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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유운성의 영화 입문서. 저자는 세 개의 질문을 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떻게 영화하는가?’ 직관적인 질문을 두고 답을 고르는 사이 부제를 곱씹게 된다. '세기의 아이들을 위한 반영화입문'이라는 부제의 '반'에 대해 작가는 이런식으로 말한다. "반(反)이라는 한자어를 'anti-'의 뜻으로 쓴 것인지 'counter-'의 뜻으로 쓴 것인지도 밝히고 싶지 않다. 사실 이 책은 의미의 그러한 불확정성 가운데서 진동하고 있다." (7쪽) 이 책이 서술하는 대부분의 개념이 이렇게 확정되지 않은 채 진동한다. 저자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야말로 '영화답게 모호하고 개별적과 일반을 넘나드는 '영화'라는 한자어가 마음에 든다."(11쪽) 이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이 '영화'인가, 라는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네마와 필름, 무비와 모션 픽쳐 그 사이의 진동을 느끼며.
넷플릭스의 투자로 <아이리시맨>을 촬영한 마틴 스콜세지는 자신이 과거에 만든 영화는 '핸드폰용'이 아니며, 가능한 아이패드로 (특히 아주 큰 아이패드로) 봐달라고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다. 3시간 30분에 달하는 이 영화를 한 호흡으로만 봐야 그 체험이 영화적일까? 3D, 4D 스크린이 선사하는, 다른 차원의 체험은 영화적일까? VR의 시대가 여전히 영화적일 수 있을까? 유운성은 에이젠슈테인의 이론 등을 함께 사유하며 우리에게 질문에 답할 기회를 준다. 영화를 보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우리 스스로 물을 수밖에 없는 시대. 요약하거나 정의하지 않는 입문서가 '독자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바탕으로 주어졌다. 이 '반영화입문서'의 격려와 함께 시네필리아의 시간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