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욱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치사회학, 사회 운동, 정치사상과 사회 이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의 근대화와 시민사회—폭력과 성스러움의 동학》(독일어), 《상징에서 동원으로—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문화적 동학》을 썼으며, <근대와 폭력>, <사회운동의 연대 형성과 프레이밍에서 도덕감정의 역할>, <민주화 이후의 공론장과 사회 갈등>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정치사회학회 총무이사이며 참여연대와 참여사회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사랑하는 두 딸 아람과 혜람을 위해 쓴 선물이다.
시민
차례
1
땅콩과 시민
“아빠, 땅콩이 뭐예요?”
아이가 이렇게 묻는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제일 좋은 대답은 땅콩을 보여주고, 땅콩을 만져보게 하고, 땅콩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땅콩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굳이 땅콩의 역사, 땅콩 소비자층의 역사적 변화, 땅콩의 생산과 판매를 둘러싼 권력 투쟁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정치 사회적인 의미를 함축한 인문학적·사회과학적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이러한 개념을 설명하려면 반드시 그에 결부된 역사와 이념과 이상을 자세히 이야기해줘야 한다.
“아빠, 민주주의가 뭐예요?”, “민주공화국은 어디 있는 거예요?” 네 살짜리 아이가 이렇게 물었을 때, 나는 아이가 이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보여줄 땅콩이 없다는 사실에 무척 당황했다. 그래서 땅콩 대신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했다. 뽀로로, 크롱, 루피, 에디, 포비, 패티, 해리가 살고 있는 마을에 관한 이야기. 그 마을에서 그들 모두와 관련된 결정 사항을 놓고 일어난 다툼, 그 다툼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그들이 취한 행동, 즉 서로 자기 생각을 말하고 친구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슬퍼지거나 소외되는 친구가 없도록 모두 힘을 합쳐 묘안을 짜내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방식으로 ‘시민’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즉 이 개념에 담겨 있는 역사와 의미, 이념과 사상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다만 스머프나 뽀로로와 같은 상상의 인물, 상상의 공동체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지구 위에서 수천 년 동안 나고 졌던 수많은 사람과 공동체 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이 다르다. 고대 그리스 아고라에 모여 정치를 논하는 귀족들에서 출발하여 12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시의회에 모인 상인과 수공업자 들, 1789년 프랑스 혁명에 참여한 열정적 민중을 거쳐 오늘날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구호 활동을 벌이는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 의사들, 토지 무단 점거 행동으로 계급 지배에 항거하는 브라질의 ‘땅 없는 노동자들의 운동’, 그리고 2008년 서울 광장에 밝혀진 수십만 개의 촛불에 이르기까지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 속으로 함께 여행하는 동안 ‘시민’이라는 작은 개념 안에 응축되어 있는 인류의 광대한 역사적 체험과 열정,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상상과 이념을 접하게 되길 기대한다. 시민의 이념은 이렇게 말한다. 시민은 자유롭고 권력 앞에 당당하며, 만인이 동등하게 존엄함을 믿고 다른 시민들과 기꺼이 연대하며, 평등하고 평화로운 대화와 협동으로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간다. 이 책은 이런 시민의 이념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들려줄 것이다.
2
왜 시민인가
시민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은 단어다. 시민 의식, 시민 단체, 시민운동, 시민 사회, 시민 대표 등, 시민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수많은 합성어를 우리는 매일같이 신문과 방송에서 접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광장이나 거리는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와 신문 사설, 학술 논문 등에서 우리는 시민이라는 단어를 접하거나 사용한다. 시민권, 시민 정치, 시민 권력, 시민의 힘, 시민 불복종, 시민 민주주의 등 다소 어렵고 복잡한 정치적 언어들이 그러하다.
시민은 한국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중요한 정치 사회적 가치 중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김영삼 정부는 스스로를 ‘문민정부’라고 이름 붙였고 김대중 정부는 ‘국민의 정부’,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라고 각각 정의했다. 이러한 명칭들은 이제 국민과 시민이 한국 정치의 근본이자 주인임을 인정해야만 정치적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렇듯 강력해진 시민의 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증거는 바로 시민 스스로 만들어 움직이는 수많은 단체와 크고 작은 공동체, 네트워크 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연합, 여성연합 등과 같은 거대 단체들이지만 민주화 이후 한국에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합체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생겨났다. 이러한 시민 사회 단체들은 한국 사회 시스템을 두텁고 탄탄하고 촘촘하게 짜는 데 가장 중요한 층위이다.
