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린다 민틀
걱정 가득한 삶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몰라 누군가의 조언을 구하고 싶다면, 신뢰할 만한 전문성과 신실함을 지닌 상담자, 닥터 린다 민틀(Dr. Linda Mintle)을 당신에게 추천한다.
린다 민틀은 30년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와 정신건강의 복잡한 문제를 쉽게 이해하고 일상에 적용해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도와준다. 저자 자신 또한 연약한 인간으로서 삶의 숱한 상실과 고통을 통과하여 얻은 지혜와 긍휼을 독자들에게 선물과 같이 나누고 있다.
웨스턴미시건대학교(Western Michigan University)에서 심리학과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동 대학교에서 임상사회복지학으로 석사, 올드도미니온대학교(Old Dominion University)에서 도시 보건과 임상심리로 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미국 결혼 및 가족 치료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Marriage and Family Therapy) 고문이며, 버지니아리버티의과대학 행동건강의학과(Division of Behavioral Health) 학과장이다.
정신건강과 인간관계에 관한 19권의 저서를 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매우 실제적인 조언 덕분에 대학과 콘퍼런스와 특별 행사에 자주 초청되는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전국 방송에 정기적으로 출연 중이며 정신건강 분야 언론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저자 블로그 beliefnet.com/columnists/doinglifetogether
저자 홈페이지 drlindamintle.com
저자 페이스북 facebook.com/drlindamintle
추천사
내 친구 닥터 린다 민틀이 귀한 책을 냈다. 《당신이 걱정에 관해 알고 싶었으나 불안해서 묻지 못했던 모든 것》이라고 제목을 붙여도 좋을 책이다.
꼭 당신 얘기 같은가? 이 달에 각종 청구서를 어떻게 해결했더라도, 다음 달에도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잘 해냈더라도, 다음 프로젝트도 기대만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새로운 동네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나에 관해 뭐라고 말할지 걱정이다. 걱정할 게 없다면, 내가 뭔가 놓친 게 아닌지 걱정이다.
나는 늘 걱정한다. 수년째 걱정에 두들겨 맞고 산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탓했다. 걱정을 토로했다. 걱정이 되어 기도했다. 그러나 다람쥐가 쳇바퀴 돌듯 걱정의 쳇바퀴를 돌았다. 그때 지금 당신의 손에 들린 책 《걱정 없는 삶》을 읽어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닥터 린다는 걱정의 ‘생리학’을 이해하는 데 읽기 쉽고 실용적인 지침서를 내놓았다. 그녀는 걱정이란 삶의 환경을 통제하려는 시도임을 간파하도록 통찰력을 준다. 걱정은 사실 내가 나를 해롭게 하고 있는데도 내가 상황을 돕고 있다고 잘못 생각하게 한다. 걱정한다고 미래가 준비되는 게 아니다.
닥터 린다는 우리 자신을 돕는 데 사용 가능한 실제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정직하며 실제적이며 언제나 우리가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서 발견하는 진리를 제시한다. 닥터 린다는 걱정을 떨치는 하나님의 도구들을 보여준다. 이것들을 대충 훑어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적용한다면, 걱정의 손아귀가 느슨해지고 만족이 자리 잡는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다.
시작하라. 이 책을 사서 읽어라. 당신이 이 책을 읽고 걱정을 떨쳐버릴 때 당신의 삶이 달라질 것이다.
루스 그레이엄
프롤로그
걱정이 밀려온다
2006년 11월, 제임스 김 가족은 추수감사절 휴가에 즐거운 여행을 떠났다. 네 식구는 캘리포니아의 집을 떠나 시애틀로 가서 가족을 만났다. 돌아오는 길에 골드 비치 해변의 호텔에서 하루 묵을 예정이었으나 웬일인지 이들은 골드 비치에 이르지 못했고, 여러 날이 지나도록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걱정된 가족과 친구들이 실종 신고를 했고, 지역 뉴스와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이 이들의 실종 소식을 전했다. 제임스와 그의 아내 캐티, 어린 두 딸(4세, 7개월)이 전국에 알려졌다. 수많은 시청자와 누리꾼이 이들의 생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포틀랜드에서 골드 비치로 가는 길은 중간에 고도가 높고 꼬불꼬불하며 겨울에는 날씨가 변화무쌍해 길이 막히기 일쑤다. 여러 수색팀이 김의 가족이 거쳐 갔을 법한 길을 샅샅이 뒤지고, 작은 단서들을 끼워 맞춰 수색 범위를 좁혔다. 제임스 김의 친척들은 사설 헬리콥터까지 빌려 경찰의 수색을 도왔다. 날마다 이런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한 주가 지나도 이들의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친척들은 갈수록 겁이 나고 두려웠다.
실종 9일째, 캐티 김과 두 딸이 이들이 타고 갔던 자동차 곁에서 발견되었다. 구조대원들은 이들의 상태가 양호하다고 알렸다. 눈 덮인 산속에서 며칠을 자동차에 갇혀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들이 살아서 발견된 것은 기적이었다. 사람들이 기뻐했다!
