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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배터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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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만 문을 여는 이불 속 비밀 세상으로의 초대"
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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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커감에 따라 집에 있는 책의 종류도 점차 바뀌어 갔다. 놀이책으로 시작해서 그림책으로 바뀌더니 이제는 글자 가득한 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책장 한 편에 아직 자리하고 있는 그림책이 있다. 바로 '안녕달 그림책'이다. 안녕달이 새로운 그림책 <겨울 이불>을 들고 우리에게 찾아왔다. 온 가족을 설레게 하는 작가, 안녕달이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한 아이가 눈 덮인 마당을 지나 집으로 걸어 들어간다. 하굣길에 꽁꽁 얼어 움츠린 몸이 사르르 녹을 만큼 방바닥은 이미 뜨끈하다. "앗, 뜨거워!" 방바닥에 펼쳐진 솜이불 밑으로 들어간 아이 앞에는 깜짝 놀랄만한 공간이 펼쳐진다. "안녕하세요", "왔어?" 아이와 찜질방 곰 사장의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찜질방에선 이미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우나를 즐기며 손주를 맞이한다. 곰 엉덩이로 쪄 낸 '곰엉덩이 달걀'과 할머니가 얼음판 밑에서 떠낸 '얼음할머니 식혜'를 먹으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진다. '사락 사락', '사락 사락' 이윽고 아이는 할머니의 손길에 잠이 드는데...

<겨울 이불>은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랑으로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 따스한 몽상을 펼치는 이야기이다. 판타지 공간 속 또 다른 판타지 공간을 이중으로 짜 놓은 구조가 재미를 더하는데, 여기에서 <수박 수영장>의 모습도 잠시 엿보인다. 또한 찜질방의 곰 사장은 <당근 유치원>의 곰 선생님을 떠올리게 하며 웃음 짓게 만든다. 마지막에 잠든 아이를 업고 가던 아빠가 "애가 몸이 참 따끈하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족 간의 따스한 사랑을 가슴 깊이 전하는 듯하다. 안녕달 '열 번째' 창작 그림책. - 유아 MD 김진해
이 책의 마지막 문장
"애가 몸이 참 따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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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노동계급을 위한 정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제니퍼 M. 실바 지음, 성원 옮김 /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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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 업 쇼트>에서 노동 계급 청년을 분석하여 주목받았던 제니퍼 M. 실바가 이번엔 미국 동부 노동 계급의 목소리를 수집했다. 미국의 노동 계급은 승리감, 좌절감, 희망, 분노, 울분, 공포 같은 일상의 감정을 어떻게 정치와 연결시킬까. 빈자를 끝없는 절망 속으로 몰아넣는 사회적 구조 안에서 실바는 이들의 감정 구조와 정치적 입장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살핀다.

그가 인터뷰한 노동자들은 힘든 현실의 심리적 도피처로 자기 계발을 찾거나 심리 치료, 약물에 의존한다.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정치권력은 부재하고 이들에게 정치는 언제나 좌절만 안겨주는 대상이다. 믿을 수 없는 공적 제도를 이용하려 연대하고 구호를 외치기는 난망한 일, 이들은 공적 제도 대신 음모론을 수용한다.

그렇다면 노동 계급을 위한 정치는 구제할 수 없이 난파된 것일까. 실바는 노동계급 내부의 차이를 섬세히 검토하며 입체적인 대안을 탐색한다. 불완전하고 개별적으로 찢어진 존재들을 '고통'이라는 공통적 키워드 아래에 정치적 주체로 모으는 것, 그는 포기 않고 사회적 유대의 가능성을 고심한다. 삶의 현장에서 길어올린 생생한 목소리로 꾸린 탁월한 연구서다. 한국의 상황과 겹치는 내용이 많은 만큼 곱씹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가족과 지역 사회의 유대가 취약하고 신뢰가 부재하며 사회 안전망이 제한적이고 사회적 이동의 기회가 희박한 시대에 개인의 고통 관리는 필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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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몸과 저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몸과 여자들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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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몸과 저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실로 부끄러운 고백이어서 저는 단 한 번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들어주세요. (9쪽)

<미조의 시대>로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이서수의 소설은 위와 같은 고백으로 시작된다. 1983년생인 여성 '나'의 몸 이야기가 1부를, 1959년생인 엄마 미복의 몸 이야기가 2부를, 나와 나의 친구들의 몸 이야기가 3부를 구성한다. 볼품없이 말라 놀림을 받던 나의 몸과 키도 크고 날씬한 여성으로 대상화되던 미성년자인 엄마의 몸. 그 다양한 몸의 다양한 모양만큼이나 다양한 권리가 교차한다. 욕망 당하지 않을 권리, 욕망할 권리, 욕망하지 않을 권리 같은 것들.

이서수는 '나는 전해야 할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다는 믿음을 품고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한다'고 작가의 말에 덧붙였다. 쉬어가는 '나'의 삶의 과정을 두고 재충전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저는 충전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비어 있고 싶었습니다."(116쪽)라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 고백한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의 하나로서, 이 고백이 더는 '실로 부끄러운 고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새해의 동을 고대하며 이 문제적 소설을 소개한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저의 몸과 저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의 한 문장
ㅡ 엄마, 나는 내 몸이 아니라 그냥 나야. 나는 내 몸으로 말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행하는 것으로 말해지는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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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새로운 경제 영토를 차지할 것인가"
배터리 전쟁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지음, 안혜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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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고 전기차를 판매하려는 기업은 배터리에 사용하는 광물을 조달할 때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에서 채굴됐거나 재활용된 소재만을 사용해야만 하게 되었다.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의도가 분명한 이 법안으로 인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한편, 이와는 반대로 2차 전지 산업은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IRA 시행 이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2021년 26.5%에서 2025년 69%까지 증가하고, 세액공제를 통해 19조 원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리튬부터 2차 전지까지, 새로운 경제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20여 년 동안 공급망 구축에 매진해온 결과 현재 아프리카와 남미 등의 광산을 사들이며 배터리 소재 생태계를 장악해가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이 미래에 배터리 소재를 무기화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중국을 배제한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S&P글로벌의 배터리 분야 수석 애널리스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가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가치 사슬부터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까지 배터리 산업 전반을 조망하는 책을 출간했다. 품질과 규모를 동시에 구현한 공급망을 구축하여 저자가 “진정한 배터리의 나라”라고 표현했던 한국 역시 앞으로 펼쳐질 ‘배터리 전쟁’의 주요 당사국이 될 것임이 분명하기에, 배터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신에너지 경제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실현할 인사이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간이다. - 경제경영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역사를 통틀어 지금처럼 배터리 분야에 많은 인재와 자본이 투입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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