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슨 존스(Alison Jones)
평생 책과 함께했다. 읽고, 모으고, 냄새 맡고, 쓰고, 만들고, 팔았다. 챔버스, 옥스포드대학 출판부, 맥밀란과 같은 업계 최고의 출판사에서 25년 동안 근무하다가 2014년부터 ‘프랙티컬 인스퍼레이션’(Practical Inspiration) 출판사를 차려 이름 그대로 실용적인 영감을 주는 책을 만들고 있다. 2016년부터 팟캐스트 『범상치 않은 비즈니스 북클럽』(The Extraordinary Business Book Club)을 진행하며 출판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비즈니스 북 어워드의 수석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비즈니스 매개로서 책’의 가치를 실현하는 출판, 강연, 팟캐스트,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여러 업계의 전문가들이 차별화된 비즈니스 도서를 기획하며 집필하고 출판하도록 모든 과정을 돕고 있다.
홈페이지 www.alisonjones.com
김민희
책보다는 출판을, 출판보다는 책 세계를 덕질하는 마음으로 일상을 채우는 자유 일꾼. 2013년 직접 번역하고 싶은 책을 출판하기 위해 ‘책덕’이라는 1인출판사를 차려 여성 코미디언의 에세이를 번역해 ‘코믹 릴리프’ 시리즈로 출간했다. 책 세계를 헤매며 몸으로 겪은 경험을 글과 말로 전파하는 일을 좋아한다. 이미 굳어진 관행을 따르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를 즐긴다.
전자책 출판을 안내하는 『전자책으로 시작하는 1인 출판』과 출판하는 과정을 생생하고 솔직하게 담은 『이것도 출판이라고』를 썼다.
『책 만들기 책』에 공동 저자로 참여했으며 ‘어떤출판연구회’ 동료들과 「어떤 계약」이라는 소책자를 만들었다. 팟캐스트 『책 만드는 소리』에서 1인출판과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bookduck.kr
홈페이지 bookduck.kr
책으로 비즈니스
© Alison Jones, 2018
This translation of This Book Means Business by Alison Jones is published
by arrangement with Alison Jones Business Services Ltd trading as
Practical Inspiration Publishing
Korean translation copyright © 2023 by UU Press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은 대니홍 에이전시를 통한 저작권사와의 독점 계약으로 유유출판사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일러두기
각주는 각각 지은이주(□)와 옮긴이주(○)로 구분했습니다.
차 한 잔을 완벽하게 우리는 법을 가르쳐 준
아버지께 이 책을 바칩니다.
책을 쓰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사람들이 물어볼 때마다 1달러씩만 받았어도 저는 부자가 됐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답했겠지요.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보다 더 나은 이유가 있습니다. 네, 물론 일부 저자는 수백만 부 팔리는 베스트셀러 책을 내서 건물을 하나 세울 정도로 큰돈을 벌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당신은 책을 써야 하는 당신만의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든지 창작을 하고 싶다든지 남기고 싶은 유산이 있다든지 하는, 바로 그런 이유들이 당신을 의자에 앉히고 키보드를 두드리게 할 테니까요.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다 보면 깨닫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내 생각이 더욱 명확해지고 세상이 기다려 온 해결책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책 쓰기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단계를 벗어나 나의 일과 노하우에 권위를 부여하고, 일반적인 생각에서 한 걸음 나아간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합니다. 게다가 삶의 다른 부분에도 더 나은, 새로운 습관을 갖게 해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만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백지 상태에서 서점으로, 그리고 서점 밖까지 이어지는 여정에는 예상치 못한 놀라운 혜택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책을 쓰고 싶다고 할 때 ‘글을 쓰는 장면’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대부분 ‘완성된 책을 손에 쥐는 장면’을 떠올리지요. 물론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책이 존경하는 작가들의 책과 나란히 서가에 꽂히는 순간도 멋지겠지만, 그보다 더 뿌듯한 순간은 어느 날 독자로부터 내가 쓴 책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는 이메일을 받을 때일 것입니다. 그때의 감정은 정말 설명하기가 힘들죠. 믿어 주세요. 그런 독자가 있습니다.
