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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으로 한국에 알려진 저자 태 켈러는 본인을 1/4 한국인이라고 칭한다.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계속해서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 결과로 1/4 한국인이라 정의 내린다. 어린시절 할머니(Halmoni)로부터 한국의 많은 구전설화를 들으며 자란 그는 이번 소설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에 전면으로 한국 설화 '해님과 달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는다.
주인공 릴리와 그의 가족은 아픈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아직 사춘기에 접어들기 전, 환상을 믿을 수 있는 나이의 릴리는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호랑이와 신경전을 벌인다. 소중한 할머니를 낫게 해주겠다는 달콤한 말은 비록 환상일지라도 릴리의 마음을 흔든다.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가족 간의 이별, 그로 인한 슬픔 등을 새로이 마주한다.
'조아여'(조용한 아시아 여자애)에 갇히기 싫어하는 샘과 자신을 투명 인간이고 전형적인 '조아여'라고 여기는 릴리. 한국적인 전통을 고수하는 이민자 밑에서 자라 정체성 고민을 겪었던 2세대 엄마. 낯선 땅 미국에서 자신의 고향을 지키고자 했던 1세대 할머니. 긴 세월을 아우르는 이민자 여성들의 '자기 찾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