시민과 시민 사회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략 1990년대부터 전 세계가 ‘시민 사회’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발전을 통해 생겨난 각 지역의 시민 사회 단체들이 서로 연계, 협력하고 있다. 2002년에 처음으로 아시아시민사회포럼ACSF이 개최되었고 유럽에서도 유럽시민사회네트워크CiSoNet가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러한 소통과 연대의 움직임은 국제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와 유럽의 시민 단체 대표들로 구성되는 아시아-유럽민중포럼AEPF과 전 세계 시민 사회 조직들의 네트워크인 세계시민단체연합CIVICUS 등, 여러 국제 연대 네트워크들이 활동 중이다. 국제기구들에도 이제 시민 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은 빠뜨릴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국제연합UN은 시민 사회 조직들의 참여와 발전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고, 유럽연합EU 집행 기구인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도 시민 사회와의 협력을 핵심 사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시민은 21세기의 핵심 가치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시민이 커다란 사회 정치적 의미를 부여받게 된 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시민으로서 자의식과 지향성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노예 같은 삶에 자족하는 사람에게 정치인들이 나서서 “당신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말해주지는 않는다. 자기 이익과 성공에만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누구도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상의하자”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시민이 모든 곳에서 중요한 주체이자 가치로 부상하게 된 것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공동체의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책임 의식을 갖고 연합하여 행동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환경, 교육, 건강권, 교통안전, 소비자 권리, 성 평등, 의정 감시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모임을 만들어 고민을 공유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스 시민들이 정치와 사회 문제 등을 자유롭게 토론하던 공간 아고라는 그리스 민주주의의 토대를 이루었다. 아고라에서 정치를 논하던 이들은 자신을 정치 공동체 폴리스를 함께 통치하는 시민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고대의 시민 관념은 소수 특권 계층에 한정되어 있긴 했지만, 이후 시민의 이념과 권리가 모든 인간에게로 보편화되는 긴 역사적 과정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처럼 공동체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주체로 서로 관계 맺으며, 공동의 문제를 함께 숙의하고 해결하는 사람들을 시민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단지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가족, 동창, 고향 친구 등 좁은 인연에만 갇혀 있거나 만인의 자유와 평등에 기초하지 않은 국가적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은 결코 시민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 시민은 자유를 사랑하고 타인의 존엄과 자유를 존중하며, 평등한 관계 속에서 타인과 연합하고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실현하기 위한 공동의 가치와 행동 방안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시민이라는 개념은 인류가 인간, 사회, 정치에 관한 사상과 이념을 처음으로 창조하기 시작한 때부터 이미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에서 정치를 논하던 이들은 자신이 단지 개인과 가족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가는 인간만이 아니라 그들의 정치 공동체인 폴리스를 함께 통치하는 시민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고대 로마 공화국은 황제와 그가 거느린 소수의 권력자들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라 로마법에 의해 법적·정치적 권리를 부여받은 로마 시민 모두의 정치 공동체였다. 이렇듯 고대 사회에서부터 시민은 공공의 사안을 함께 토론하고 결정할 권리를 부여받은 존재였을 뿐 아니라, 그에 상응하여 학식과 예술과 예절을 갖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받았다. 고대의 시민 관념은 법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사회의 소수 특권 계층에 한정되어 있긴 했지만, 이후 시민의 이념과 권리가 모든 인간에게로 보편화되는 긴 역사적 과정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러한 고대의 시민 이념은 근대의 사회사상과 정치 철학에서 계승되었다. 근대 정치사상의 세 기둥인 공화주의, 민주주의, 자유주의 이념 속에서 시민은 공동체의 구성원이자 정치적 주권자이며 자유로운 개인으로 자리매김되었다. 이 세 가지 이념에 대해서는 4장에서 상세히 다룰 것이다. 그와 동시에 시민 개념은 근대 사회의 역사적 조건 위에서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시민은 더 이상 소수의 특권 계층이 아니라 정치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을 포함하는 보편적 지위로 점차 확대되어갔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보편적 권리, 즉 인권과 기본권은 고대 그리스의 소수 시민의 권리가 모든 사람으로 확대되어온 역사의 산물이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오랜 역사에 걸쳐 발전되어온 시민의 개념을 설명함으로써 책임 있는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던져야 할 다음 질문들에 대답해볼 것이다. 시민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누구의 딸이나 아들, 누구의 엄마나 아빠, 누구의 친구, 친척, 선배, 후배, 동창, 또는 고향 친구로 살아가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시민이라고 부를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가 되고자 하고 어떤 권리를 타인과 국가에게 요구할 수 있으며 우리 사회와 세계 전체에 대해 어떤 공적인 책임을 갖게 되는가? 시민이 운동을 하고 단체를 만들며,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스스로 권력을 행사하며, 부당한 공권력에 불복하고 민주주의를 더욱 강하고 풍부하게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시민이 행동하지 않는 사회, 시민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 시민이 생명을 불어넣지 않은 민주주의 제도와 어떻게 다르며, 그러한 차이가 우리의 삶에 가져오는 결과는 과연 무엇인가?
• 1987년 민주화
민주주의 이념은 정치적·경제적·문화적으로 여러 층위를 갖지만 일반적으로 민주화는 선거에 의한 대표자 선출, 보통 선거권, 삼권 분립 등 정치적 민주주의 제도의 도입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계속된 군부 독재 체제가 1987년 6월 항쟁으로 종식되면서 민주주의 체제가 들어섰다.