자기 검열과 자만심 사이에서 시소를 타는 동안 스스로를 괴롭히는 의심은 쉽게 제거되지 않습니다. 내 아이디어가 식상한 건 아닐까, 다른 저자가 먼저 소개한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하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 해도 당신이 직접 말한 적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작가가 아닌데……’ 하는 걱정이라면 염려 말아요. 지금 제가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고등학교 때 저를 가르친 맥긴리 선생님이 가장 크게 놀라실 거예요. 선생님은 5년 동안 제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제 사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셨지만 실패했거든요. 그로부터 3년이 지나서야 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쳤습니다.
지혜를 전수하는 세상의 수많은 ‘선생님’들은 인간이 후회해야 할 하나의 활동이 있다면 바로 ‘자신이 하지 않은 활동’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죠. 나의 친구 세스 고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결심입니다.” 앞으로 앨리슨이 수십 년간 쌓아 온 지식과 경험, 지혜 그리고 『범상치 않은 비즈니스 북클럽』the Extraordinary Business Book Club에서 만난 저자들의 성공 비결을 통해 책 쓰기의 모든 것을 소개할 겁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서두르세요.
버나뎃 지와(『스토리로 이끌어가는 직감과 차별화 마케팅』Story Driven, Hunch, Difference, Marketing: A Love Story and more 저자)
이 책은 자신의 책을 쓰고자 하는 전문가와 사업가를 돕기 위해 제가 특별히 선정한 방법과 기술 그리고 팁을 담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사용하려고 만든 것도 있고 고객을 위해 개발한 것도 있죠. 출판계에서 쌓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범상치 않은 비즈니스 북클럽』 팟캐스트를 진행할 때 만난 훌륭한 작가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발굴한 것입니다. 이 책에 소개한 모든 방법은 실전에서 꽤 유용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물론 모든 상황, 모든 사람에게 통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제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당신이 지금 책 쓰기의 어느 지점에 있든, 말하자면 어떤 문제로 인해 막다른 길에 들어섰든 이 책이 당신을 도울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당신을 막다른 길에서 구해 주는 정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수익성 있는 일을 운영하기 위한 책 쓰기’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당신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의 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책을 쓰는 것 자체가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탄탄한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뜻입니다.
당신이 일이나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책을 쓰고 싶다면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이 책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여기에 소개한 모든 방법을 직접 시도해 보았고, 그때마다 제 생각과 글과 사업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제시된 방법이 당신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당신은 어떻게 이 방법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했는지 듣고 싶습니다. 『범상치 않은 비즈니스 북클럽』 페이스북 그룹에 당신의 후기를 올려 주세요. 제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 @bookstothesky나 hello@alisonjones.com으로 이메일을 보내도 좋습니다.
책을 쓰면서 당신의 사업을 성장시키는 번뜩이는 방법을 찾아냈다면 『범상치 않은 비즈니스 북클럽』 팟캐스트의 다음 게스트가 당신이 될 수도 있겠죠!
당신의 삶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책은 바로 당신이 쓴 책이다. ‒ 세스 고딘
여러분은 왜 책을 쓰려고 하나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강연할 기회를 얻고 싶어서? 패시브 인컴○을 만들고 싶어서?
○ Passive income. 최소한의 노동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그 이후에는 자동으로 소득이 생기는 일이나 콘텐츠를 가리키는 용어. 유튜브 영상, 온라인 강의, PDF 전자책 등 지난 몇 년간 재테크 열풍을 거치며 N잡, 파이프라인 등과 함께 유행하고 있다.
