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보라 킹
Deborah King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너지 힐러 중 하나. 미국 상류층 변호사 집안 출신이지만 그녀의 10대 시절은 아버지의 폭행과 약물중독, 자기학대의 연속이었다. 20대에 전도유망한 변호사가 되었으나 갑작스런 암 진단을 받고 자기 치유의 여정을 시작했다. 현대적인 치유기법들은 물론, 고대로부터 전해오던 동서양의 효과적인 치유 방법을 섭렵하여, 깊고 섬세하게 내담자의 마음을 다루면서 강력한 효과를 내는 독창적인 치유 기법으로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암과 약물중독은 물론, 가족에게 대물림된 끔찍한 폭력의 상처들을 모두 극복하였고, 암벽등반 중 떨어져 식물인간이 되었던 남편까지도 모두 정상인으로 되돌려놓았다.
CNN, ABC, NBC, Fox 등 TV 뉴스에 정기적으로 출연하여 유명인을 포함한 다양한 케이스에 대해 치유 자문을 했고, 미국의 대표적인 영성 전문 출판사 헤이하우스(Hay House)의 인터넷 방송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세 권의 책과 오프라인 및 온라인 강좌를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인 에너지 힐링을 전하고 있다.
옮긴이 사은영
데보라 킹 센터의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인 에너지 힐러(최고 과정 수료).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동시통역과를 졸업하고 씨티은행, 알리안츠생명에서 8년간 고위 임원의 통역을 담당했다. 금융권의 통번역을 중심으로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단체에서 통역 및 번역을 수행한 15년 경력의 전문 동시통역사.
아봐타 코스 위저드 과정을 시작으로 치유와 영성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데보라 킹과의 만남 이후 8년 이상 직접 사사하며 의식의 깨어남과 새로운 치유의 경험을 넓혀 가고 있다.
김영사는 독자 여러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표지 이미지
The Sun 1911 (에드바르 뭉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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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치유한다》가
다루고 있는
사례 속의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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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애슈턴 커처,
다이애나 왕세자비,
빅토리아 베컴, 폴라 압둘,
패티 듀크, 메리-케이트 올슨,
피오나 애플, 린지 로언,
O. J. 심슨, 찰스 맨슨,
멜 깁슨, 하워드 휴스,
메릴린 먼로, 애나 니콜 스미스,
엘튼 존, 트루먼 커포티,
제임스 프레이, 도널드 트럼프,
핼리 베리, 데이나 리브,
멜리사 에서리지, 빌 클린턴,
래리 킹, 몬텔 윌리엄스,
그레그 루가니스, 록 허드슨,
마틴 루터 킹, 제인 폰다,
로버트 레드포드,
케이티 커릭, 레이 찰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앨 고어, 스티븐 스필버그,
캐리 피셔, 로레인 브라코,
보노(U2), 헨리 윙클러,
마이클 J. 폭스
★ 사람들은 잠깐이라도 데보라 킹을 만나려고 몇 시간씩 줄을 서곤 한다.
그녀와 그 치유작업을 사랑하는 것이다.
_루이스 헤이(《치유-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라》, 《행복한 생각》 저자)
★ 더 높은 진리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데보라 킹은 필수적인 가이드이다.
_닐 도날드 월시(《신과 나눈 이야기》시리즈 저자)
★ 데보라 킹은 용감하고 탁월한 힐러이다.
_크리스티안 노스럽(《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저자)
★ 데보라 킹은 우리가 ‘치유’라는 자연의 가장 강력한 수단을 타고났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것은 우리 몸을 통해 미묘한 에너지를 감지하고 다룰 수 있는 재능이다.
_그렉 브레이든(《디바인 매트릭스》 저자)
★ 데보라 킹은 믿을 만하고, 카리스마 넘치며, 유쾌한 영적 가이드이다.
_제임스 밴 프래그(《고스트, 그들은 왜 우리 곁에 머무는가》 저자, PD)
★ 데보라 킹은 ‘이 순간에 살라’는 힘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놀라운 스승이다.