뉴스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출구를 놓친 후 옆길로 들어섰다. 겨울이면 대개 폐쇄되는 길인데, 하필 게이트가 파손되어 열려 있었던 것이다. 날씨 때문에 더 이상 갈 수가 없자, 이들은 아침에 누군가에게 발견되길 바라며 차 안에서 밤을 지냈다. 불행히도, 눈이 더 많이 내려 이들은 꼼짝없이 눈에 갇혔다. 밤마다, 시동을 켜 차 안을 덥혔다. 기름이 떨어지자, 타이어를 태워 추위를 견뎠다. 눈을 녹여 식수로 사용했다. 캐티 김은 가지고 있던 소량의 음식으로 두 딸을 먹였다.
무서운 시련이 며칠 계속되자, 제임스 김은 도움을 청하러 가기로 결정했다. 지도를 꼼꼼히 살폈다. 4마일쯤 가면 마을이 하나 있으니 거기로 가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추운 겨울 아침, 그는 가족에게 작별 키스를 하고 미지의 광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그날 돌아오지 않았으나 남은 가족이 구조되었고, 그도 곧 발견되리라는 희망이 있었다.
실종 12일 만에, 제임스는 험한 골짜기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공무원들은 제임스가 살을 에는 추위에 10마일 넘게 걸었다고 판단했다. 부검 결과, 그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임스의 사망 소식이 여러 매체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사람들은 희망과 절망의 이야기가 결국 비극으로 끝난 것에 크게 슬퍼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했으나, 친척들과 수색구조팀의 영웅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임스는 차갑고 낯선 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보안관 대리는 제임스의 죽음을 알리며 고개를 숙이고 울었다. 목숨을 걸고 가족을 구하려다 서른다섯에 때 이르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용기에 모든 사람이 깊이 감동했다.
우리는 이들의 생사를 모른 채 그 친지들이 여러 날 얼마나 걱정하고 불안했을지 그저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온 나라가 슬퍼할 때, 그간 이들의 생사를 걱정했던 사람들은 삶이 불확실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절감했다. 나는 이 실종 기사와 그간 사람들이 이들의 구조를 바라며 적어놓은 글들을 읽으면서 삶이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날, 제임스 김의 가족은 추수감사절을 기념하고 있었다. 다음 날, 이들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하루하루,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한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걱정에 내몰린다. 설령 산에서 길을 잃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불안을 자아낼 불확실성은 차고 넘친다.
걱정, 삶의 불확실성에서 나온 부산물인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약하고 힘이 없음을 절감한다. 우리를 돌봐주고 안전과 사랑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한다. 그러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고 삶에는 걱정이 슬그머니 기어든다.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복을 받았을 때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모든 환경을 통제하거나 미래를 알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불확실성에 부딪히면 걱정이 찾아오기 마련이다(내가 엄청 걱정해봐서 잘 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걱정한다. 제임스 김 가족이 겪은 비극을 겪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걱정을 자기 삶에 불러들인다. 삶의 가장 사소한 부분이 걱정을 수반하기도 한다. 삶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중요하다.
매일 뭔가 걱정할 기회는 아주 많다. 그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도 걱정거리를 숱하게 만난다. 나는 늦지는 않을까, 커피를 너무 마시는 건 아닐까 걱정한다. 딸이 빡빡한 일정에 몸이 상하지는 않을까, 어떻게 하면 아들에게 야채를 먹일 수 있을까 걱정한다. 남편은 아버지가 피부암을 앓았는데도 도무지 선크림을 바르려 하지 않는다. 우리 집 개가 늙어가면서 눈이 점점 나빠진다. 잠깐! 숨을 깊이 들이마셔라. 당신의 삶을 생각해보라.
우리는 학교 안전, 충치 치료, 축구팀 결성, 시간에 늦는 베이비시터를 걱정하고, 사장이 임금을 합당하게 올려줄지 걱정한다. 거듭거듭, 우리는 삶의 평범한 상황을 걱정스러운 순간으로 바꾼다. 불쾌한 일이 하나 일어나면, 온통 걱정이 늘어진다. 우리는 일상에 더 심각한 걱정들을 보태기도 한다. 이를테면, 나이 들어가시는 부모님을 어떻게 돌볼지 걱정하고, 국민연금 축소를 걱정하고, 실직이며 친구가 암 선고 받은 것을 걱정한다. 때마다 걱정할 일이 쌓여간다.
예를 들면, 지금 나는 뇌종양 수술을 앞둔 친구의 소식을 기다린다. 나는 종양이 악성일 것을 염려하고, 신경외과 의사가 엉뚱한 부위를 잘라내거나 마취과 의사가 마취제를 과다 투여하거나 심지어 수술 도중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일어날 것을 걱정할 수 있다. 결과는 내 걱정과 전혀 상관없이 뭐라도 잘못될 수 있고, 모두 다 잘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부분 걱정에 걱정을 더한다. 아주 엉뚱하게도, 걱정하면 나쁜 결과를 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 온갖 문제를 다 걱정해주고 싶다면 TV를 켜거나 인터넷뉴스를 읽기만 해도 된다. 테러로부터 안전할까, 유행하는 독감에 걸리지 않을까, 경제가 회복될까, 핵무기가 나쁜 사람들 손에 들어가지 않을까… 때로는 정보가 넘쳐나 머리가 빙빙 돈다. 나는 세계적 대혼란을 멈출 수 없다. 그러나 지구상의 온갖 재앙을 볼 때면 흥분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채널마다 완벽한 걱정의 향연을 벌이며, 내가 그 잔칫상에 앉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또 다른 세상의 무질서가 차려져 나오고, 나는 디저트로 걱정을 주문한다!