모두 다 좋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책이 출간된 후에 누릴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책 쓰기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책을 쓰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시작해 조사하고 실제로 글을 쓰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나 자신과 내 일을 성장시키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왕 책을 쓰는 데 시간을 할애할 거라면 가능한 한 다양한 영역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투자 대비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니까요. 이 책은 책 쓰기 과정 자체를 사업과 브랜딩의 일부로 간주하여 단계별로 프로필을 구축하고, 관계망을 확장하고, 수익을 창출하고, 검색 엔진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저는 이 책을 단순히 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했습니다. 대부분의 자료는 제가 운영하는 팟캐스트인 『범상치 않은 비즈니스 북클럽』을 통해 개발되었습니다. 이 팟캐스트는 작가, 출판사 등 비즈니스 서적을 쓰고 만드는 사람들을 초대해 흥미로운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이 책을 기획하고 쓰는 몇 개월의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전문적인 성장을 추동하는 엔진이었습니다. 이 기간에 글쓰기 훈련을 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생산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하도록 스스로 채찍질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 영역에서 관계망을 확장하게 되었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플랫폼 모두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제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판은커녕 집필을 끝내기도 전에 말이죠. 이 책을 통해 여러분께 제 경험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습니다.
자연에는 스스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아름다운 표현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성장 나선’입니다. 등각 나선, 대수 나선 또는 스위스 수학자 야코프 베르누이가 이름 붙인 ‘놀라운 나선’Spira mirabilis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성장 나선은 수학적이고 유기적인 개념입니다. 각막 속 시신경, 로마네스코 브로콜리 머리의 새싹, 앵무조개 껍질의 곡선, 나선은하의 팔 등 자연 세계 안에서 크고 작은 규모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앵무조개 껍질의 성장 나선 모양은 일정한 비율로 확대됩니다. 나선의 면적이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지죠. 책 쓰기를 통해 개인으로서 또한 전문가로서 성장하는 여정을 논리적이면서도 직관적으로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이 책 1부에서는 성장 나선을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차례대로 살펴보면서 책 쓰기가 어떻게 특정 분야의 성장을 돕는지 알아볼 겁니다.
나와 나의 일
‘일’이란 자신의 열정과 개성에 대한 경제적 표현으로, 마이클 거버가 언급한 것처럼 책의 ‘뒷면’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소설가와 논픽션 작가에게 책은 최종 결과물이지만, 자기 일과 연관된 책을 쓰는 작가에게 책은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내가 하는 일이 책을 뒷받침하고, 일에 성공해야 책도 성공한다는 역학 관계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른 분야의 작가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합니다. 책을 읽고 신규 가입한 고객 한 명이 1년간 책을 판매한 것보다 더 큰 수익을 단번에 가져다줄 수도 있을 테니까요.)
첫 번째 장에서는 책을 사업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만드는 법, 즉 책을 당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항상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최고의 영업 사원으로 키우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플랫폼 키우는 법
‘플랫폼’은 ‘콘텐츠’만큼이나 애매모호하고 지루한 단어이지만, 좀 더 나은 대체어가 나타날 때까지는 이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 주시길.
런던 하이드파크의 ‘스피커스 코너’에서는 누구나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더 잘 볼 수 있게 하려면 사다리나 상자를 가져다 놓고 그 위에 설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은 이 사다리처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당신이 잘 보이도록 해 줍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붙잡아 놓고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해 주지요.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은 저마다 다르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는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독자와의 만남이 반드시 책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 2017년부터 보건 및 안전상의 이유로 스피커스 코너에 상자와 사다리를 설치하는 행위가 금지되었습니다. 하이드 파크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좋겠죠.
지나다니는 사람을 통제할 수 없는 스피커스 코너와 달리, 온라인 및 오프라인 플랫폼에서는 대화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어 귀를 기울이도록 하려면 흥미진진한 내용을 들려줘야 하고 그 내용을 잘 전달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스피커스 코너와 다르지 않습니다. ‘플랫폼 키우는 법’에서는 책을 콘텐츠 마케팅 전략의 엔진으로 활용하여 가시성과 참여도를 높이고, 다른 사람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더 높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아이디어를 살펴봅니다.
