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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으로 시작하는 다윈 선집의 시리즈 이름이 ‘드디어 다윈’이다. 찰스 다윈의 저작은 생물학 분야뿐 아니라 현대 문명을 이루는 여러 생각의 바탕이 되는데, 관련 연구자들이 힘을 모아 주요 저작부터 최신 연구 성과까지 차례로 펴낼 계획이라니 이들 스스로도 감회가 깊었을 테고, 지난 2009년 다윈 탄생 200주년과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 때부터 10년 동안 출간 소식을 기다려온 독자들도 같은 마음 아닐까 싶다.
번역을 맡은 진화학자 장대익 교수는 <종의 기원>에 담긴 다윈의 참신함을 두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생명 변화의 주요 매커니즘으로 자연 선택을 내세웠다는 점이고, 둘째는 다양한 생명들을 일렬로 줄 세우지 않고 우월과 열등의 관점으로부터 해방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오랜 세월이 흐르며 진화에 대한 견해가 수정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런 논쟁이 이어지며 이론이 나아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출발점이 이 책이라는 데에서 <종의 기원>을 펼쳐볼 이유는 여전하겠다.
이번 번역본은 다윈이 처음 펴낸 1판을 바탕으로 하는데,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다윈은 자신의 이론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인지 알고 있었고, 실제로 벌어진 파장에 대응하려 이후 여러 차례 수정과 개정을 이어갔다. 앞서 언급한 다윈의 참신함이 "독창성과 과감함"이라면, 그 특성과 분위기를 가장 잘 담아내는 판본은 역시 1판일 터, 드디어 도착한 다윈 사상의 출발점에 더 많은 이들이 모여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