걱정 없는 삶을 살기로 결정하라
우리는 걱정에 아주 익숙한 나머지, 걱정이 우리 삶에서 왜 그렇게 힘이 센지 잘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에 체념한 것 같다. 걱정을 하면 적어도 내가 뭔가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거라곤 자신을 비참하게 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정직하라. 고민이 계속되는 삶을 원하는가? 그러나 우리는 무턱대고 걱정을 존재의 정상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수년간 나는 걱정은 멈출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나의 불안한 상태를 관리하는 법을 배웠고, 환자들에게도 똑같이 하도록 가르쳤다. 그러나 걱정의 뿌리를 보고 걱정이 왜 그렇게 강한지 이해할수록, 걱정을 삶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이라는 점을 더 깊이 깨달았다. 걱정은 관리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내쫓아야 할 대상이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아무것에도 불안해하지 않고 참 평안을 갖는 것은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성경은 우리에게 그렇게 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한다는 말은 걱정을 현대생활의 일부로 인정하기를 그쳐야 한다는 뜻이다. 나처럼, 당신도 핵심 신념들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영원히 걱정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혹시 당신은 걱정을 하나님께 내어 맡기는 신뢰가 부족할지도 모르고, “…면 어쩌지” 같은 부정적 생각을 사로잡기 위해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만족의 비결이 당신을 교묘히 피하고 있을지 모른다.
당신에게 도전 과제를 주겠다. 걱정 없는 삶을 살라.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이 도전 과제를 받아들였고, 지금 당신에게 쓰는 것을 적용할 기회를 많이 만났다. 약속하건대, 당신도 걱정을 떨쳐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걱정이 살며시 기어들 때, 당신은 걱정을 둘둘 싸서 보낼 수 있다.
지금 바로, 삶에 온갖 문제가 있지만 오늘과 내일이 스스로 돌볼 것이라는 조용한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당신의 모습을 그려보라. 만족은 성취할 수 있는 목표라는 것을 믿어라. 당신의 삶에서 걱정이 점령한 곳들을 함께 들여다보고, 과연 우리가 그곳(어떤 곳이든)을 걱정에 내주길 바라는지 결정하자!
어디를 걸을지 결정하라
걱정과 관련해, 안 좋아 보이는 것을 떨쳐버리고 가능한 것을 신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환경이 어렵더라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다. 이것은 지금뿐 아니라 대공황이 극에 달했을 때도 사실이었다.
1929년 월스트리트가 무너진 후, 역사상 경제가 가장 암울했던 시대에 작사가 도로시 필즈(Dorothy Fields)는 걱정에 굴복하기를 거부하고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라는 낙관적인 노랫말을 썼다. 그녀가 전하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도전은 걱정을 뒤로하고 거리에서 햇살이 비치는 곳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어디로 걸어갈지 결정하라. 당신은 당신이 처한 환경의 어둡고 침울한 자리에 머물 수도 있고, 희망을 붙들고 밝은 쪽을 바라볼 수도 있다. 밝은 쪽은 환경이 언제나 당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전개되리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당신이 그런 환경에서라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삶의 숱한 도전에 직면할 때, 당신은 어려움을 견디며 걱정 없이 그 도전을 헤쳐나갈 수 있다.
문제는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걱정할지 말지는 당신이 결정할 수 있다. 당신은 걱정을 뒤로하고 다시 걱정을 부르지 않을 수 있다. 부정적으로 살지 않고 거리의 햇살이 비치는 곳을 걸을 수 있다. 삶의 불확실성에 걱정과 불안으로 반응할지, 희망과 확신으로 반응할지 그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걱정과 이별하기로 결정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널찍하고 자유로운 삶을 맞을 것이다.
PART 1
걱정의 실체
chapter 1
걱정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걱정과 관심은 하늘과 땅 차이다.
걱정하는 사람은 문제를 보고,
관심 있는 사람은 문제를 해결한다.
해럴드 스테판
"걱정은 누구나 다 하지 않아?"
그렇긴 해도, 이 말은 걱정이 우리에게 좋다는 뜻은 아니다! 엄마 잔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말해야겠다. 모두가 걱정한다고 해서 나까지 걱정해야 하는 건 아니다. ‘걱정은 생겨나기 마련이고 멈추거나 통제할 수 없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신체적, 정서적, 영적 건강은 걱정을 올바르게 다루는 데 달렸다.
알다시피, 걱정은 걱정을 먹고 산다. 걱정은 마음을 좀먹고 삶을 비참하게 하며 다른 데 투입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게 한다. 걱정은 우리가 으레 불안과 낙담에 이르는 부정적인 길, 대부분이 피하고 싶어 하는 길로 가게 한다. 걱정과 관련된 사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걱정하려는 결정은 바꿀 수 있다. 걱정이 우리의 생각을 침범하지만, 거기에 초점을 맞출지 말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문제는 이것이다. 걱정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관리하려 애써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 벗어날 수 있다!