관계망 확장하는 법
업무 관계는 일의 핵심입니다. 이 관계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아마도 기존의 고객, 소셜미디어 커뮤니티, 뉴스레터 구독자 등일 것입니다. 열성팬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다음으로는 파트너나 거래 업체, 동료, 네트워크 코디네이터 및 중개인, 멘토, 잘 알고 지내는 언론인이나 관련 업계 종사자 같은 기타 인맥이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관계를 맺지 않았지만 앞으로 관계를 맺고 싶은 미래의 고객, 해당 분야의 셀럽도 대부분 기존 관계망에 있는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입니다. 최근 페이스북은 우리가 지구상의 모든 사람과 여섯 다리만 거치면 연결된다는 오랜 정설을 반박했습니다. 지금은 평균 세 다리 정도만 거치면 그 누구든 연결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책을 쓰면 이 관계의 그물망에서 자신의 위치가 바뀝니다. 어느덧 대화를 주도하게 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이 책의 ‘관계망 확장하는 법’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관계를 더 깊게 발전시켜 주는 전략적인 아이디어를 만날 것입니다.
스스로 성장하는 법
많은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일기 쓰기를 권장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글을 쓰며 나를 성찰하는 행위는 경험을 종합하고, 생각을 명확히 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로베르타 사토우는 이렇게 말합니다.
글을 쓰고 나서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 내 안에 존재하는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게 되고 내면의 흐름에 참여하게 되어 우리의 자아가 더욱 성숙해집니다.
‘스스로 성장하는 법’에서는 책 쓰기를 통해 습관과 생산성, 사고의 명확성,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책 쓰기와 그 이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모든 분야에서 성장을 촉진하는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을 쓴다고 해서 사업가가 갑자기 전문 작가가 될 수는 없고, 또 그래야 할 이유도 없죠.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2부 ‘책 쓰기’에서는 먼저 책을 써 본 사람들의 집단 지혜와 경험을 토대로 계획 세우는 법, 미루는 습관을 버리는 법, 초안 다듬는 법 등 책을 쓰는 데 요구되는 핵심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책은 서문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내 삶과 일의 비전에서 시작합니다. 다만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계속 변화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도 달라지기 때문에 단번에 지향하는 바를 또렷하게 정리할 수는 없습니다.
『슈퍼코치』Supercoach의 저자 마이클 닐은 책을 너무 일찌감치 쓰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진심으로 느끼기 전에 섣불리 표현해 버리곤 한다. 글로 쓸 시간은 충분하다. 책을 써야 할 때는 내 안에서 어떤 움직임이 일어났을 때다.” 그러나 너무 늦어져서도 안 됩니다. 과거에 내가 진실이라고 믿었으나 이제는 더 이상 흥미롭지 않은 주제를 써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차를 제대로 우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선 신선한 물을 써야 하고, 물이 보글보글 끓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물이 다 끓기 전에 차에 물을 부어선 안 되고, 전기 포트가 자동으로 꺼진 후 물이 식기 시작할 때까지 놔두어서도 안 됩니다. (여러 번 다시 끓인 물은 더욱 안 좋습니다.) 이처럼 글쓰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은 내가 깊이 깨닫고 경험한 것에 대해 여전히 흥미를 느끼고 있을 때입니다.
『생산적인 닌자가 되는 방법』How to be a Productivity Ninja을 쓴 그레이엄 올콧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밖으로 나가서 일을 먼저 하고 책은 나중에 쓰세요. 책을 받쳐 줄 배경 이야기와 신뢰부터 먼저 갖춰야 합니다. ‘저는 빌 게이츠에게 아웃룩(전자메일) 사용법을 가르쳐 줬고 스위스 사람에게 시간 절약에 대해 알려주었으며 독일인에게 효율성을 교육시켰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흠, 좋은 시작이 되겠군요. 서가에서 책을 고르는 사람에게 신뢰감을 줄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런 경험을 했다는 점이 책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무엇이 평범한 그들을 최고로 만들었을까』를 쓴 캐럴라인 웹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자신이 쓴 책과 자신이 하는 일이 매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면서 이렇게 말했죠.
