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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난 직후, 16~18시간 동안 계속 잠만 자는 걸 본 나는 그 모습을 신기해했다. 2~3개월이 되고 고개를 조금씩 세우더니, 5~6개월이 되자 목을 안정적으로 가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뒤집기, 앉기, 배밀이, 서기, 걷기 등 흔히 말하는 '월령별 발달 단계'를 하나씩 거치며 온전히 스스로 이동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주변에 있을 위험과 장애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이에게서 눈을 떼진 않았지만, 내가 관여하거나 도움을 주진 않았다. 오직 스스로 배울 수 있게 되길 기다릴 뿐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나는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가 스스로 배울 기회를 빼앗고, 기다리는 여유조차 잊게 되었는데, 이는 분명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깨어있는 부모> 이후 2년 만에 출간된 양육 실전 편. 저자는 <깨어있는 양육>을 통해 훈육으로는 절대 부모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며, 중요한 건 훈육을 하느냐 마느냐 혹은 어떻게 훈육하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정말로 아이들과 교감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사는 아이가 한 행동의 결과를 통해 아이에게 깨달음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대부분의 부모들이 '벌'과 '결과'를 혼동한 채 훈육이란 이름에 기대어 아이들을 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아이의 행동이 달라지길 원한다면 표면적인 행동을 문제 삼기보다 그 행동을 일으킨 감정과 욕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여기에서 아이들과의 교감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부모가 자연스러운 결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개입해야 하는 유일한 경우는 안전과 관련하여 실제적인 위험이 예상될 때뿐이며, 부모의 역할은 아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이 설계한 방식으로 삶의 형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저자의 생각이 이 책을 통해 한국의 부모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슬기로운 초등생활' 이은경 선생님이 강력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