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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독자의 꿈을 사랑하고,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는 도구를 세상에 내놓는다.
게으른 십대를 위한 작은 습관의 힘
초판 1쇄 발행 2021년 8월 23일 ┃ 지은이 장근영
펴낸곳 (주)원앤원콘텐츠그룹 ┃ 펴낸이 강현규·정영훈
책임편집 안정연 ┃ 편집 유지윤·오희라 ┃ 디자인 최정아
마케팅 김형진·이강희·차승환·김예인 ┃ 경영지원 최향숙 ┃ 홍보 이선미·정채훈
등록번호 제301–2006–001호 ┃ 등록일자 2013년 5월 24일
주소 04607 서울시 중구 다산로 139 랜더스빌딩 5층 ┃ 전화 (02)2234–7117
팩스 (02)2234–1086 ┃ 홈페이지 blog.naver.com/1n1media ┃ 이메일 khg0109@hanmail.net
값 19,000원 ┃ ISBN 979-11-6002-809-6 45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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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바꾸기 전에는 삶을 변화시킬 수 없다.
성공의 비밀은 자기 일상에 있다.
• 존 C. 맥스웰(리더십 전문가) •
십대에게
습관이 중요한 이유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다. 우리 활동의 대부분은 환경으로부터 오는 자극에 대한 습관화된 반사 반응이다.
Man is largely a creature of habit, and many of his activities are more or less automatic reflexes from the stimuli of his environment.
_ G. 스탠리 홀(발달심리학의 창시자)
이 세상에 습관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과 동기부여 멘토들이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해 왔습니다.
분명히 습관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습관의 중요성은 종종 잊혀지곤 합니다.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리 여러 번 들어도 우리 머릿속에는 잘 남지 않습니다.
그런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습관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습관은 대부분 작은 행동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좋든 나쁘든 당장 큰 결과를 만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습관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하는 행동들입니다. 의식하지 않은 행동은 기억에도 저장되지 않습니다. 내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행동을 중요하게 여기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습관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존재입니다. 누구나 습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각자 자기 습관에 대해서만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습관에 대한 책이나 강의를 접한 사람도 그건 남의 이야기라고, 내 습관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미리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 더구나 익숙하기 때문에 습관의 힘을 가볍게 여기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는 큰 결과는 그만큼 큰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군가 크게 성공했다면 그건 뭔가 큰 성공요인 덕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작은 차이가 쌓이고 쌓여서 큰 결과를 만드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수능만점자들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매일 꾸준히,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예습과 복습을 빼먹지 않고 공부했다는 겁니다. 얼핏 듣기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같습니다. 그래서 뭔가 더 중요한 비결을 숨긴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습관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습관을 실제로 고치는 데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있던 나쁜 습관을 새로운 좋은 습관으로 바꾸려면 영리한 전략이 필요한데, 우리는 그런 전략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치지 못한 나쁜 습관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 중 몇 가지만 바꿔도 앞으로의 인생에 큰 차이가 생길 거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모른 척합니다.
습관에 대한 이런 사실을 알면 알수록 섬찟해집니다. 자기도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을 매일 하고 있는데, 그 행동들이 쌓이면 내 삶을 만든다니, 그리고 그런 일이 지금 나에게 일어나고 있다니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저는 여러분이 이 사실을 알고 좋은 습관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서 더 나은 결과를 얻길 바랍니다.
민망한 이야기지만,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 자신도 결코 좋은 습관만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나쁜 습관이 얼마나 제 삶을 망가트리는지도, 좋은 습관이 저를 얼마나 향상시키는지도 생생하게 경험했으니까요. 이 책은 제가 체험한 ‘습관의 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완성하는 과정도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의 싸움이었습니다. 제 나쁜 습관, 특히 미루는 습관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글이 엉뚱한 길로 빠질 때마다 붙잡아서 제자리로 돌려놓아준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장근영
인생을 결정하는 요소들을 둘로 나누면 결국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만 남습니다. 그럼 이 두 변수 중에서 우리가 어떻게든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유전자는 우리가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환경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데 환경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방법은 뭘까요? 바로 습관입니다.
물론 환경이 직접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큽니다. 하지만 습관의 힘은 그보다 더 강력합니다. 심지어 환경이 바뀌어도 그 환경의 흔적인 습관이 남아서 계속 우리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습관을 바꾸는 건 환경을 통제하는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환경 → 습관 → 나
공부를 하고 싶으면 공부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야 합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역시 이재에 밝은 사람들 곁을 찾아야 합니다.