글쓰기와 고객 응대, 이 프로젝트는 몇 년 동안 내가 함께 진행해 온 일입니다. 고객을 만나는 일은 글쓰기를 훨씬 실용적으로 만들어 주지요. 글을 쓰다 보면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생각도 더욱 정교해집니다.
이제 때가 되었다면, 외부 일을 마무리하고 배경이 될 만한 이야기도 갖고 있다면, 실제 세상에서 당신의 생각을 적용해 보았고 아직 만나지 않은 사람들(정말로 그 생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확히 전달할 준비가 되었다면,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면, 확신이 서지 않거나 시간이 부족해서 미루고 있다면, 이 책은 바로 당신을 위한 책입니다. 시도하고 실패하고 실험하고 즐겨 주세요. 그리고 어떤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새롭게 발견한 것은 무엇인지 공유해 보세요.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다면 아직 책을 쓰기 전이겠지요. 당신도 저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메시지를 많은 사람에게 정확하게 설명하는 책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텅 빈 화면을 마주한 순간 엄습하는 중압감과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도 이 책을 쓰겠다고 말해 놓고 2년 가까이 쓰지 못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성공에 대한 두려움, 눈에 띄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실력이 부족하거나 독창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비판이나 조롱에 대한 두려움, 한 가지 아이디어에 전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 책 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매우 광범위하고 다면적이어서 그 자체로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종종 두려움은 은밀하게 작동합니다. 미루기나 완벽주의로 위장하기도 하며, 일을 완수하지 못해 자책할 때는 우리를 잔뜩 움츠리게 해서 안도감을 줍니다.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듯,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하겠다는 결단이 있어야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감히 자기만의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지만 당신은 이미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책을 쓸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당신은 대부분의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당신의 두려움을 없앨 수 없고, 없애고 싶지도 않으니(유용할 때도 있으니까요), 두려움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겠습니다. 당신뿐 아니라 모든 저자가 두려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면 안심이 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쓰게 되었는지 알면 도움이 될 겁니다. 출간할 때까지 자신의 모든 글을 꽁꽁 감춰 두지 말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접근 방식에 따라 하나의 블로그 게시물, 하나의 강연, 한 번의 대화를 차근차근 수행하면서 두려움에 맞서면 됩니다.
“두려움은 숨 쉬지 않는 흥분이다.” 비즈니스 분야 기자 로버트 할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니 당신, 숨을 쉬세요. 최대한 깊이, 최대한 자주요. 그리고 계속 읽어 보세요.
작가나 사업가가 되기에 요즘만큼 흥미진진한 시기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사업을 하는 작가라면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10년 전에는 에이전시나 기존 출판사에 출간 기획서를 투고하는 방식 외에는 출판 기회를 얻기 힘들어서, 여러 출판사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나의 기획안에 관심을 가져 주기를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투고가 채택되어 계약을 하면 책의 형식, 표지 디자인, 가격, 출판 시기 등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출판사에게 있으며 작가는 인세 수익을 가져가게 됩니다.
요즘엔 출판 방식이 다양해져서 어떤 식으로 출판할지 작가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을 구축하고 팔로워를 확보하고 시장에 진출하는 경로를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 새로운 출판 방식은 아주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입니다.