몇 분만 그녀와 함께 있어보면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이다.
_마시 시모프(《이유 없이 행복하라》, 《이유 없이 사랑하라》 저자)
★ 당신이 진리, 빛, 그리고 당신의 숨겨진 잠재력을 잠금해제하는 간단한 방법을 찾고 있다면, 마스터 힐러이자 교사인 데보라 킹이 여기에 있다!
_제이 애덤스(Fight Zone TV 오너)
★ 《진실이 치유한다》는 진실의 직면과 해방에 대한 책이다.
자신과 타인을 치유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_마이클 머피(에살렌 연구소의 공동 설립자이며 이사장)
|일러두기|
1. 저자와 옮긴이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판을 위한 ‘차크라 차트’와 ‘한국인 치유 사례’를 추가했습니다.
2. 이해를 돕기 위해 원서에 없던 ‘주석’을 모두 새로 붙였습니다.
3. 구분이 필요한 용어에는 영문 또는 한문을 연달아 함께 표기했습니다. 앞에서 이미 표기한 경우라도, 문맥상 의미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 추가로 병기한 경우가 있습니다.
4. 우리말로 옮겼을 때 의미가 제한되거나 원어 그대로 이해가 쉬울 경우에는 외국어 표현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5. 외래어는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진실은 태양과 같아.
잠시 가릴 수는 있지만, 사라지진 않지.
- 엘비스 프레슬리
한국의 독자들에게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가슴 깊이 진심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세월호의 비극을 비롯하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 청년들의 취업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유행, 빈부격차와 경제난, 북한 핵개발과 남북한 긴장 사태 등 많은 일들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이런 이슈들은 우리들 각자가 짊어진 개인적 문제들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삶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삶에서 겪게 되는 트라우마trauma1, 그로 인한 감정적·신체적·정신적인 어려움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 책 《진실이 치유한다》는 이미 발생한 일들을 제대로 보고, 감정적인 고통을 표현하도록 하여, 결국 그 아픔을 근본적으로 풀어냄으로써 전체적인 관점에서 치유가 일어나도록 돕는 내용입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개인적인 트라우마뿐만 아니라, 세월호의 비극처럼 사회와 국가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트라우마는 더욱 그렇습니다. 수백 명의 선량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TV 생중계로 지켜보면서도 적절한 때에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 시대의 커다란 비극입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잃었고, 한국 국민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습니다. 2014년에 참사가 일어나고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보듬어주거나 분노의 마음을 가라앉히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에너지 치유의 차원에서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뿌리 차크라Root chakra2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것과 같습니다. 첫 번째 에너지 센터인 뿌리 차크라는 신체 에너지 시스템의 기반이자 건강의 중심점이 되는 곳입니다. 게다가 세계적인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북한의 파괴적인 도발 행위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한 곳에서 이미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은 모두, 우리를 둘러싼 에너지 장energy field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의식하지 못할지라도 한국에 살고 있는 여러분들은 뿌리 차크라 자체가 불안정한 상태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치유’라는 관점에서 한국의 상황과 끊임없는 발전은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이처럼 트라우마가 많은 민족이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장·발전하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하므로 변화에 대한 염원이 크고, 끊임없이 많은 노력을 하게 되므로, 스스로의 빛을 만나게 될 기회와 가능성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각자가 자신을 바로 잡고 정화하여 공동체를 더 바람직하게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모든 힐링(치유)의 기본입니다. 기분 나쁘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올라가는 길을 택할 것인가 내려가는 길을 택할 것인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사랑을 선택하면서 갈 것인가?’ 하는 것이 제가 이야기하는 에너지 치유의 오래된 주제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올라가는 길을 선택하면, 나뿐 아니라 남도 따뜻하게 보듬어 갈 수 있고, 그것이 사랑입니다. 나 자신이 좀 더 사랑을 나누는 존재가 되고 싶다면, 저절로 더 크고 온전한 것에 마음을 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자연, 지구, 보이지 않는 존재와 가치들에게까지 열려 있게 됩니다.