습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습관은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어떤 습관을 만들고 싶으면 그 습관이 일상화된 사람들의 집단에 들어가거나, 그 습관이 환영받는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노는 아이들 속에 들어가서 당신만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담배 피우는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당신만 청정한 허파를 유지할 수는 없는 거죠. 욕설이 난무하는 무리 속에서 지내면서 당신만 좋은 말을 쓰면 조만간 그 욕설들이 당신에게 향할 겁니다.
습관은 적어도 초기에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적절한 환경 없이는 성장하지 못합니다. 다행히 환경은 당신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느냐는 어린 시절에 주로 접한 음식의 레퍼토리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평생 선호하며 먹은 음식이 여러분의 몸과 건강의 토대가 되죠. 여가시간에 즐기는 놀이나 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심리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여러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평소 어떤 활동을 즐겼는지에 따라 여러분의 취미활동 목록이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흡연이나 음주, 도박이 될 수도 있고, 독서나 토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다른 친구를 사귀고 다른 놀이를 즐기면 십 년 후 여러분의 삶이 달라집니다.
습관은
우리의 삶을 바꾼다
이런 습관은 아주 소소하지만 거의 매일 반복됨으로써 우리의 의식수준을 벗어나 무의식 수준에 깊숙이 자리 잡습니다. 그리고 내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내가 말하면서 몇 번이나 손을 입에 댔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자신이 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의식조차 못하면서 거의 저절로 행동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언어 습관을 생각해보세요.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그 사람이 어떤 단어를 쓰느냐를 통해 그가 어떤 계층 사람인지를 판별해왔습니다. 화장실을 ‘Toilet’이라고 부르느냐 ‘Lavatory’라고 부르느냐, 상대방이 한 말을 잘 못 들었을 때 ‘What?’이라고 반문하느냐 ‘Sorry’나 ‘Pardon’이라고 반문하느냐 같은 차이 말입니다.
근대화 이후 신분제도가 거의 사라진 우리나라에서도 언어 습관은 그 사람이 속한 그룹을 드러냅니다. 특정한 비속어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언어 습관은 아주 사소합니다. 너무 사소해서 일상생활 중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옵니다. 그런데 한 번 튀어나오면 사람들이 나를 보는 눈이 바뀝니다.
그런 면에서 습관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말하는 ‘냄새’와도 비슷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내뱉는 말이 어떤 커뮤니티, 어떤 정치적 지향, 어떤 가치관이나 태도의 냄새를 풍기는 겁니다.
마치 당신 등 뒤에 팻말이라도 붙인 것처럼, 자기 눈에는 띄지 않지만 남들에게는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우리 습관입니다. 여러분이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형성하기 위해서 아무리 좋은 옷을 입고 외모를 정돈해도, 무의식중에 튀어나온 몇 마디의 단어가 그 모든 노력을 압도해버릴 수 있는 겁니다.
습관의 힘을 얼마나 명확히 인식하느냐에 따라 습관이 나를 결정할 것인지, 내가 습관을 결정할 것인지가 결정됩니다. 그리고 그 습관은 우리가 환경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그림처럼 환경이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은 나를 만듭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습관은 환경이 허용한 좁은 범위의 자유 속에서 우리가 매일 내리는 사소한 선택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환경은 우리의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은 다시 우리를 만듭니다.
우리는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 환경을 바꾸거나 주어진 환경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 습관입니다. 이 습관은 다시 나를 바꾸고 내가 하는 행동을 바꿔서 내 환경을 바꿉니다.
지금도 습관은 여러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 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요?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흔히 습관에 대해서 가지는 오해 중 하나는 ‘습관이 의지의 산물’이라는 생각입니다. ‘성공하는 습관을 만들고 키워간 사람들은 그만큼 의지력이 강한 거’라는 식으로들 말하기 때문에 다들 당연히 습관은 강한 의지력으로 만든다고들 착각합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습관은 의지의 산물이 아니라 의지를 대체하는 겁니다.
의지력과 습관의 공통점은 둘 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분명한 사실이죠. 습관도 행동이고, 의지력도 행동을 통해 드러납니다. 행동을 하지 않는 의지력은 그냥 망상에 불과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 둘에는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의지력은 말 그대로 힘을 소모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뇌의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습관은 뇌의 에너지와는 상관없이 스스로 작동하기에 추가 에너지가 필요 없습니다.
일단 습관이 된 행동들은 정말 자기가 그걸 하는지도 의식하지 못하고 하게 되지 않던가요. 심리학자들은 이런 상태를 ‘자동화’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습관의 궁극적인 형태가 바로 자동화되는 겁니다. 당연히 습관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의지력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습관의 가성비가 훨씬 좋습니다.
우리는 의지력으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뇌는 조금씩 피곤해집니다. 에너지를 쓰니까요. 반면에 습관에 의해 행동을 하면 뇌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뇌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습관은 알아서 행동을 하게 만들거든요.
