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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과 사회학과 시간강사 고석민이 술잔을 기울인다. 취재에만 몰두하느라 월급통장엔 '0원'이 찍히는 장우진의 처지와, 시간강사 생활을 십여년 이어가느라 대학 선배인 국회의원 윤현기의 칼럼을 대신 써주는 고석민의 처지는 모두 보잘것 없다. 성화그룹 비자금 사건을 취재하던 장우진을 막기 위해 장우진의 아내, 고석민의 선배 윤현기 국회의원 등을 공략하는 성화그룹 창조개발실. 이 '사건'을 중심으로 질문이 시작된다.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를 잇는 조정래의 물음.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뜨겁게 던진다. 수많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뚜렷하게 묘사하는 방식, 비자금 장부와 함께 사라진 대기업 사위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라는 소재의 속도감이 읽는 속도를 늦출 수 없게 한다. 빠른 호흡에 묵직한 질문이 더해졌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고 말한 플라톤의 시대 이후, 여전히 국민에게 국가는 무엇인가? 조정래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