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사장의 지대넓얕이 5년 만에 완결 편으로 돌아왔다. 첫 권이 나온 지 10년 만의 완결이다. 시리즈의 앞선 책들에서 세상의 지식들을 소화하기 쉽게 들려주던 채사장이 이번 책에선 지식이 아닌 실천을 말한다. 시리즈의 끝에서, 그는 왜 실천을 말하는가?
그는 현대의 시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왜 채워지지 않는가에 대해서 고민했고, 그 이유를 실천하지 않음에서 찾았다. 그리고 지식을 소화하고 깨달음의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실천은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면세계로 침잠하여 앎을 깨닫게 되는 것.
그리하여 이 책에서 채사장은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법을 안내한다. 그는 여러 단계를 통해 각자의 내면에 닿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곳에서 우리가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연말, 연시 왠지 자신이 텅 비었다는 기분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깨달음을 선사할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오래된 소문이 있다. 자기 내면의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 아무도 돌아오지 못한 심연까지 내려가 그 누구도 이르지 못한 그 끝에 닿고 돌아왔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 나는 수많은 고전에서 이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이 그곳에서 가지고 돌아온 것을 사람들은 깨달음이라고 불렀다.
1974년 6월 21일, 미국의 지방 법원 판사 W. 아서 개리티 주니어는 모건 대 헤니건 재판에서 보스턴 학교 위원회가 공립 학교 시스템에서 ‘조직적으로 흑인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판결했다. 그러며 해당 도시의 공립 고등학교에서 인종 차별 정책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백인 거주 구역과 흑인 거주 구역간에 학생들을 맞바꿔 버스로 서로 통학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결론지었다(’버싱’ 정책). 보스턴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에 있는 록스버리 고등학교와 백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에 있는 사우스 보스턴 고등학교는 1974년 9월 12일, 학년 초부터 상당한 학생들을 서로 맞바꾸어 통학시키기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물론 예상했겠지만, 지방 법원 판사를 비롯하여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들의 자녀들은 두 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았다.
데니스 루헤인 6년 만의 신작 장편 스릴러. 1974년 ‘버싱’ 정책의 도입을 둘러싸고 인종차별의 광기에 휩싸여 있던 보스턴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인종차별에 대한 다층적인 탐구,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에 대한 세심한 묘사, 베트남 전쟁 이후의 후유증을 세밀하게 그리며 “데니스 루헤인의 가장 뛰어난 작품임이 틀림없다(WSJ)”는 찬사를 받았다. 딸이 흑인에게 해코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버싱’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던 메리 패트는 딸의 실종, 흑인 청년 ‘어기’의 죽음 등의 사건을 겪으며 당시 보스턴을 장악하던 마피아들과 그들이 적극적으로 조장하던 인종 간의 적대감, 그리고 인종 차별의 다층적인 면모를?직시하게 된다. 점점 밝혀지는 진실의 크기만큼이나 커져가는 긴장감, 그리고 처참한 현실에 맞서는 메기의 처절한 사투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압도적인 페이지터너.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물건이 아니에요. 사람이죠. 가장 나쁜 사람도 안에 좋은 점을 가지고 있고, 가장 훌륭한 사람도 마음속에 빌어먹게도 순수한 악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우린 싸우죠. 그게 최선이에요.
복잡한 서울의 1호선. 남영역 하행선 선로 너머에 큰 건물이 있다. 특색이 있는 건물도 아니기에 사람들은 건물을 인식하지 못한다. 여느 건물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해 보인다. 어울리지 않게도 그 건물은 '국제해양연구소'로 불렸다. 벽돌과 철문, 좁고 긴 창문뿐인 그 건물에 물살이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다. 그 건물은 해양연구소가 아니라 과거의 남영동 대공분실이다. 대공분실은 1980년대 군부 독재 시기, 경찰청 산하의 대공 수사 전담 기관이자 악명 높은 고문 장소였다. 국내 최고 건축가의 설계 아래 고문과 취조 목적으로 지어진 잔인한 건물이다. 이 대공분실이 이제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되었다.
사계절출판사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함께 민주인권그림책 시리즈 8권을 출간했다. 그중에서도 <건축물의 기억>은 이 시리즈의 시작이자 끝이라 할 수 있다. 최경식, 오소리, 홍지혜 작가는 각자의 그림체로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일들을 풀어낸다. 혹자들은 그 끔찍한 건물을 없애고 다 잊어버리자 할 수도 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공포스럽고 국가가 국민에게 겨눈 서늘한 칼날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열사들을 위해서라도 그 장소는 지켜져야 하며 국가가 국민에게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잊지 않도록 건축물로써 역할을 해야 한다.
1980년대는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지지만 국가폭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많은 투쟁 끝에 민주주의를 얻어낸 앞선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결코 잊지 않아야 한다.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의 시작을 이 그림책으로 시작할 수 있다.
- 유아 MD 임이지
책 속에서
"이 몽상가들!" "이건 아주 지독한 전염병이야." "꿈을 꺠뜨리고 현실을 깨우쳐 줘야지." "다 국가를 위한 일이야"
<몬스터 차일드> 이재문 작가가 초등학생 어린이들의 진짜 이야기로 돌아왔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열세 살 초등학생들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지만,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작가의 말’에 남겼다.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많은 어른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다미는 베스트 프렌드라는 말로 은하를 정서적으로 압박하고 조종하려 한다. 자신과 절친이었다가 절교한 지은이와 절대 말을 섞지 말 것, 크롭 티셔츠를 입고 화장할 것, 매일 함께 등교할 것. 다미는 우정을 빌미로 은하에게 여러 요구를 하고,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은하는 다미의 무리한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은하의 유일한 취미이자 해방감을 주는 춤마저 다미는 교묘한 방식으로 빼앗으려 한다. 점차 자신을 잃어가는 것을 자각하게 된 은하는 다미와의 우정이 버거워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다미는 SNS 프로필을 은하의 이니셜과 저격 문구로 바꾸고, 무리를 지어 따돌린다. 은하의 학교생활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작가가 어린 시절에 경험한 바와,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현직 초등 교사로서의 경험을 녹여내어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 각 아이들의 심리 상태, 관계 변화 과정 등을 실감 나게 그린다. 화장, 다이어트, 가스라이팅, 괴롭힘, 따돌림, 학교 폭력 등, 매우 현실적인 소재를 적절하게 다룰 뿐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의 속마음에 깊이 공감하고, 그 아이들이 스스로 한 발 한 발 내딛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이야기에 응원을 불어넣는다.
- 어린이 MD 송진경
이 책의 한 문장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일까? 다미처럼 인기 있지만 그 인기를 이용해 다른 아이들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아이? 아니면 지은이처럼 자기주장이 뚜렷하지만 외톨이처럼 지내는 아이?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예전처럼 다 양보해 가면서까지 만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친구는 소중하다. 단짝은 아이스크림보다도 달콤하다. 하지만 그보다 소중한 게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