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하며 한국의 그림책을 전 세계에 알린 백희나 작가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수상하리만치 작은 이 책은 처음 받으면 놀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가로로 엄숙하게 쓰여진 '알사탕 제조법'을 눈으로 읽으면, 옳다구나! 이건 제조법이니까 들키면 안 되는 것임을 깨닫는다. 스리슬쩍 주머니에 쏙 넣는다. 그리고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꺼내서 꼼꼼히 읽어보자.
국내외 그림책 독자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은 <알사탕>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이 책은 간절한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는 알사탕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절차탁마 해야하는 지 알려준다. 나도 요가 꽤나 했지만 두루미 자세나 왕비둘기 자세는 하지 못한다. 역시 알사탕 만들기는 쉽지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너무 낙심하지는 말자. 곳곳에 퍼진 미래의 알사탕 제작자들이 기필코 도움을 줄 테니!
- 유아 MD 임이지
책 속에서
알사탕 제조에 실패한 어린이는 67세가 되었을 때 다시 시도해 보기 바란다. 단, 이 책에 실린 요가 동작을 매일매일 수련해야 한다.
한 속담 중에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이 있다. 걱정만 해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사실 걱정을 하면 할수록 마음은 대부분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걱정은 걱정이라고 생각해서 걱정이었을지 모른다. 바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자. 우리는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자유로운 영혼의 자기계발러' 드로우앤드류의 2년 만의 신작. <프리 웨이>는 세상이 말하는 정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만의 인생길'을 달려온 저자의 여러 순간들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인생의 향방을 모색하고자 택한 해외 생활에서 얻은 것은 다름 아닌 '스스로 결정하는 태도'였다며, 다른 사람의 지시대로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면서 일과 삶을 즐기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한다. 지금 당신이 겁이 나고 뒤쳐질까 봐 머뭇거리고 있다면 지금의 '드로우앤드류'를 만든 자유로운 삶의 방식에 주목해보자. "FREE WAY"
- 자기계발 MD 김진해
저자의 말
"제가 얼마를 벌든 어떤 일을 하든 저는 앞으로도 계속 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아갈 뿐 별다른 이유는 없을 겁니다. 우린 누구에게도 증명할 의무가 없습니다. 있다면 저 스스로에게 증명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저자는 일본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수많은 노인을 돌보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산뜻한 문체로 풀어 놓는다. 산뜻한 문체는 대체적인 일서의 특징이긴 하지만 이 책에선 특이하게 도드라진다. 노인 돌봄이라는 주제가 가진 묵직함과 비릿함에 비해 그의 반응과 분석이 깔끔하고 가볍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경솔하다거나 진지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랄까. 고통의 프레임이나 거북한 감정 과잉, 혹은 냉철한 분석의 눈도 없이 저자는 단단한 생활형 인간으로서 현실을 본다. 그 눈엔 적당한 호기심과 적절한 애정이 서려있다.
그가 바라보는 돌봄노동은 본질적으로 양방향적이다. 돌봄 노동이라는 행위를 사이에 끼고 돌봄은 제공하는 자와 받는 자로 나누어져 있지만 이를 일방향으로 흐르는 것으로만 여긴다면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생명과 생명이 서로 시간과 감정을 쏟으며 함께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양쪽 모두에게 변화를 일으키는 감정이나 깨달음과 같은 부산물이 생긴다. 저자는 돌봄의 양방향성에 관하여 자신이 경험하고 목격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오직 현장에서만 길어올릴 수 있는 깨달음의 언어다. 이 진지하고 산뜻한 책은 현실의 노화와 돌봄을 새롭게 감각하게 한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이 책에는 개인의 느낌과 주관이 가득합니다. 그 느낌과 주관에서 비롯된 생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당장 내일부터 해야 하는 돌봄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근거를 중시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책이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생각합니다. 잘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이해하지 못한 채 함께 노력하는 시도가 있어도 좋지 않을까라고요.
<사랑의 단상>의 저자 롤랑 바르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un amour inexprimable)'이라는 표현으로 사랑이라는 것의 모양을 굳이 말로 세공하려는 이의 불가능성을 논했다. 말이 늘어날수록 나의 말은 내 사랑의 고유한 모양과 멀어지고, 곤혹스러운 자리엔 '다 하지 못한 말'만 남는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호텔 이야기> 임경선이 사랑이 남기고 간 황홀한 고통을 회고하는 소설로 돌아왔다.
단정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에 능숙한 직장인인 '나'는 피아니스트인 '당신'이 연주하는 사랑의 선율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든다. 나이스한 직장인과 취향 좋은 예술가의 어른스러운 관계는 곧 정념으로 흐트러러지고, 이들은 처음 사랑해보는 사람처럼 실패한다. 프리다와 디에고, 슈만과 클라라와 브람스의 사랑 이야기처럼 이 소설 속 사랑에도 판단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잘못된' 사랑 이야기에서 위로받을 것이고, 임경선의 소설은 꼭 그 사람을 향한다. 사랑이 스치고 지나가 깊게 패인 자국을 기억하는 사랑주의자들을 습기 어린 문장이 변호한다.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문장, 격정적인 피아노 음률과 함께 사랑을 겪기 좋은 봄이 온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프리다 칼로의 예술 세계와는 별개로, 그녀의 사랑 방식은 이해받지 못했어. 그깟 남자 하나 때문에 자기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지 못했다고, 그깟 사랑 때문에 자신의 존엄을 버렸다고 말이야. 그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라는 뻔한 조언을 참 많이도 들었겠지. 하지만 나는 프리다를 이해해. 비난은커녕 오히려 위로받았지.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사랑이라는 게 가능하기나 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