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적 감각으로 세상을 해부한 여섯 편의 작품들 대통령이 유신이라는 이름으로 무한한 권력을 움켜쥐려 한 어두운 시기, 추악한 인간성과 죄의식을 미스터리와 오컬트적 요소를 활용해 그려낸 무경의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가 2024년 제18회 황금펜상으로 선정되었다. 수상작과 함께 홍선주의 <회귀>, 장우석의 <고양이 탐정 주관식의 분투>, 박건우의 <환상통>. 정해연의 <원해>, 김범석의 <깊은 산속 풀빌라의 기괴한 살인> 5편의 우수작을 함께 수록했다.
임신중단의 책임을 남성에게 묻다 낙태죄가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고 사라진 2019년 이후, 한국에서 임신중단은 '범죄'가 아닌 여성의 선택이 되었다. 그러나 2022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서 미국 여성 수백만 명이 임신중단에 대한 헌법상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처럼 아직도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는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가브리엘르 블레어는 논쟁의 초점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임신은 여성 혼자 하는 것이 아닌데, 왜 임신중단에 관한 논쟁에서는 남성의 책임을 이야기하지 않는가? ‘원치 않는 임신’을 초래하는 무책임한 남성들을 고발한다. 모두를 위한 간단한 해결책이 여기 있다. "책임감 있게 사정하라."
내가 만난 고양이, 나를 만난 고양이 30여 마리 고양이와 한 마리 개, 그리고 반려인이 함께하는 미아 힐링하우스 이야기. 예쁜 고양이 사진을 모으는 데 집중하기보다 고양이들과 한 마리의 개 그리고 인간이 서로를 돌보고, 온기를 나누며 가족이 되어 가는 모습을 담고자 했다. 이 책은 그렇게 주고받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미아 힐링하우스의 일원이 되어,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따스한 마음을 전해 받고 있을 것이다.
압축 성장 대한민국은 왜 복합 위기의 길로 들어섰나 대한민국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는 이제 낯설지 않다. 인구 절벽과 초고령화 사회 진입,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등에 더해 기후 재난 등 지정학적 문제들이 중첩된 복합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소멸의 ‘속도’다. 압축 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은 압축 소멸을 코앞에 두고 있다. 과연 정치 소멸과 국가 소멸이라는 양대 위기를 어떻게 막아 내야 할까? ‘벼락 발전한 것은 벼락 소멸하기 마련’이라는 자조를 단호하게 배척하고, 지금 우리가 처한 국내외 상황을 차분하고 냉정하게 분석해 이 책에 담았다. 소멸을 앞둔 시한부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혼자라고 느껴질 때 스스로 생활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자립 청소년 무한. 어느 날, 늘 혼자였던 무한의 집에 외계인 휴 빌이 찾아온다. 우주를 떠돌다 신호를 받고 이곳에 왔다는데…. 자신의 생활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버겁고, 그저 어제와 같은 오늘을 바라는 무한은 외계인의 존재가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함께 지내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던 자신의 생활을 들여다봐 주는 휴 빌이 어쩐지 행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언젠가는 사라질 행운이 두려우면서도 점점 어제와 다른 오늘을 기대하게 되는 무한. 과연 휴 빌과 함께하는 무한의 내일은 어떻게 펼쳐질까?
'한병철 사유'의 정수가 여기에 있다 현존하는 철학자 가운데 가장 많이 읽히는 철학자인 한병철. 이 책은 곧 한병철이다. 아 책은 한병철의 가장 고유한 목소리를 담아낸 유일한 책이다. 한병철의 사유의 유래와 음조와 지향, 그리고 그가 펴낸 숱한 책들을 관통하는 사유의 궤적까지 담아낸다. 왜 세계는 한병철에게 열광하는가. ‘진단과 명명의 철학자’ 한병철의 사유는 무엇으로부터 발화되는가. 그의 시선은 지금, 무엇을 직시하고 있는가.
돌보는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사회 팬데믹 이후 돌봄노동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돌봄은 여성의 전유물이며 노동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돌봄이 주로 사랑하는 관계인 가족, 애인 사이에서 무상으로 충족되는 경우가 많아 노동과 연결 짓는 것을 터부시하는 탓이 아닐까. 저자 알바 갓비는 돌봄은 곧 사랑이라는 공식에 의문을 던지며 '신성한 돌봄'에 대한 환상을 깨부순다.
낯설지만 반가운 순우리말 그림 "뚝별씨, 머드러기, 으밀아밀, 새물내... 혹시 처음 들어보셨을까요?" 일러스트레이터 잉아가 친근하지만 생소하고, 반갑지만 낯선 42개의 순우리말을 그림으로 소개한다. 작가만의 호쾌하고 정겨운 일러스트에 단어마다 쉽고 다정한 설명을 더했다. 순우리말이라는 커다란 나무로 향하는 옹긋옹긋 디딤돌.
2023 부커상 수상작 "조만간 고통이 두려움보다 더 커질 것이고, 두려움이 사라지면 이 정권도 사라질 것이다"전체주의에 휩쓸린 아일랜드. 그곳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 작가가 "시리아 난민에 대한 명백한 무관심"이 집필의 발단이 되었다고 밝혔듯, 명백한 현실을 허구로 전복함으로써 완성해낸 통렬한 소설. "그 어떤 것에도 개의치 않고 국가 폭력과 내몰림의 현실을 그렸다" "오늘날 많은 정치적 위기와 공명하면서도 오로지 문학성으로 승리한 책"이라는 평과 함께 2023 부커상을 수상했다.
살아내고 말하고 저항하는 몸들의 인류학 꼭 인류학자가 아니라도 우리는 주변에서 다양한 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파도 애써 담담한 척하는 몸, 숨이 차올라도 별일 아닌 듯 다음 배송지로 이동하는 몸, 온갖 가시 돋친 답변들에도 웃으면서 전화를 끊지 않는 몸. 그 몸들은 미세한 눈가의 떨림으로, 숨도 쉬기 버거운 몸놀림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이 책은 수없이 많은 몸이 ‘살아내고, 말하고, 저항하는’ 울림들을 기록한 것이다. 사회의 아픔이 어떻게 우리 몸에 반영되어 구부러지고 아픈 몸이 되는지를 이야기한다.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몸의 슬픔, 사회와 문화가 만든 몸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내 몸은 나의 것'이 아니라 '몸이 곧 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삶의 한계에 도전하는 동물들, 그 경이로움에 관하여 많은 동물은 암에 걸리지 않고, 비만이 되지도 않는다. 코끼리는 정말 암에 걸리지 않을까? 태생적으로 긴 목을 타고난 기린은 어떻게 심혈관 질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여전히 한계가 분명한 인간의 문제를 탐구하며 그 답을 자연의 동물을 통해 펼쳐놓는다. 진화생물학은 물론 세포학, 발생학, 미생물학 분야를 넘나들며 우리가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신체적, 사회적 시스템을 탐색해 본다. '동물'이라는 이웃이 들려주는 지구에서 살아남는 법.
절판 20년 만에 다시 출간된 화제의 펀딩작 초판 발행 후 한동안 절판 상태였으나, 반드시 읽어야 할 불후의 '모던 클래식'으로 평가받으며 절판 20년 만에 원작의 디테일을 오롯이 살려 개정 결정판이 출간되었다. 한국의 유관순, 프랑스의 잔 다르크와 성녀 테레즈, 그리스 신화의 아홉 뮤즈들, 저자의 어머니 허형순, 차학경 자신 등 여성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포스트모더니즘적 구성과 표현으로 디아스포라, 여성주의, 다문화주의, 탈식민주의까지 아우르는 선구적 실험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