 진선규 (배우, 4년 차 러너)
이 책은 고통스러운 달리기가 아니라, 내 몸을 사랑하고 아끼면서 하는 달리기로 맛보는 성취감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독자분들도 자기만의 페이스로 하루하루 용기를 얻는 시간을 갖게 되리라 확신한다. - 권은주 (대한민국 여자 마라톤 최고 기록 보유자, 런위드주디 감독)
내면의 목소리에 차분히 귀 기울이는 것.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하기보다 나에게 맞는 속도를 알아차리고 균형을 맞춰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내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가 아니던가! 오늘도 달리면서 인생을 배운다. - 임경선 (소설가, 4년 차 러너)
양질의 과학. 기술. 공학. 인문. 예술. 수학 도서를 소개해온 '더숲STEAM 시리즈'에서 <DEEP 딥> <HIGH 하이> 두 권의 흥미로운 책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책의 저자, 제스 맥기친은 오스트레일리아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과학 삽화가로 일한 어머니와 박물관에서 일한 경험이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를 멋진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이번 신작 두 권은 오스트레일리아 아동도서위원회에서 주목할 만한 도서로 선정되었다.
DEEP 딥은, 단순히 '깊음'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깊은 바다의 신비로운 세계, 아마존의 깊은 숲에 존재하는 다채로운 생명체, 지구 표면 아래의 생물과 보물, 숨겨진 지하 세계의 비밀,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 인류 진화의 시간, 깊은 몸속 복잡한 구조. 상상력과 위트 넘치는 이야기, 풍부한 일러스트가 가득 담겨 있어 한 장 한 장 넘기는 일이 즐겁다. 과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과학은 이렇게 신비롭고 재밌는 거야, 하고 다정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 어린이 MD 송진경
이 책의 한 문장
깊은 지구
지구가 케이크라면 잘 만든 케이크는 아닐 거예요. 중심부는 오래 익혔고, 중간은 아직 너무 뜨겁고 끈적하며, 바깥쪽은 바위처럼 단단한 데다 금도 심하게 갔으니까요. 먹으려다 치아가 부러지거나 뜨거워서 혀가 델 게 분명해요. 하지만 이 지구는 정말 대단한 곳이에요.
우연히 숲속에서 피리를 불기 위해 애쓰는 위대한 신, '판'을 마주친 소년 워렌은 그 이후로 계속 판에 대한 꿈을 꾼다. 어느 날의 꿈속, 판은 피리를 삼켜 용으로 변해 온 곳에 불을 내뿜는다. 잠에서 깬 워렌은 방에 들어온 개미 떼의 여왕으로부터 자연의 신 판이 피리를 불지 못해 재앙이 불어닥칠 거라 말하며 맞서자 제안한다. 워렌은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개미들을 위해 땅을 팠고 박쥐들을 위해 옷장을 내어주고 거미, 암탉, 두꺼비를 위해 자신의 방을 양보한다. 정말로 용의 모습으로 잠에서 깬은 '판'은 입에서 불과 우박과 홍수와 폭풍우를 마구 쏟아낸다. 여왕개미가 말했던 재앙이 코앞까지 들이닥친 것이다.
<표범이 말했다>로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영어덜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제레미 모로는 감각적인 그림으로 철학적 주제를 스토리텔링하는 데에 뛰어난 작가이다. 전작에서 삶에 대한 거대한 통찰력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그림책에서는 지구 생명체들에게 닥친 기후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선 기후 변화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안겨준다. 거침없이 대양을 가로질러 불을 내뿜는 판을 실제로 본다면 이런 기분일까? 그렇다면 문제의 원인인 인간은 무얼 해야 할까.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의 화합만이 재앙을 잠재울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화합을 이끌어 내는 '함께 부르는 판의 노래'는 진부할 수 있으나 우리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일이기도 하다. 작가의 상상력 넘치는 그림으로 만나는 판의 노래 악보를 더 늦지 않게 펼쳐보아야 할 때이다.
- 유아 MD 임이지
책 속에서
"판이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계절의 리듬이 깨지고, 자연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 버릴 거야." 여왕개미가 말했어요. "그러니 모두 힘을 모아 다가올 재앙에 맞서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