사실, 걱정을 관리하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 걱정하는 시간을 매일 일과에 넣고, 걱정거리들을 기록하며, 걱정을 관리하려고 더욱 애쓸 수도 있다. 어떤 치료전문가라도 걱정은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일이다. 우리에게는 도구 창고가 있으며 거기에는 걱정 관리를 돕는 온갖 약물과 행동 전략이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인가?
더 나은 목표는 삶에서 걱정을 제거하고 평안과 만족의 삶을 기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걱정 없는 삶, 걱정하는 습관에서 벗어난 삶을 목표로 한다. 걱정 관리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뿐더러 우울하게 한다. 나는 살면서 걱정 관리를 정말 많이 해보았다. 그러나 내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걱정 관리는 간통 관리와 같아서 둘 다 분명히 잘못이고 멈춰야 한다.
여느 습관처럼, 걱정도 버릴 수 있다. 그러려면 인내와 의지와 이해가 필요하다. 자기 몸에 주목하고, 생각을 점검하며, 감정을 면밀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걱정은 생겨나게 마련이며 걱정에 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다’라는 생각에 도전한다는 뜻이다. 걱정에 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으며, 이 책은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
걱정에 매달리는 이유 중 하나는 걱정이 하기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걱정은 순간의 현실을 외면하게 해준다. 환상의 세계로 주의를 돌려서 잠시 현실과 단절하도록 해준다. 우리가 알지 못하더라도, 걱정할 때 한 가지 목적이 실현된다. 이런 까닭에 걱정이 그렇게 매력적인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대부분 걱정에 능숙하다. 지금껏 걱정할 기회가 아주 많다 보니 걱정이 일상의 자연스런 부분이 되었다. 모닝커피처럼, 걱정은 별생각 없이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습관이 되었다.
둘 중 하나다. 당신은 걱정하고 걱정을 관리할 수도 있고, 아니면 걱정을 당신의 삶에서 제거하는 쪽을 택할 수도 있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이 책은 걱정 관리가 아니라 걱정 내려놓기에 초점을 맞춘다. 걱정을 전체적으로 살피고, 각 장 끝에 걱정을 떨치도록 돕는 과제를 제시할 것이다.
관심(concern)과 걱정(worry) 사이에는 확연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걱정과 이별하려면 먼저 그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문제가 얼마나 많든,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괜찮지만, 걱정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관심과 걱정은 다르다.
사자, 호랑이, 곰, 이런…
유명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여주인공 도로시는 마법사를 찾아 노란 벽돌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소문에는, 사자들과 호랑이들과 곰들이 도로시 일행을 덮치려고 어두운 숲에 숨어 기다린다고 한다. 도로시가 관심을 보이며 묻는다. “너희 생각엔 우리가 맹수를 만날 것 같니?” 허수아비가 대답한다. “음, 그럴지도 모르지. 짚을 먹는 들짐승을 만나지 않을까?” 양철 나무꾼이 대답한다. “그런 짐승도 있을 거야. 하지만 대부분은 사자와 호랑이와 곰일 텐데.” 낯선 땅에 도달한 도로시는 공격 위협이 얼마나 진짜고 얼마나 가짜인지 전혀 모른다. 도로시는 유명한 말로 대답한다.
“사자와 호랑이와 곰이라니, 이런…”
“이런…”(oh my…)이 관심이었는가 아니면 걱정이었는가? 관심과 걱정은 어떻게 다른가? 관심과 걱정 둘 다 생각을 포함하며, 에너지를 들여 중요한 문제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 둘은 뚜렷이 다르다.
관심은 정상이고 자연스럽다. 여정에서, 도로시는 낯선 땅에 와 있으며 알지 못하는 목적지를 향해 긴 여행 중이다. 도중에 무슨 일을 만날지 모르며, 질문한다. 반대로 걱정은 파괴하며, 건강하지 못하고, 번지수가 틀렸다. 걱정스러운 생각은 삶에서 부정적 부분과 “…면 어쩌지”에 초점을 맞춘다. 관심은 우리를 전진하게 하지만, 걱정은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걱정은 두려움에 얼어붙은 허수아비다. 허수아비는 길을 따라 내려가고 싶지 않다. 짚을 먹는 들짐승을 만나면 어쩌지?
관심은 허수아비에게 ‘짚을 먹는 들짐승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럴 법하지는 않고, 더 큰 목표(마법사를 찾는 일)가 있다’는 것을 일깨우며 그를 안심시키는 양철 나무꾼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렇다.
“허수아비, 너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 네가 잡아먹힐 가능성은 아주 희박해. 그러니 괜한 걱정 그만하고 마법사를 찾을 생각이나 해!”
관심은 성숙과 성장에서 비롯된다. 관심은 필요를 돌아보고 충족하는 일을 포함한다. 현실을 보고, 공감하거나 연민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능력을 포함한다. 관심은 말한다. “우린 숲 속에 있으니 조심하자. 그렇다고 냉정을 잃으면 안 돼! 노란 벽돌길을 계속 따라 내려가고, 문제를 만나면 해결하자!” 도로시는 이것을 이해하고 일행이 행동하게끔 한다. 관심은 문제에 관해 뭔가를 할 생각으로 문제에 집중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의 통제 아래 있는 행동을 유발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게 한다.