기쁜 것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열쇠입니다. 나 자신이 참으로 기쁜 것을 하다 보면, 그것이 징검다리가 되어 상처가 치유되고 상황이 바뀝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아 그것과 하나 될 때, 주위에 빛을 가져오고 내 삶에 치유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 모든 일은 결국 자신을 잘 돌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몸이 건강하고 에너지가 잘 흐르면 긍정적 상태가 되고, 나뿐 아니라 모두가 그런 상태가 되면 좋은 세상이 됩니다. 자기 자신을 잘 돌보면, 다른 사람도 존중해줄 수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사랑과 자애로 대하면, 그들이 또 다른 이들에게 그렇게 베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은, 우선 나 자신의 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한국에 처음으로 저를 소개하고 이 책을 출간하도록 도와준 사은영Grace Sa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에너지 힐러이자 전문 동시통역사로, 그녀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이 책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을 이제 한국에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실이 치유한다》가 여러분의 치유 여정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데보라 킹
머리말
“거짓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혁명이다.”
내 앞의 차 범퍼스티커3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진실이 치유한다Truth heals. 그러나 어떻게? 그리고 왜? 진실은 어떤 좋은 일을 하는 걸까?
진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자유를 의미한다. 그것은 기쁘고, 평화롭고, 건강하고, 의미 있고, 강렬하고, 일관성 있는 삶을 사는 것이며 또한 사랑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진실을 말하면 자기 자신인 것이 좋고, 홀가분하며, 자유롭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렇다면 왜 거짓말이 그렇게 자주, 더 좋고 근사하며 쉬워 보이는 걸까?
진실은 종종 불편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진실에는 너무 많은 죄의식과 수치심이 들러붙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실은 억압되어 왔고, 몇 년씩이나 표현되지 않은 채 방치되기도 한다.
진실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에 드러나게 되어 있다. 파묻어도 어떻게든 바깥으로 비집고 나온다. 진실을 부인하거나 덮어두게 되면 건강이 나빠지거나,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진실은 편안히 침묵하고 있거나 억눌려 있지 않는다. 평생이 걸릴지라도 결국엔 진실이 승리한다. 명탐정들이 ‘죽은 자도 말한다’고 하는 것과 같다.
나는 대개 시간당 열다섯 건의 긴급한 메시지를 받는데, 이들은 모두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수많은 의사를 만나고,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약을 먹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거치고 난 후에야 나를 찾아온다. 그들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괴로워하며 주저앉기 바로 직전이다. 과거에 묻혀있던 진실이 마치 불타는 집처럼 몸 안에서 타오른다. 그들은 자신이 어떤 심각한 질병이나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고 체념한다.
거짓 삶을 살면서 평화로울 수는 없다. 거짓 삶이 기쁠 수는 없다. 내적으로 진실한 삶이 발현될 때 진정한 평화와 기쁨이 충만하게 된다.
내가 겪은 이야기와 내가 치료하면서 만났던 수천 명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분명해진 건,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우리 몸과 우리 몸을 둘러싼 에너지 장energy field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건강과 치유는 우리 몸, 마음, 영혼이 진실을 원하고, 필요로 하고, 진실과 마주할 준비가 됐을 때 이루어진다. 평생 동안 억압해왔다 하더라도, 몸, 마음, 영혼이 아픈 비밀을 풀어 놓을 의향이 있다면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더 나아가 국가까지도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를 살리는 것은 우리가 자신을 죽인다고 확신하고 있었던 ‘진실’이다.
마을에 누군가 아플 때 치유 의식을 행하는 원주민 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고열이 있거나, 복통을 호소하거나, 우울증이 있거나 폐출혈을 앓고 있는 사람이 가운데에 앉고, 그 주위를 마을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앉는다. 아픈 사람은 말이나 행동을 통해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혹은 자신이 상처를 준 사람에게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것을 말할 수 있게 된다. 내내 가슴을 누르며 그 누구와도 나눠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무엇이었고, 어떤 꿈이 억압되었는지, 환자가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자리가 된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인정해 준다. 아픈 사람이 좋아질 때까지 마을 사람들은 함께 원 안에 앉아있어 준다.
