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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으로 우리를 만난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작을 만난다. 1945년 <단어를 찾아서>라는 시로 등단 후 1952년 첫 시집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출간하기까지, 시인의 초기작은 발표되지 않고 오랜 시간 책상 서랍에 머물렀다. "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다. / 하지만 어떻게?" (<단어를 찾아서> 中) "무서운 신의 분노처럼, 피 끓는 증오처럼." 화산 같은, 바로 그 단어를 찾기 위해 골몰한 시인의 처음이 담긴 말들. 폴란드의 작은 마을에서 젊은 시인이 경험했을 전쟁의 참화,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자들을 향한 날이 선 분노, 우리가 사랑하는 쉼보르스카의 시작점에는 그의 시를 더 깊게 읽을 수 있는 열쇠가 놓여 있다.
쉼보르스카의 미발간 초기 원고에 시인의 정규 시집에 수록된 시 중 국내에 번역,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연대별로 더했다. 젊고 열렬한 쉼보르스카의 말부터 간결하고 명징한 유머로 가득한 원숙한 쉼보르스카의 말까지, 타계 후 비로소 찾아온 쉼보르스카의 시작. 삶의 순간을 응시하는 시인의 시간으로 세상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