반대로, 걱정은 핵심이 없고, 꼼짝 못하게 한다. 똑같은 문제를 비현실적 해결책이나 통제로 둘러싼다. 아주 빈번하게, 걱정은 불안을 낳는다. 사실, 걱정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목표에서 멀어지게 하고, 목적지로 나아가는 길을 막으며, 계획을 방해하고, 내내 큰 혼란을 일으킨다.
걱정과 관심을 비교한 표를 살펴보라. 당신의 생각과 느낌을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관심은 정상, 걱정은 제거 대상
관심과 걱정의 차이를 이해하면 자유로워진다. 삶과 사람들과 환경에 관심 갖는 것은 정상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미래의 계획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정상적 관심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정상적 관심이 걱정의 시간이 되게 하려는 유혹이 있다. 다음 예화는 진정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과 걱정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준다.
빌은 실직했을 때 참담했다. 돈 들어갈 데는 많고 먹여야 할 입도 적지 않은데 수입이 없으니 가족은 곧 문제에 부딪힐 게 뻔했다. 빌은 새 직장을 못 구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는 대신, 곧바로 새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이력서를 새로 쓰고 여기저기 연락을 취하며 적극적이고도 긍정적으로 새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실직에 대한 적절한 관심은 그에게 자극제가 되었다. 그는 결과를 깨닫고 행동을 취했다. 이게 관심이 하는 일이다. 관심은 지금 여기에 초점을 맞추게 하며, 상황이 부정적이더라도 현실을 외면하지 않게 한다. 또한 우리가 계획하고 전진하도록 돕는다. 관심은 우리의 계획을 방해하지 않으며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지도 않는다.
걱정하는 빌이라면 달랐을 것이다. 밤새 잠도 못 자고 두려움에 얼어붙어서 앞으로 잔뜩 빚지게 될 것을 상상하고, 내가 이렇게 저렇게 했다면 실직을 피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걱정이 실직한 원인을 분명하게 드러내주고 새 직장을 구하려는 그의 행동을 바꿔놓았다면 그나마 생산적이었겠지만, 걱정하는 빌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부분들(얼어붙은 인력 시장, 자신의 나이, 젊은 동료들과 경쟁할 능력, 자신의 지출에 걸맞은 직장 구하기)에 집중하는 것뿐이다. 공포가 밀려들고, 자신에게 불리한 게 너무 많다고 믿을 것이다. 불안이 그를 엄습하고, 그는 걱정에 눌려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관심을 가지면 당신은 순간을 살되 삶의 현실을 무시하지 않는다. 문제와 도전을 보면서도 계속 전진한다. 그러나 걱정을 하면 문제와 도전에 갇혀 꼼짝도 못하고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관심 다음은 걱정이 아니라 행동이다
우리의 목표는 걱정과 이별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관심이 걱정으로 변하지 않는가? 관심과 걱정을 가르는 경계선이 있을까? 나는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자신이 언제 그 선을 넘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배우자와 싸웠는데 배우자가 이혼하겠다고 위협했다고 하자(이런 위협은 부부싸움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싸움이 격해졌다. 그러나 당신은 마침내 잘 이겨냈다. 사과도 오갔고, 배우자는 이혼 얘기는 절대 진심이 아니었다고 했다. 순간 흥분을 못 이겨 상처 주는 말을 했던 것이다.
그다음 주에 또 다른 갈등이 일어난다. 그 순간, 당신은 지난번 싸움이 떠오른다. ‘남편이 이혼을 원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당신은 그 생각에 골몰하지 않고 현재의 갈등을 해결하기로 결심한다. 이번에도 두 사람이 그럭저럭 갈등을 해결한다. 이번에는 이혼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당신은 지난번 싸움을 다시 떠올린다. ‘남편이 말은 안했지만 이번에도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을지 몰라. 나랑 그만 살고 싶은 거 같아. 그게 아니면 뭐겠어?’
당신의 생각은 정상적 관심에서 걱정으로 옮겨간다. 당신은 ‘마음 읽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배우자와의 관계가 문제에 빠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당신은 과거의 언급에 관해 묻는 대신에 무엇이 진심이고 무엇이 진심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하며 안달한다. 걱정이라는 정신 체조가 시작된다!
과거의 부정적 일에 눌러앉아 그 일이 되풀이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 한, 그 부정적 일은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일이 있은 지 오랜 후에도 그 일에서 부정적 생각이 떠나지 않을 때, 걱정이 생겨난다.
이 경우, 이혼 얘기에 대한 관심이 있었으나 그건 다 끝난 얘기고 과거 일이었다. 그러나 부정적 생각을 되살려내자 부부 관계에 대한 걱정이 일어났다. 만일 당신이 ‘이혼 얘기는 헛 나온 말인가, 작심하고 한 말인가? 혹시 도발하는 한 방식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다른 무엇이었을까?’ 하고 이혼 얘기의 잠재적 의미에 신경이 쓰인다면, 예방 전략은 배우자에게 과연 그 얘기가 진심이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이혼 얘기가 당신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의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것은 당신이 잠재적으로 걱정스러운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취하는 하나의 행동 단계이자 행동 방식이다.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 이혼 얘기가 스스로 살아나 걱정으로 바뀐다.