원주민은 우리가 문명 생활에서 잊고 있었던, ‘진실이 치유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거짓으로 점철된 내 삶
어릴 때부터 나는 진실과는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았다. 부모님 두 분 모두 내게 거짓을 말하게 했고, 거짓 삶을 살도록 했다. 아버지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다. 매일 밤 나를 위로해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나와 소통했다. 아버지 냄새를 기억한다. 깨끗한 셔츠, 위스키, 담배 냄새. 아빠의 손은 나를 사랑해주고, 받아주고, 애지중지해 주었지만, 항상 건강하게 보살펴주는 방식은 아니었다. 우리 관계에는 어두운 부분이 있었다. 아빠는 항상 내게 명심하라고 훈계했다. “말하면 안 돼! 말하면 안 돼! 말하면 안 돼!” 나는 비밀을 간직하라는 가르침을 받았고, 그건 특히 아이에게는 끔찍하게 무거운 짐이었다. 아이들은 비밀이 위험하다는 걸 안다. 아이들은 비밀이 자신을 다치게 할 수 있고, 사랑하는 가족도 위험하게 한다는 걸 안다.
나쁜 아빠가 내 방 쪽으로 복도를 걸어오던 시절이 있었다. 이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감춰온 우리만의 비밀이었다. 난 진실을 말하지 않고 꽉 봉해놓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고, 나중에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 달인이 되었다. 서너 살 즈음 되자 거짓말 하는 버릇이 내 몸, 마음, 존재 세포에 박히게 되었다.
어머니는 내게 사실을 부인하는 기술을 몸소 가르쳐 주었다. 그건 나를 더욱 능숙한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녀는 아버지와 나 사이의 일을 모른척하고 무시했다. 나는 어머니를 너무 무서워했고, 그녀의 노여움이 두려워 거짓말하는 법을 배웠다. 나 또한 내 거짓말 속으로 사라지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10대에 나는 사랑이 충만한 가정에서 자라고, 어머니가 날 아껴 주고 사랑해준다는 메시지를 외부 사람들에게 보냈다. 사실 어머니는 날 싫어했다. 오빠를 대하는 마음과는 달랐다. 오빠는 여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자신이 여자임을 싫어했고, 그 증오를 내게 투사했다. 물론 어릴 적에는 그런 사실을 몰랐다. 내가 알았던 건, 어머니에게서는 따뜻한 위안, 사랑, 이해심 등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나를 안고, 뽀뽀해주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던 기억이 한 번도 없다.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거짓을 말하게 되면, 그 거짓이 우리 자신이 된다. 거짓말의 달인이 되어 내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나는 진실과 거짓을 분간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진실을 말하는 건 안전하지 않다고 배웠다. 사실 진실이 무엇인지 보지도 못했고, 느끼거나 들어본 적이 없었다.
20대가 되었을 때, 난 아름다운 옷을 입듯이 거짓을 입고 다녔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결혼을 하고 성공한 변호사가 되었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도록, 다른 사람이 그렇게 믿도록 만들었다. 내 자신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다다랐다는 사실은 다른 이에게 보여주지 않았고, 스스로 인정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나는 우울증, 광적인 조증, 음주, 문란한 성생활의 롤러코스터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내 몸은 내가 무시해버리고 감춰둔 문제들로 꽉 찬 광산이 되었다. 나는 암 진단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진실을 마주하기로 결심했다.