얼마든지 기존의 계약 방식으로 출판할 수 있는 작가들도 이제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해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앞서 등장한 그레이엄 올콧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출판사가 너무 많은 부분을 통제하는 데 불만을 느껴 일단은 계약을 거절했습니다. 스리랑카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하루 전, 출판사에 “이러이러한 책을 쓸 예정인데요, 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간할지는 돌아와서 답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쓰다가 꼭 쓰고 싶은 표현이 떠올랐는데, 다소 민감할 수도 있고 선을 넘은 것 같기도 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이 말을 쓰면 출판사에서 어떻게 생각하려나? 이대로 허용해 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순간 속으로 ‘출판사는 집어치우자. 내가 쓰고 싶은 책을 쓰겠어’라고 외쳤습니다. 저는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을 위한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그레이엄은 직접 책을 출판했으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후 아이콘북스에서 그 책을 인수하여 기존의 출판 방식으로 다시 펴냈지만 모든 결정 사항은 그레이엄의 뜻에 따랐습니다.
오늘날 출판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기존 출판 방식: 출판사가 모든 출판 비용을 지불하고 출판에 대한 독점적 권리와 출판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출판사에 귀속된다. 저자는 판매된 책에 대한 인세를 받으며, 본인이 사용할 책을 출판사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직접 구매할 수 있다. (결과: 출판사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고품질의 책이 유통된다.)
셀프 퍼블리싱(1인출판): 저자가 출판 비용을 지불하고, 모든 권리를 보유하며, 모든 결정을 내린다. 판매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모두 저자가 소유한다. (결과: 책의 품질은 저자 또는 참여한 전문가의 실력과 개성에 따라 달라지며, 모든 통제권은 저자에게 있다.)
파트너십 출판(자비 출판): 저자는 전문 출판사와 협력하여 책을 제작하고 출판 비용을 지불한다. 저작권, 결정권, 책 제작 비용, 판매 수익 배분 조건은 매우 다양하므로 계약서 내용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저는 전통적인 출판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해 왔지만 지금은 파트너십 출판 방식의 ‘프랙티컬 인스피레이션 퍼블리싱’Practical Inspiration Publishing 출판사를 설립했습니다. 저자가 쓴 책이 본인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일이 제 주된 임무입니다. 여러 저자가 기존 출판사와 해 왔던 방식보다 저와 협력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책을 출판할 계획이 있는데 어떤 방식이 좋을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이 책이 당신을 도울 것입니다. 이 책은 ‘당신의 독자를 돕는 동시에 당신의 사업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안내합니다.
예전에 제가 다니던 회사에는 매일 외부에서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는 일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었습니다. 주로 잠재 고객을 만나 이런저런 관계를 맺고 일을 만들어 내는 영업 업무였죠. 영업자 한 명이 외부 영업에 혼신을 다했다면 현실적으로 계산했을 때 1년 동안 하루 6시간씩, 총 1,600시간 정도를 쏟을 수 있습니다. 1,600시간에는 순수한 업무 시간뿐만 아니라 이동 시간 등 부수적 활동 시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이 업무에 800만 원의 비용이 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처음엔 일정 정도의 교육 기간이 필요할 테고, 모든 영업에 성공하진 못할 테니 성과가 저조한 날도 있겠죠. 경력이 쌓이면 실력 있는 영업자가 될 수 있겠지만 다른 곳으로 이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아주 단순한 깨달음에 이르렀어요. ‘800만 원보다 적은 비용으로 책을 1,600부 만들고 잠재 고객에게 뿌리는 방법이 낫겠는데?’ 실제로 그 둘은 똑같으니까요. ‒ 대니얼 프리스틀리(『이기는 공식』 저자)
세일즈 마케팅 분야의 구루, 마르쿠스 셰리단이 “좋은 콘텐츠야말로 가장 좋은 마케터다”라고 한 말도 이와 비슷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뛰어난 영업자로 만들려면 당신이 하는 일과 책 내용이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구성하고, 책과 일이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1장은 바로 그런 내용입니다.
먼저 몇 가지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명확해야 책의 주제도 확실해질 수 있으니까요.
MBA 과정에서 그럴듯한 비즈니스 사고 체계에 대해 배우긴 했지만 제가 가장 선호하는 것은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입니다.
내 곁에는 언제나 여섯 명의 일꾼이 있다.
내가 아는 모든 건 그들에게서 배웠다.
그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