앞선 예를 분석해보면,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 과거 일이 되살아났다. 둘째, 그 일을 부정적인 쪽으로 생각하며, 그 말의 진의를 분명히 밝히는(문제해결 기술) 대신에 의심에 기대어 행동했다. 과거가 되살아나고 부정적인 쪽으로 생각할 때, 관심은 걱정으로 옮겨간다.
또 다른 예가 있다. 제니퍼는 살이 찌는 것을 알아차렸다. 바지가 꽉 끼었고, 심심할 때 뭔가를 먹었다. 제니퍼는 체중 증가에 관심을 두었고, 행동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심심할 때, 뭔가를 먹는 대신 크로스 퍼즐을 맞췄다. 그러자 생각이 먹는 데서 멀어졌다. 체중 증가에 대한 관심이 그녀로 행동하게 했고, 계획을 세우고 통제를 벗어났다고 느껴지는 부분에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게 했다.
제니퍼는 관심에서 걱정으로 쉽게 옮겨갈 수도 있었다. 이런 식이다. 살 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만 생각하는 것이다. 어쨌든 다이어트에 여러 번 실패해 살이 찌곤 했으니 예전의 실패에 매이고, 심심할 때 뭔가를 먹는 현재의 습관을 버리기가 얼마나 어려울지에 매일 수 있다. 다시 실패한다면? 살을 빼지 못한다면? 옷이 안 맞게 될 것이다. 이미 바지가 꽉 낀다. 암울하다. 불안이 커지면서 그녀는 뭔가를 하는 것에 절망감을 느낀다. 불안해서 한 발도 나아갈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그녀는 이제 문제에서 빙빙 돌고 있고, 움직이지 않게 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녀는 낙담에 빠져 도움이 될 만한 그 어떤 전략도 세울 생각을 않는다. 과거의 실패에 집중하면 걱정만 키운다.
우리는 삶에서 사건들과 문제들과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가? 물론이다. 우리의 관심사에 관해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물론이다. 시편에 잘 나타나듯이, 다윗 왕은 정기적으로 이렇게 했다. 관심과 카타르시스는 걱정이 아니다. 걱정은 관심과 카타르시스를 넘어 줄줄이 문제로 이어진다. 한 마디로, 걱정은 뒤돌아보며 실패를 되찾아가고, 앞을 내다보며 더 나쁜 상황을 가정한다.
두려움은 걱정의 사촌
걱정은 자주 두려움과 연결된다. 걱정과 관심이 다르듯이, 걱정과 두려움도 다르다. 이 부분을 함께 생각해보자. 따뜻한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상어다!”라고 소리친다. 이 순간, 두려움은 자연스런 반응이다. 두려움은 위험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으로 우리 몸에 각인된 경고 체계다. 위험은 구체적이고, 때맞춰 재빨리 왔다가 사라지며, 우리의 감각을 예리하게 한다. 상어가 나타났을 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건강하다. 두려움은 경고처럼 작동하며, 자주 우리에게 행동을 촉구한다. 이 경우, 최대한 빨리 헤엄쳐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걱정은 조작된 두려움의 한 유형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을 다룬다. 예를 들면, 걱정은 다시 바다에서 수영할 때 일어난다. 이번에는 상어의 위험이 없다. 그런데도 상어가 있을까봐 걱정한다. 수영하는 내내 불안을 느끼며, 그럴 증거가 없는데도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 물 뒤에 위험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일어난다. 바꾸어 말하면, 걱정이 두려움을 먹고 “…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마음에 덧붙인다. 생각은 현실에서 위험의 가능성으로 옮겨간다. 현재 위험이 없는데도, 마치 위험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생각한다. 걱정은 상어가 나타났던 때를 기억하고, 바로 지금 상어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이렇게 되면 두려움이 되살아난다.
두려움이 걱정의 중심에 있을 때가 많다. 두려움은 “…면 어쩌지”라는 걱정의 사이클을 시작하게 한다. 상어가 숨어 있으면 어쩌지? 내가 물에 빠지면 어쩌지? 내가 빠르게 헤엄치지 못하면 어쩌지? 내가 곤경에 빠진 걸 아무도 못 보면 어쩌지? 끝이 없다. 걱정은 실제 위협이나 생각 속의 위험(두려움)을 취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집중하는 도구로 삼는다. ‘난 차에 치이거나, 벼락을 맞거나, 주식 시장에서 돈을 잃을 수도 있어…’ 끝이 없다. 두려움은 구체적 사건이나 경험으로 그 기원을 추적해낼 수 있지만, 걱정은 모호하며 제대로 정의되지도 않는다.
<사이콜러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실린 기사에서, 전직 하버드대 교수 에드워드 할로웰(Edward Hollowell) 박사는 걱정을 “두려움의 특별한 형태”로 묘사했다. 그는 일단 예측과 기억과 상상과 감정을 더하면 단순한 두려움이 점점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두려움의 특별한 형태”는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며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위협한다. 그가 옳았다. 걱정을 해부해보면 대개 그 뒤에 두려움이 있다. 생각과 감정과 상상이 우리를 두려움으로 이끌어가도록 두면 그 두려움이 걱정으로 바뀔 수 있다.