살아오는 내내 나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내 내면의 경험들을 수집해온 ‘신디Cindy’라는 아이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해야겠다. 신디는 내 인격의 일부로, 그 모든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는 아이다. 다중인격4을 지닌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내 정신력은 강해서, 나는 신디와 분리되어 있지는 않았다. 신디와 나는 계속 연결되어 있었다. 신디는 일정 부분 내 안식처 같은 역할을 했고,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로부터 얼마간 벗어날 수 있는 구실이 되었다. 이 책에는 신디가 여러 번 등장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가 나를 성폭행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신디를 ‘만들어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신디는 아버지와의 따뜻하고 모호했던 시간을 얘기해 주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자, 그 이야기는 점점 무서운 이야기가 되었다. 몇몇 최악의 이야기들은 신디가 내게 아예 말해주지도 않았다. 그 기억의 진실을 인식하고 싶지 않았으나, 결국 더 이상 내게 선택권이 없었다. 내 건강은 그 기억을 자각하는 데 달려있었다.
질병이 대게 그렇듯이, 내 병이 나를 깨웠다. 그 모든 감정들을 억눌러온 대가가 병이었다. 내가 거짓을 말하려고 하는 만큼 내 몸은 그걸 원치 않았다. 질병과 싸울 수는 없다. 우리는 몸이 이 세상에서 잘 움직이기를 바란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진정으로 그 상태에 갇힌 것이다. 내 병은 어릴 적 목 질환으로 시작해서 저혈당, 위경련, 다양한 알레르기 등 여러 종류의 다른 질병으로 발전해 나갔다. 그와 함께, 조울증, 문란한 성생활, 술, 신경안정제 중독증이 질병과 함께 나타났다. 스물다섯 살에 결국 암 진단을 받고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이미 복합적인 질환을 앓고 있었다.
진실을 마주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진실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삶을 만들어 내고 그곳에 내 자신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나는 그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개인적인 진실(내 비밀 상처)이 내 주목을 끌기 위해 암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암이 아니었다면 내 과거의 진실은 그대로 묻혔을 것이고, 나 자신 또한 그와 함께 묻혀버렸을 것이다.
나는 살고 싶었고, 병을 고치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어떤 마사지 치료사의 사무실에 들르게 되었다. 그는 나를 마사지 하면서 ‘에너지 힐링’을 받아보겠냐고 물었다. 무엇인지는 잘 몰라도 그럴 듯하게 들렸다. 그래서 좋다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깨어나기 시작했다.
에너지
우리는 말 그대로 ‘진실을 따르지 않으면 죽는’ 문화에 살고 있다. 마음속에 간직한 아픈 비밀이나 거짓말은 우리 몸의 에너지 장을 왜곡하고, 면역 체계를 취약하게 하고, 내장 기관을 지치게 하며, 심장을 수축시키고, 뇌를 흔들며, 신경계를 교란한다. 한마디로 거짓은 몸을 지독한 쓰레기 더미로 전락시킨다.
물리학의 원리들은, 에너지가 우주의 원동력이고 이 세상 모든 것이 그 에너지 안에 포함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 몸과 그 몸을 둘러싼 시스템들은 에너지의 만화경kaleidoscope과 같다.
척추 맨 아래 부분에 위치한 첫 번째 에너지 센터인 뿌리 차크라root chakra에서부터 머리 위 꼭대기에 위치한 일곱 번째 에너지 센터인 정수리 차크라crown chakra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은 세상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서 (건강한 순환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 복잡한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균형이 잘 잡혔을 때, 에너지 센터들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소용돌이처럼 회전하고 있다.
우리는 에너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기를 바란다. 우리를 지탱하고 돌볼 수 있도록, 에너지 센터들이 에너지를 잘 공급해주기를 바란다. 몸의 모든 세포, 조직, 기관들에 에너지들이 구석구석 자유롭게 흘러 다니길 원한다.