질문해봅시다.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의지력과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습관, 이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오래 갈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뇌가 피곤하지 않은 쪽이 오래 갑니다.
습관은 행동을 하는 방법입니다. 습관에는 의지력 없이도 행동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어떤 습관을 들인다는 건 어떤 행동을 아무 생각 없이 자동적으로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습관은 뇌에게 선택을 위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게 됩니다. 그래서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습관이 자리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여러분은 속았다는 느낌이 들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습관은 행동에서 시작하거든요. 습관이 행동을 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했는데, 그 습관을 만들려면 행동을 해야 한다니 뭔가 말도 안 되는 루프에 빠진 것 같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습관을 만드는
행동전략이 필요하다
습관을 만드는 행동전략이 따로 필요한 겁니다. 이 행동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습관이 자리 잡아야 하는 뇌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뇌의 특징에 가장 잘 맞는 행동들이 습관으로 자리 잡고, 그렇지 않은 행동은 뇌에서 밀려납니다. 달리 말하자면 뇌가 마음에 들어 하는 습관과 싫어하는 습관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의 뇌는 자기가 좋아하는 습관만 들여놓습니다.
문제는 여러분의 뇌가 가진 취향은 그 뇌의 주인인 여러분의 의사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보기에는 좋은 습관인데 뇌 입장에서는 영 별로인 경우도 있고, 반대로 여러분 입장에서는 정말 원치 않는데 뇌 입장에서는 대환영인 습관도 있습니다.
지금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에게도 습관들이 있을 겁니다. 어떤 습관은 결과가 좋아서 마음에 드는 반면, 나를 갈수록 우울하고 비참하게 만들어서 정말 없어졌으면 하는 습관도 있겠죠. 그런데 뇌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 두 유형의 습관 모두 다 마음에 드는 습관들입니다. 뇌의 마음에 드니까 계속 남아 있는 거죠. 반면에 내가 보기에 정말 멋져 보이는 습관이고, 내 것으로 하기에도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을 것 같은데도 막상 내가 해보려고 하면 이상하게 잘 되지 않는 습관도 있습니다. 그런 습관은 뇌가 싫어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뇌가 싫어하는 습관은 영원히 내 것으로 할 수 없을까요? 아닙니다. 뇌는 사실 까다롭다기보다는 아주 단순한 녀석입니다. 뇌가 어떤 습관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건 그 습관의 내용 때문이라기보다는 습관의 겉에 드러나는 어떤 특징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용은 그대로 놔두고 그 겉모습만 바꾸면 뇌의 태도가 180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뇌는 습관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 걸까요? 그리고 어떤 걸 싫어할까요? 어떻게 해야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습관을 내 것으로 할 수 있을지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물고기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유선형의 몸통, 아가미와 지느러미, 그리고 털이 아니라 비늘로 덮인 피부···.
왜 이런 모양이냐 하면 물고기들은 물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이라는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형태를 지녔던 물고기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물고기들은 번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물고기들은 자손도 많이 못 남겼고. 그래서 결국 멸종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물고기들은 모두 물속이라는 환경에 적합한 녀석들뿐입니다.
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환경에 적합한 습관만이 오래 살아남고 계속 커집니다.
습관이 살아가야 하는 환경은 바로 우리의 뇌입니다. 따라서 어떤 습관을 키우고 싶다면, 그리고 어떤 습관을 좀 없애버리고 싶다면, 먼저 그 습관이 성장해야 할 곳의 환경이 어떤 곳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 환경에 적합한 습관일수록 잘 살아남고 번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습관이 자리 잡아야 할 뇌의 첫 번째 특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뇌는 에너지를 적게 들이는 걸 최우선으로 칩니다. 여기서는 뭐든 쉽고 편한 게 최고입니다. 왜냐하면 뇌는 이미 너무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나는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산다’는 분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의 뇌는 좀 편할까요? 아닙니다. 사실 뇌가 하는 일 중에서 생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적습니다. 뇌가 하는 가장 큰 일은 우리 온몸을 지켜보고 관리하는 겁니다. 내장이나 호흡기관을 움직이기, 감각기관을 통해 얻은 정보를 해석하기, 걷거나 달리며 균형 잡기, 이 모든 것이 뇌의 업무입니다.
로봇공학에 관심이 있다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두 발로 걷는 로봇을 만들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건 엄청난 속도와 양의 정보처리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 모두가 뇌가 담당하는 일이죠.