걱정이 불안으로 이어지면
당신은 걱정과 불안이 그리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는 정도와 복잡함의 문제에서 이 둘을 다르게 본다. 불안은 육체적, 정서적, 행동적 요소를 갖는다. 불안하면 심장이 요동치고 손에 땀이 나며 혈압이 올라가고 동공이 팽창한다. 정신적으로, 불안은 부정적인 혼잣말과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지불식간에 떠오르는 사고)를 포함한다. 행동적으로, 불안은 상황을 외면하고 회피하게 한다.
걱정은 불안의 정신적 부분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걱정은 부정적 가능성을 고취하는 부정적 형태의 혼잣말이다. 위험과 위협에 대한 정상적 생각을 넘어,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고 낙담하게 하는 일종의 자기 학대이다.
걱정은 몸에서 불안으로 인한 흥분을 일으킨다. 이런 흥분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꾸물거리게 되며, 관계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두려움과 마찬가지로, 만성 불안은 몸에 스트레스를 주고 일상생활을 방해하며, 우리의 기쁨을 앗아간다.
걱정을 방치하면 불안과 관련된 숱한 무질서로 이어질 수 있다. 걱정이 생활방식이 되고 삶의 다양한 부분을 포함하게 되면 범불안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몸의 좋은 신호를 잠재적 질병으로 해석할 때, 건강에 대한 불안, 곧 심기증(心氣症)이 일어난다. 자기비판, 죄책감, 무능력감과 무력감, 비관주의의 형태를 띠는 걱정은 우울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강박관념에 거슬리고 위협적인 강박 행동이 뒤따르는 것이 강박장애의 특징이다. 걱정이 통제 상실 및 두려움을 포함할 때, 공포를 느낀다. 트라우마를 겪은 후 더 많이 위험을 걱정하고 트라우마를 회상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창피와 사회적 수행에 대한 걱정은 그 정도가 심해져 사회불안장애나 사회공포증(대인 기피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마침내, 대상이나 사물에 대한 두려움은 개나 거미나 높은 곳을 두려워하는 특정 공포증으로 바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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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도전 과제가 있다. 당신의 몸이 자연스런 두려움이나 불안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라. 그러나 두려움이나 불안을 역기능 친구처럼 오래 방치하지 말라. 걱정스러운 생각들이 두려움에 기초하거나 불안을 일으키는 만성 문제가 되기 전에 그것들을 파악하라. 걱정과 관심, 두려움과 불안이 어떻게 다른지 파악하라. 걱정이 당신을 불안과 두려움의 상태로 이끌어가지 못하게 하라. 이 책의 나머지 부분은 당신이 이런 목표를 이루도록 도와줄 것이다.
걱정 버리기 처방전
몸(Body)
몸의 긴장을 점검하라.
심장이 빨리 뛰고 쿵쾅거리거나, 손바닥에 땀이 나거나, 숨쉬기가 어렵거나, 속이 더부룩하거나, 자주 화장실에 가거나, 설사를 하거나, 근육이 경직되거나, 두통이 있거나, 피로를 느끼거나, 잠을 못 자는 등… 당신의 몸에서 불안의 징후들이 나타나는가?
당신의 몸을 살펴서 스트레스, 불안, 두려움, 걱정과 함께 생겨나는 신체적 느낌을 파악하라.
마음(Soul)
당신의 관심사를 열거해보라. 당신을 성가시게 하거나 잠재적으로 걱정으로 변할 수 있는 것들 말이다. 24쪽의 표(걱정과 관심의 차이)를 이용해 당신의 각 관심사를 살피고 점검하라.
1. 이것은 관심인가, 아니면 걱정으로 바뀌었는가?
2. 이것은 내 통제 아래 있는 관심인가, 아니면 나의 통제를 벗어난 관심인가?
3. 이것이 나의 통제 아래 있다면, 나는 이것에 대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4. 이것이 나의 통제를 벗어나 있다면, 나는 이것을 걱정하지 않고 그대로 둘 수 있는가?
당신의 목표는 이 책을 덮을 때쯤 이 목록을 비우는 것이다.
영혼(SPIRIT)
당신의 관심사를 하나님께 내어놓아라. 신명기 31장 8절을 묵상하라.
여호와 그가 네 앞에서 가시며 너와 함께하사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니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놀라지 말라
주의 : 자신이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자신의 일상생활이 방해를 받을 정도로 걱정한다고 느낀다면, 불안장애를 다루는 훈련을 받은 정신건강 치료사를 만나보는 것을 고려해보라. 평가가 당신의 걱정이 불안이 되었는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불안장애는 치료가 가능하며, 당신은 도움 받을 수 있다.
chapter 2
걱정 내려놓기가
특히 힘든 사람들
걱정은 흔들의자 같다.
당신에게 할 일을 주지만
당신을 아무 데도 데려가지 않는다.
글렌 터너
인생이 걱정거리를 너무 많이 줘서 우리는 잠시 걱정을 멈추고 무엇이 걱정인지 생각해볼 여유조차 없는 것 같다. 사실, 여러 요소가 걱정에 기여한다. 생물학, 삶의 환경, 경험들이 한몫한다. 그래서 걱정과 작별하기가 남들보다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걱정을 부추기는 요인들
걱정 유전자
유전자가 걱정에 한몫한다.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하는 두 학생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한 명은 밤새 시험공부를 하고 아침에 녹초가 된 채 시험장에 앉았다. 다른 학생은 전날 밤 대충 훑어보고 잠자리에 들었으며 시험장에 차분하게 앉아 문제를 풀었다. 둘의 차이를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이 경우, 생물학으로 설명된다. 앞의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걱정에 더 매여 있다.