살면서 겪는 일들, 정서적인 혼란, 수술, 사고, 그리고 모든 종류의 트라우마trauma는 에너지 시스템에 충격을 주고 손상을 입힌다. 시간이 지나서도 충격적인 경험이 처리되거나 해결되지 않으면, 몸의 특정 부분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질병이나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고통스러운 일들에 대한 기억은 ‘잊어버리는’ 것처럼 해버린다. 두려움, 슬픔, 분노에 맞서기 위해, 의식적으로 사실을 부인하거나 억압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몸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몸은 모든 기억을 저장하기 때문이다. 표현하지 못했던 분노, 지르지 못했던 비명, 꾹꾹 누르고 있었던 슬픔은 모두 그들의 흔적을 남긴다.
나 역시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고통스러운 사건들을 겪었던 만큼, 다른 이의 아픔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힐러healer5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원리나 임상적 훈련보다도 삶에서 겪은 경험과 자질이 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 당시에는 잘 알지 못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린 시절의 문제들은 내가 힐러가 되는 데 필요한 교육적 경험이 되었다. 어린 시절이 아무런 사건 없이 순수하고 행복한 시절이었다면, 나는 이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다.
진실을 통한 치유
사람들은 건강에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적은 목록을 들고 나를 찾아온다. 한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스무 살 즈음, 경추(목뼈) 부분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어요. 정형외과에 다녔고, 척추지압사에게 치료받고, 턱 관절 통증으로 치과에 다니고, 결국 통증치료사에게 갔습니다.” 그의 에너지 장을 자세히 보니 표현되지 않은 절규가 만성질환의 형태로 그의 몸에 나타나고 있었다. 억눌린 감정은 그의 몸에 치명타를 입혔다. 그의 턱은 수년간 내 턱이 그랬던 것처럼 두려움으로 경직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두렵거나 다쳤을 때 소리를 질러야 한다. 울 수 없거나 아픔을 호소한다고 혼나는 아이들도 어떠한 방법으로든 표현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몸이 다른 표현 방법을 선택할 때까지 그 통증의 짐을 안고 가게 된다.
내 몸의 회복을 위해 나는 수년간 다양한 현자賢者, 샤먼shaman, 힐러를 만나 공부했다. 내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하자, 내가 경험했던 공포가 차츰 빛을 찾아 나오기 시작했다. 표현하지 못했던 내 안의 에너지가 나오려고 소리쳤다. 계속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내 몸의 치유 작업을 진행하자, 내 안에서 이런 외침이 들렸다. 아빠! 제발, 상처주지 마세요. 제발, 상처주지 마세요.
진실은 더 이상 가만히 눌려있지 않았다. 목소리를 내고 싶어 했다. 내가 늘 알고 있었던, 그러나 묻어두었던 진실이 수면 위로 박차고 나왔다. 나를 거의 죽일 뻔했던 거짓말들, 수시로 바꾸기 좋고 편리해 보였던 거짓말들은 더 이상 나의 구세주가 아니었다.
나는 살고 싶었다. 그리고 진실이 내 삶을 구했다.
우리가 숨기고 있는 거짓은 내면에 시한폭탄같이 들어앉아 있다. 거짓을 해체하려는 의지가 강할수록 더욱 빨리 치유할 수 있다. 진실을 말하는 건 사랑의 행위이다. 우리 자신을, 우리의 삶을,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치유를 위해 억압하고 있던 모든 끔찍한 일들을 다 기억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에게 그들의 진실과 접촉해 보라고 권유할 때는, 예를 들어, 단순히 어린 시절이 매우 냉혹했다는 진실 정도만을 뜻하는 것이다. 아버지가 검푸른 멍이 들 때까지 때리고, 담배로 손을 지졌던 기억을 되새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건강하길 원한다면, 우리 아버지가 최고였다고 생각하는 자기기만을 그만두어야 한다. 최소한 자기 자신은 진실을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진실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까지 그 진실을 직시하도록 하는 건 현명하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다. 기억을 찾게 되면 우리 자신은 매우 자유로워지지만, 그 진실의 내용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경우에는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진실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솔직히 털어놓는 건 아픔과 고통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용서는 시간이 걸린다. 때로는 평생이 필요하다. 많은 부분에서 나는 부모님의 결점을 용서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책을 집필하는 초기에 우리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 많이 누락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 이야기는 여기저기에서 드러나는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내 마음속 그녀의 부재를 냉정하게 보여주듯 거의 없었다. 원고를 작성하는 데서도 어린 시절에 지속된 것과 똑같은 부모님과의 관계를 재현한 것이다. 치유를 위해서는 아버지만큼이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내려 가야 했다. 진실을 말하면서 가족 내력으로 이어지는 내 문제들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진실이 우리의 상처를 고치는 동안, 병은 이미 시작되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는 여러 다른 치료를 함께 병행하는 통합 치료의 효과를 믿는다. 의료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즉시 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진실이 치유한다》는 왜곡된 에너지 시스템이 어떻게 질병을 일으키는지 설명하고 있다. 억누르고 부정하고 잊어버린 진실, 그리고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적 경험, 해결하지 못했던 고통스러운 트라우마가 어떻게 우리 몸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것이다.
