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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1년, 포르투갈 국왕 부부가 오스트리아의 사촌에게 코끼리 한 마리를 선물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 말 그대로 당시 유럽에서는 구경조차 하기 어려웠던 코끼리를 장거리 배송(?)하는 이야기다. 16세기의 험난한 도로 상황과 가는 곳마다 몰려드는 구경꾼들 때문에 이 배송 작전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늘 그렇듯 이러한 놀라움을 이용해 보려는 이들까지 등장하고 나면 이 특이한 '선물 배송'은 경이를 마주한 인간들의 행동 방식을 탐구하는 주제 사라마구의 주요 주제 의식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코끼리의 여행>은 그간 주제 사라마구가 발표한 소설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냉소에 가까운 유머와 인간 집단 전반에 대한 불신이 강렬했던 전작들에 비해 이 소설은 낙관적이고 유쾌하다. 불신과 냉소가 사라져서 그런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여전히 사람들은 부화뇌동하며 기적은 음모를 통해 만들어지고 그마저도 소비되느라 급급하다. 그런데도 <코끼리의 여행>은 그 모든 어리석음을 유머 속에 녹여버린 뒤 다음 여정을 향해 나아간다. 확실이 이 소설은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들 중에 가장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노년에 접어든 작가가 인생을, 세계를 긍정하게 된 것일까? 소위 말하듯 '어깨에 힘을 뺄' 수 있게 된 것일까? 이는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선 먼저 읽어보시기 바란다. 대중들의 값싼 열망과 위정자들의 꿍꿍이들로 만들어진 기적-쇼가 어떻게 냉소가 아닌 탄성 속에서 마무리될 수 있는지를. 실로 멋진 이야기이다. '여행' 또는 여정에 대한 정말 멋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