• 국제 연대 네트워크
아시아시민사회포럼은 아시아 지역 30여 개국의 시민 단체 대표들이 만나 아시아의 민주주의, 인권,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유럽시민사회네트워크는 민간 단체지만 유럽연합의 유럽위원회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기도 한다. 아시아-유럽민중포럼은 아시아와 유럽의 시민 사회 단체 대표들로 구성되는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대항하여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반대하고 경제적 정의와 빈곤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고대의 시민 관념
고대 그리스는 인류 역사에서 시민 민주주의가 가장 먼저 꽃핀 곳이지만, 정치를 논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은 일부 특권 계층에 제한되어 있었다. 그래서 노예, 하인, 이방인, 여성(!) 등은 시민 신분을 인정받지 못하고 그들을 위한 ‘노동’을 제공했다.
3
개념사와 사회사
시민은 단지 하나의 단어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며 역사적인 개념이다. 이 개념 속에는 수십 년, 수백 년, 심지어 수천 년에 걸친 역사의 층위들이 농축되어 있다. 또한 그 역사 속에서 살며 그 역사와 씨름했던 수많은 인간의 체험과 정신, 아픔과 열정이 녹아들어 있다. 그러므로 시민이라는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그 개념 속에 웅대하게 뻗쳐 있는 역사의 뿌리들을 거꾸로 추적해간다는 것을 뜻하며, 또한 그 뿌리들에 달라붙어 있는 수많은 인간들의 삶과 체험을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곧 개념의 역사conceptual history와 사회의 역사social history가 서로 분리될 수 없음을 뜻한다.
왕과 귀족만이 정치를 논할 수 있고 평민들은 일체의 정치적인 권리를 갖지 못했던 시대에 국민 주권이라는 개념이 있었을 리 없다. 이를 뒤집어 이야기하면 어느 사회에서 국민 주권이라는 개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곧 그 사회의 정치 제도와 정치 문화에 중대한 역사적 변화가 일어났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국민 주권이라는 개념을 접하고 널리 사용하게 되면 이 개념이 사회 변동을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거나 최소한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개념은 만들어진 역사를 반영하는 동시에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부이기도 하다. 따라서 개념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 변동의 역사적 맥락을 함께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개념사는 크게 두 측면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명칭의 역사이며 다른 하나는 의미의 역사이다. 이 둘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시민과 뜻이 비슷한 다른 명칭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어로는 국민, 민중 등이 있을 것이고, 중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하는 한자로는 市民, 公民, 國民, 人民 등, 서구어로는 citizen, citoyen, bourgeois, cittadino, ciudadano, Bürger, Bürgertum 등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시민 개념과 직접 연관된 명칭들도 있다. 예를 들면 ‘시민적市民的’이라는 뜻의 수식어 civil, zivil, civilized, bürgerlich 등과 속성을 나타내는 개념인 시민성市民性, 시민적 덕성德性, civility, civic virtue, Bürgerli-chkeit, Bürgertugend 등, 그리고 시민들로 구성되는 사회를 지칭하는 개념인 시민 사회市民社會, civil society, societa civile, bourgeois society, bürgerliche Gesellschaft, Bürgergesellschaft 등이 있다. 이러한 명칭의 역사는 이 명칭들이 언제, 어떤 맥락에서 탄생했는지, 주로 누구에 의해 사용되었는지, 무엇을 계기로 확산되었는지, 다른 인접 명칭이나 유관 명칭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의 질문과 관련된다.
이에 비해 의미의 역사는 어떤 명칭에 결부된 의미의 변화를 탐구한다. 시민의 가장 단순한 의미는 ‘도시의 주민’이다. 즉 ‘市民’은 ‘市’의 ‘民’이다. 한국어의 시민에 상응하는 서구어 역시 모두 도시를 뜻하는 고대어인 burg, civitas 등에서 유래했다. 영어의 citizen과 burgess, 독일어의 Bürger, 프랑스어의 bourgeois, citoyen, citadin, 그리고 이탈리아어 cittadino와 borghese, 스페인어의 ciudadano와 burgués 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처럼 ‘도시의 주민’이라는 단순한 어원에서 출발한 시민 개념의 사회적·정치적 의미는 결코 ‘도시라는 장소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는 뜻에 한정되지 않았다. 시민 개념은 특정한 경제적·문화적·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며, 그 의미는 사회 변동의 과정에서 함께 변화했다. 고대 아테네와 로마에서 ‘시민’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아테네와 로마에 거주하는 사람을 의미하지 않고 특정한 지위와 정치적 권리를 가진 사회 집단을 의미했다. 이에 반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시민’은 어떤 특별한 신분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인권과 기본권을 보장받고 정치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지칭한다. 이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