각 장은 오래 전 내가 회복하는 시기에 적은 회고록의 짧은 인용문으로 시작한다. 우리 몸 안의 에너지 시스템을 형성하는 일곱 개의 주요 에너지 센터(차크라)에 대한 내용을 하나씩 각 장에 나누어 모두 일곱 개의 장에 담았다. 각 장에서는 특정한 감정적인 습관과 그에 따라 야기되는 신체적인 문제점들을 설명하고, 각 차크라의 특징과 특성을 유명인들, 내가 치료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밝혀두었다. 또한 각 장마다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넣어 여러분이 자신의 삶과 신체의 문제점들을 파악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모두 시간을 거듭할수록 어떻게 진실이 치유하는지를 보여준다.
때로 ‘신God’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이것은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연결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나는 가톨릭 집안에서 자라서 어린 시절에는 그리스도교인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 특정 믿음에 귀속하지 않고, 모든 믿음의 근본 원리에 공감한다. 다양한 교회나 사원, 절에서 행하는 의식에도 종종 참여한다. 근본Source에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곳이면 어디든 가는데, 서로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곳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개신교도는 방언을 하고, 베네딕트회 수도사는 찬송가를 부르며, 힌두교인은 명상을 하고, 수피교인은 춤을 춘다. 나는 영spirit과 건강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고 굳게 믿는다. ‘신’이라는 말은 내게 편한 용어이기에 사용하지만, 여러분에게도 자신에게 편한 용어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진실은 그 어떤 신념 체계를 초월한다. 근본을 부르는 용어가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진실은 모두에게 해당하는 보편적인 연결점이다.
이 책을 읽어 나가면서 자신의 진실을 만나고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실 또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또한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치유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진실이 당신을 자유롭게 하기를.
차례°
한국의 독자들에게
머리말
1장 여기는 안전한가
첫 번째 에너지 센터 : 뿌리 차크라
지금 여기에
섭식 장애
질병에 매달리다
암을 치유하다
균형 잡힌 첫 번째 차크라
□ 체크리스트
2장 수치심은 이제 그만
두 번째 에너지 센터 : 천골 차크라
수치심의 힘
유혹의 여왕
치유를 향한 탐색
균형 잡힌 두 번째 차크라
□ 체크리스트
3장 이기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
세 번째 에너지 센터 : 태양신경총 차크라
내면의 붕괴
간 독성
외형 지향적인 추구
균형 잡힌 세 번째 차크라
□ 체크리스트
4장 사랑받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네 번째 에너지 센터 : 가슴 차크라
닫히고 상처받은 마음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라
용서
연결 고리 만들기
심장마비
균형 잡힌 네 번째 차크라
□ 체크리스트
5장 진실만을 말하라
거짓된 삶
다섯 번째 에너지 센터 : 목 차크라
진실과 함께하는 삶
분명하게 말하기
균형 잡힌 다섯 번째 차크라
신성한 계획에 모든 걸 맡기자
자기표현
□ 체크리스트
6장 누구를 위한 거짓인가
여섯 번째 에너지 센터 : 제3의 눈 차크라
단일 의식
악을 보지 말라
창의적인 비전
균형 잡힌 여섯 번째 차크라
□ 체크리스트
7장 모든 건 신뢰에 달려있다
일곱 번째 에너지 센터 : 정수리 차크라
신비로운 뇌의 작용
은총을 따르다
열린 정수리 차크라
□ 체크리스트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부록 | 한국인 치유 사례
어머니는 단단한 나무로 된 바닥을 걸으면서 나를 못마땅하게 쳐다본다. 내가 뭘 잘못해서 저렇게 화를 내시는 거지? 나는 작아지려고 노력한다. 내 존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아주 조금만 숨을 쉬면, 엄마가 내가 있는지 모르실 거야. 숨을 더욱더욱 오래 참는 방법을 배웠다. 나를 더욱 더 작게 만들 수 있을까? 누더기 앤Raggedy Ann6이 나를 쳐다보고, 나도 쳐다본다. 나는 앤이 커다랗게 뜨는 눈을 따라 한다.