사실 ‘생각’은 뇌가 하는 일 중에서 그나마 부담이 적은 일입니다. 뇌의 주요 역할은 몸을 움직이는 겁니다. 그래서 뇌 전문가들은 뇌를 활성화시키려면 운동을 하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사람들이 쉽게 지치는 것도 몸이 힘들기 전에 우선 뇌가 지쳐버리기 때문입니다.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뇌는 평소에도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뇌는 무게로는 체중의 2% 남짓한데 여기서 소모하는 칼로리는 평소에도 인체 기초 대사량의 25% 정도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의 칼로리 소모량이 이 정도입니다. 만약 뇌가 뭔가 일을 하면 칼로리 소모량은 더 늘어납니다.
칼로리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많이 먹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같으면 좋은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너무 많이 먹어서 살찌는 게 문제니까요. 하지만 인류가 이렇게 비만을 걱정할 만큼 여유로워진 건 최근 30~40년 사이의 일입니다. 그 전까지 우리 선조들은 언제든 굶을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몸은 뇌를 팽팽 돌리며 에너지를 펑펑 쓰도록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류가 진화해온 환경에서는 가능한 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뇌가 좋아하는
습관의 조건
먹을 게 차고 넘치는 지금도 우리 몸은 머리를 최소한으로 쓰려는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적게 써야 배도 늦게 고파지고, 적게 먹어도 살아남을 수 있거든요.
그러면 우리는 언제 머리가 복잡해질까요? 선택을 해야 할 때입니다. 선택을 하려면 비교도 하고, 분석도 하고, 판단도 내려야 하는데 그거 하나하나가 다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그래서 뇌는 언제나 가능한 일이 적은 쪽을 좋아합니다. 뇌에게는 답이 정해져 있는 길, 누가 답을 알려주는 길이 최고입니다.
자, 이제 뇌가 좋아하는 습관의 조건이 뭔지 알 수 있겠죠. 뇌는 자기가 선택할 필요가 없게 해주는 습관을 좋아합니다. 뇌가 원하는 건 오로지 그것뿐입니다. 행동도 생각하거나 선택하지 않고 그냥 하는 행동을 제일 좋아합니다. 선택이라는 귀찮고 힘든 과정을 건너뛰게 해주는 습관, 그 과정 없이 하는 행동. 그런 행동을 더 자주 하고 그러다 보면 그 행동이 습관이 됩니다.
얕게 생각하면 될수록, 아니 아예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일수록 뇌는 더 좋아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습관들을 돌이켜보세요. 모두 아무 생각 없이 저절로 하는 것들일 겁니다.
그런데 어떤 행동이 그렇게 생각 없이 진행될까요? 반복을 많이 한 행동입니다. 그게 뭐든 상관없습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할수록 그 행동에 관련된 신경회로는 점점 단순해집니다. 반복될수록 2차선 국도 같던 신경회로가 왕복 8차선 고속도로처럼 뻥 뚫려버립니다. 이를 ‘자동화’된다고 합니다. 자동화되면 중간단계들이 다 생략되니까 속도도 빨라집니다.
여러분도 낯선 길을 가본 적이 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그 길이 꽤 길고 복잡하게 느껴지죠. 하지만 그 길을 자주 다닐수록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주 명료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자주 다니면 그 길을 지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짧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시간이 줄어들지는 않았는데 뇌가 그렇게 느끼는 겁니다. 길을 따라 걸어가는 과정이 자동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뇌가 좋아하는 행동은 깊이 생각하거나 선택할 필요가 없이 그냥 하는 행동입니다. 그리고 어떤 행동이든 자주 반복하면 깊게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복잡한 행동도 선택의 여지없이 단순하게 분해하고, 자주 반복하기 쉽게 만들어놓으면 뇌가 좋아하는 행동이 됩니다.
모든 습관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단서, 반복, 행동입니다. 우리는 주로 눈에 보이는 루틴과 행동에 더 신경을 씁니다. 그러나 습관으로 이끄는 가장 핵심적 요소는 단서와 보상입니다.
Every habit is made of three parts··· a cue, a routine and a habit. Most people focus on the routine and behavior, but these cues and rewards are really the way you make something into a habit.
_ 찰스 두히그(미국의 작가이자 신문기자)
<투모로우랜드>라는 영화에 이런 대화가 나옵니다. 주인공인 아빠가 아들에게 묻습니다.
“우리 마음속에선 두 마리의 늑대가 늘 싸우고 있지. 하나는 어둠과 절망이고, 다른 하나는 빛과 희망이야. 그런데 어느 늑대가 이길까? 네가 먹이를 주는 쪽의 늑대가 이기게 된단다.”
원래는 체로키 인디언들 사이에서 전해내려온 유명한 교훈이라는데, 꽤 여기저기에 다양한 버전으로 인용된 덕분에 여러분도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늑대가 그렇듯, 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먹이를 주는 습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