유전자가 한몫하는 또 다른 경우가 있다. 두 사람이 파티에 갈 준비를 한다. 파티에는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이 온다. 한 사람은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신이 난다. 다른 사람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을지,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긴장을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파티에 어울리지 않게 입거나, 파티에서 결례를 범하거나, 음료수를 엎지르거나, 그 밖에 어떤 창피한 실수를 하면 어쩌지… 그날 밤의 불확실성에 한 사람은 에너지가 솟지만, 다른 사람은 거의 마비될 지경이다.
두 경우 모두 생물학의 중요한 역할을 보여준다. 불안해하는 성향(기억하라, 걱정은 자주 불안과 연결된다)을 타고난 사람들에게는 걱정꾼을 만들어내는 유전자 구성이 있다. 과학은 개인의 성격이 DNA에 암호로 저장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암호들이 우리로 걱정하는 성향을 갖게 할 수 있다.
2007년, 예일대학 연구팀이 만성 걱정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 ‘과도하게 생각하기’(overthinking)라고 이름을 붙였다. ‘걱정 유전자’(worry gene)는 부정적 생각들에 집착해 되새기는 성향을 예측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의 결과다. 사실, 걱정꾼들은 계획, 추론, 충동 조절과 관련된 뇌의 여러 부분이 더 많이 작동한다.
뇌의 여러 부분이 하나의 회로로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 방식이 위험과 위협적인 사건에 보이는 반응을 규정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회로가 더 활발하게 작동해 더 많은 불안과 좌절을 느낀다. 강박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그런 경우이다.
스웨덴과 독일 과학자들도 어떤 사람들에게 쉽게 극복되지 않는 두려움이 일어나는 것은 두 유전자 때문이라고 믿는다. 과학으로 당신을 압도하지 않더라도, 핵심은 유전자 구성이 환경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어떤 사람들을 두려움과 불안에 더 민감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 왜 자신이 걱정하는지를 덜 걱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당신이 걱정에 민감한 것을 걱정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새로 발견된 이런 불안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라도, 걱정이 고개를 내밀려면 삶에서 큰 스트레스 사건들이 있어야 한다. 걱정하는 성향을 가졌다는 말이 자동적으로 치킨 리틀(Chicken Little,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주인공.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무언가에 머리를 맞고는 하늘이 무너진다고 확신해 온 마을을 혼란으로 몰아간다―옮긴이)이 되리라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당신은 더욱 의도적으로 걱정을 쫓아버려야 할 것이다.
부정적인 경험
걱정은 또한 환경에 오랜 시간 반응하면서 배울 수 있는 그 무엇이기도 하다. 삶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지진이 한 사회를 뒤흔든다. 가족 중 누군가가 암 선고를 받는다. 아들이 아프가니스탄에 간다. 갓 태어난 아기의 심장에 문제가 있다… 이런 어려운 경험들은 정상적 일상을 뒤흔들어 일상의 삶이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걱정을 불러올 수 있다. 환경이나 어려운 순간이 확신을 뒤흔들 때, 걱정은 자연스런 반응일 수 있다.
나는 이것을 9.11 직후에 알아차렸다. 비행 금지가 풀리고 며칠 후에 비행기를 타야 했는데, 비행기에 오르자 그날 탑승객들에게서 평소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승객들은 같은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폈다. 전에 없던 모습이었다. 중동 사람의 외모를 한 승객을 특히 유심히 뜯어보았다. 자리에 앉아서도 여느 때와 달리 바짝 경계하며, 다른 승객들의 행동을 자세히 살피고, 혹시라도 불안한 낌새를 보이지 않는지 주시했다. 대부분 불안해 보였고 여느 때와 달리 조용했다. 내 옆에 앉은 여자는 비행기를 처음 타본다고 했는데,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통제할 수 없었던 9.11 사건이 걱정을 한껏 키운 게 분명했다. 사람들은 최근에 일어난 테러 때문에 특히 취약하다고 느꼈다.
부정적인 인생 경험은 자신이 약하고 무력하다는 느낌을 일으켜서 우리를 더 걱정하기 쉽게 만든다. 이런 감정을 많이 경험하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를수록 걱정하기가 더 쉬워진다.
예를 들어, 당신이 알코올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예측 불가능한 일을 수없이 겪었을 것이다. 어느 날은 아버지가 술이 잔뜩 취해 기분 좋게 집에 들어왔는데, 그다음 날에는 행패를 부릴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도무지 예측할 수 없었고,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어린 시절의 당신은 약하고 힘없는 처지였을 것이다.
당신이 학대를 경험했거나 가족 중 누군가 정신병자나 중독자였을 경우도 다르지 않다. 자신이 약하고 무력하다고 느낄수록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현실을 회피하는 잘못된 방법으로 걱정을 더 쉽게 사용하게 된다.
통제 불가능한 상황
어떤 상황이든 통제 불능이라 느껴지면 걱정을 일으킬 수 있다. 주일학교 유치부 어느 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