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유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고고학자가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바로 무덤이다. 고고학의 연구 대상이 되려면 일단 삶에서 멀어져 땅에 묻혀야만 한다. 그곳에는 함께 살던 이들이 앞서 떠난 이를 다른 세상으로 보내는 마음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고고학자는 이 시간의 꺼풀을 하나씩 열어가며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확인하는 동시에 줄여간다. 고고학의 멋과 재미는 바로 이 과정에서 마주하는 상상력이다. 같은 사람이면서 다른 시대와 지역을 살아간 이들이기에, 온전히 알 수 없음에도 더욱 알고 싶은 끌림 말이다.
강인욱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고고학자를 꿈꾸며 살아왔고,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시베리아, 몽골, 중앙아시아 등지의 유적지 발굴에 참여하며 꿈을 이뤘다. 그곳에도 먹고 마시고 즐기던 사람의 흔적이 있었고, 그는 시간여행을 떠난 듯 오늘날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이야기를 함께 펼쳐보이며 그때 그곳에 생생함을 불어넣는다. 과거는 고정되어 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고고학은 매일 과거를 바꾸는 학문이다. 과거가 바뀌면 오늘과 미래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고고학이야말로 역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 아닐까. 시간여행을 실천해보고 싶다면, 죽음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보고 싶다면, 무엇보다 오늘과 내일을 바꿔보고 싶다면, 그 해답은 고고학에 있을 가능성이 높겠다.
- 역사 MD 박태근 (2019.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