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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을 역사학에 불러들여 ‘역사학계의 프로이트’라 불린 문화사학자 피터 게이의 마지막 저작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더니즘의 발생과 성공, 쇠퇴를 다루는 역사학자의 글이지만, 모더니즘의 총체를 정리하는 역사서는 아니다.(그런 목적이었다면 이 책은 800쪽이 아니라 8000쪽이어도 모자랐을 테니 말이다.) 피터 게이는 모더니즘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동시에 이런 정의를 가능하게 하는 모더니즘의 공통점을 찾는 데 주력한다.
회화와 조각, 산문과 시, 음악과 무용, 건축과 디자인,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찾아낸 모더니즘의 핵심은 ‘독창성’이다. 역사학자답게 섣불리 모더니즘의 부활을 기대하거나 예측하지는 않지만, 관습적인 감수성에 저항하려는 충동과 철저한 자기 탐구는, 이미 고전으로 자리 잡은 숱한 모더니즘 시대의 작품처럼,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있다. 그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과 프랭크 게리의 건축물에서 모더니즘 부활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아쉽게도 마르케스는 이미 떠났지만,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걸쳐 모더니스트들이 그렇게 등장했듯, 여전히 모더니즘의 불씨는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