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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의 진정한 마지막 시집 <에어리얼: 복원본>을 진은영의 음악적인 번역으로 만난다. 시인은 1932년에 태어나 1963년에 사망했다. 1965년 <에어리얼> 첫 출간 당시, 그의 남편이었던 테드 휴스는 '순전히 개인적인 관점'에 따라 시의 배치를 바꾸어 시인의 의도와는 다른 시집을 만들어냈다. 실비아 플라스의 딸인 프리다 휴스는 "'사랑Love'이라는 단어로 시작해서, '봄Spring'이라는 단어로 끝나게 만든"(13쪽) 어머니의 의도를 따라 이 시집을 읽을 것을 권한다. 그의 책상 위에 놓인 검은색 스프링 바인더 공책에 놓인 원고 그대로 번역된 시집으로, 이제 온전한 실비아 플라스를 만난다.
시집 <에어리얼> 초고의 번역본과 원고 복사본을 함께 놓고 읽을 수 있는 것도, 복원본을 만나는 기쁨이다. 번역자인 진은영은 '음악적인 시집이 되기를'(277쪽) 원한 시인의 의도처럼 맞게 '시를 읽을 때 마침표의 위치에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꼭 소리 내어 읽어주길 바란다."(277쪽)고 권하고 있다. 자신의 시를 낭독한 실비아 플라스의 음성과 함께 이 시를 느낄 것을 권한다. ( https://youtu.be/w_iu-uT67aE )
사랑하는 것과 미워하는 것을 선을 그어 가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비아 플라스의 시를 읽으며 새삼 실감한다. 시인의 전설적인 문장, "아빠, 아빠, 이 개자식아, 나는 끝났어."(<아빠>, 129쪽)를 지나면 이 시집의 막바지에 배치된 네 편의 시, <양봉 모임>, <벌 상자의 도착>, <벌침>, <겨울나기>에 이른다. 실비아 플라스의 아버지가 땅벌 연구의 권위자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벌에 대한 애착이 아이러니로 느껴진다. 어쩌면 삶의 진실일, 시인을 둘러싼 모순을 생각하며 에어리얼에 실린 마지막 시 <겨울나기>의 마지막 줄을 소리 내어 읽어볼 것을 권한다. 시인이 채 맞지 못한 그 봄을 상상하며.
벌들이 날고 있다. 그들은 봄을 맛본다.
The bees are flying. They taste the sp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