어머니는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온다. 나는 겁먹고, 숨을 죽이며, 누더기 앤만큼 작아지려, 절룩거리며, 살아있지 않은 척 한다. 이렇게 하면 벗어나게 될 줄 알았다. 어머니의 분노는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더 이상은 방법이 없다. 나는 녹아버린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세계로 사라진다. 내 손을 본다. 사라졌다. 내 발도. 샹들리에를 지나 떠다닌다. 외벽 모퉁이 위를 맴돌다가 들보 위에서 쉰다. 위에선 모든 게 달라 보인다. 아무도 날 아프게 할 수 없다. 한 여인이 내 밑에서 왔다 갔다 한다. 잠이 든다.
잠에서 깨어나자, 누더기 앤과 나는 다시 놀이울타리에 있다. 어머니라고 부르는 여인은 사라졌다.
나는 어머니를 많이 무서워했다. 어머니는 항상 화가 나 있었고, 살인자 같은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봤는데, 때론 ‘죽여버릴까’라는 듯이 느껴지는 눈길은 뼛속까지 오싹하게 했다. 어머니의 눈이 나를 향해 있을 때는 차가운 칼이 심장을 뚫는 느낌이었다. 나는 모든 걸 차단하고, 허공으로 사라지려고 했다. 어린아이로서 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은 그 상황을 떠나는 것이었다. 내 몸을 떠나 방 주위를 맴돌면 어머니의 차가운 눈초리를 벗어나 숨을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잘못을 해서 그녀를 그렇게 화나게 만드는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야 내 죄가 무엇이었는지 알았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여자아이인 죄였다.
어머니. 그녀는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인의 혼혈로, 매우 억압적이고 화를 많이 내는 어머니와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사이에서 자랐다. 그녀는 ‘엄마’가 아니었다. 우리 사이에는 어머니와 자식 사이의 근본적인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 노먼 록웰Norman Rockwell7의 이상적인 그림 속 사랑스런 엄마가 어린아이를 챙겨주는 모습은 내게 현실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내 존재를 경멸했고, 나는 항상 그녀를 두려워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대체로 무서워해야 하는 존재였다. 성인이 된 지금은 어머니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어머니의 그런 모습은 그녀가 아픈 어린 시절을 보낸 결과였다.
어머니는 열여덟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비서로 고용되면서 처음 아버지를 만났다. 아버지는 잘생기고, 세련되었고, 그녀보다 스물두 살 더 많았고, 유망한 변호사이자 정치가였다. 첫 아이인 오빠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남편이 그녀의 아버지처럼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신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 이상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아버지의 고집이 그 결심을 꺾었다.
어느 여름밤, 아이를 갖게 된 것을 알자, 어머니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자기 어머니가 했던 것처럼 뜨개바늘로 임신을 끝내려 했다. 어머니는 섹스나 임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역겨워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의 역겹고, 음란하고, 부정적인 감촉의 기억을 휘저어 놓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뱃속의 아이가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