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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국제도서전 화제작, 여름 첫 책으로 미리 독자를 만난 <음악소설집>이 서점에 도착했다. 파스칼 키냐르, 피에르 베르제 등의 책을 소개해온 음악 전문 출판사 프란츠가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혜영에게 음악을 주제로 한 소설을 청했다.
소설가는 삶에 음악이 스민 순간을 포착한 각각의 이야기로 화답했다. 김애란의 헤어진 연인들은 '러브 허츠'를 들으며 나눈 대화로 서로가 미묘하게 어긋난 그 순간이 헤어짐의 시작이었음을 지나고 나서야 안다. 김연수의 남자는 영천의 피아노 학원과 연인과 빠져나오던 노천극장의 밤길을 드뷔시의 '달빛'으로 기억한다. 윤성희의 여자아이는 자장가를 통해 엄마의 꿈에 들어서고 싶다. 은희경의 노인은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을 오직 악보읽기로 듣고, KTX 4인실에서 그의 동행이 된 사람들은 이 음악에 얽힌 각자의 기억과 함께 목적지로 향한다. 편혜영이 그린 엄마는 젊은 적엔 정미조나 산울림의 노래를 부르기도 한, 카세트테이프에 목소리를 남겨두었을 사람이다. 결정적인 순간 그곳에 음악이 있다.
책 말미엔 음악이 소설이 된 순간에 대한 각 작가의 인터뷰도 실려있어 소설이 한결 풍성해진다. 1993년 활동을 시작한 김연수부터 2002년 활동을 시작한 김애란까지 20년 이상 소설을 써온 소설가들은 아름다운 책의 만듦새에 걸맞은 품위있는 소설로 멋진 하모니를 연주한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음악이 있을 것이다. 슬플 때 러시아 병정처럼 듣던 차이코프스키, 국도를 향해 차를 타고 달리며 재생한 페퍼톤스, 각자의 삶의 OST와 함께 소설은 삶을 악보에 수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