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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을 짧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의 말을 빌어 짧게 정리한다면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은 사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타인의 고통>, <해석에 반대한다> 등 그가 남긴 글이 증거라 하겠다. 마흔 중반에 진행한 인터뷰 <수전 손택의 말>은 이런 정황 증거에 확신을 더한다. 그는 “내 사고의 상당 부분이 대화의 소산”이라 말하며, 대화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마찬가지로 독자는 그의 인터뷰에서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기회를 얻는다.
인터뷰는 1978년에 진행되었다. 한 해 전에는 <사진에 관하여>가 나왔고 <은유로서의 질병>이 출간을 앞두고 있던 때로, 1974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2년여에 걸친 투병 생활을 마친 이후이기도 했다. 삶의 정점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삶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던 때인 건 분명하다. 그는 명료하고 권위적이고 직접적인 말투를 갖기 전에는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으니, 이 인터뷰는 그런 화법이 완성된 결과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그의 생각에 다가설 수 있겠다는, 그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드러냈을 거라는 기대를 품게 하는 정황 증거다. 이제 확증을 위해서는 만남만이 남았다. 아마도 이 책은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