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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오은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2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정읍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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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몬테크리스토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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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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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끝이 있을까. 기억에 두서가 있을까. 마테오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고 오래전과 얼마 전을 오가며 자살한 연인에 대한 기억을 모은다. 흔적을 징검돌 삼아 그리움과 죄책감에 사로잡히다 마침내 고통과 한 몸이 되려고 한다. 사랑의 끝까지 직면하려고 한다. 남겨진 사람은 남은 삶을 살아야 하니까. 온갖 감정이 뒤섞인 눈송이들이 발버둥 치며 눈사태를 이룬다. 이 사태에 휘말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깊고 아프고 아름답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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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기쁨과 슬픔이 마구잡이로 뒤섞인 혼탁한 혼탕이다. 그 혼탕에 몸 담그며 임지은이 발견하는 것은 낙차다. 낙차는 높낮이나 시간, 수준 등의 차이로 나를 일깨운다. 성찰 이후에 생생해지는 것은 어김없이 나다. 그는 “냉장고의 소음”에서 “사시사철의 슬픔”을 감지하고 “후회가 하는 일”로부터 “꿈꾼다는 증거”를 발견한다. 어쩌면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은 곡절 없이 좋아하는 것들을 몇 곱절 더 소중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나무가 갈색이지만 갈색이지만은 않”듯, 그에게는 모노톤의 일상조차 형형색색의 현장이다. 삶에 도사린 갖가지 모순과 양가적 감정은 번번이 그를 뒤흔들지만, 그때마다 임지은은 더욱 세게 용기를 움켜쥔다. 연중무휴로 사랑하고 헤아리는 이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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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멜리아 싸롱』은 가을에 미리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소설이다. 포장을 보고 무엇인지 호쾌하게 예상하지만, 포장을 벗긴 뒤 예상치 못한 내용물에 당황하고 마는.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다사다난한 과거, 복잡다단한 현재를 거쳐 우리는 과연 어떤 미래에 도착하게 될까. 어쩌면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사실이 이야기의 본질이자 삶의 동력일지도 모른다. 때 이른 선물을 받고 이 지긋지긋한 삶에 기꺼이 얽히고설키고 싶어진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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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멜로디』는 지금-여기의 이야기다. 언제나 있었고 언제고 있을 이야기다. 조해진은 폭설 속에서도, 전쟁중에서도 어떻게든 온기를 찾으려 한다. 엄혹한 상황에서도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손 내미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빛이 피사체를 감싸는 순간의 온기”가 스민 문장들을 읽다가, 그의 소설을 읽는 시공간이야말로 그 온기가 발산되는 현장임을 깨닫는다. 인간이 사랑과 상처를 주고받듯, 빛과 멜로디는 흐르다 어느 순간 스며든다. 시리아에서, 레바논에서, 남수단에서, 가자지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삶이 바로 이곳에 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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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식의 보고(寶庫)’보다는 ‘지혜의 곳간’에 더 가깝다. 책을 구심점 삼아 사람을, 나아가 삶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바깥에서 길어 오는 것이 지식이라면 안으로부터 움트는 것이 바로 지혜다. 지혜의 곳간 안에는 고통, 죽음처럼 우리가 절대 비껴갈 수 없는 상황도 있고 안정, 품격, 행복처럼 어떻게든 지켜내고픈 가치도 있다. 허연은 문학과 철학, 과학을 아우르며 동서양을 가로지르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미래를 가리키는 나침반 하나를 우리에게 건넨다. 덧없음에서조차 빛있음을 발견하고 잡음 속에서 어떻게든 고유음(固有音)을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삶이 팍팍할 때마다 펼칠 책이, 받아적을 문장들이 생겼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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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눈시울과 목울대가 동시에 뜨거워졌다. 눈물을 참고 울음을 누르며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축축했다. 이 축축함은 남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각이다. 투병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본 이만이, 의사의 말 한마디에 하루에도 몇 번씩 희망과 무력감 사이를 오가던 이만이 간직할 수 있는 감정이다. 복통을 호소하는 엄마의 배를 마사지하며 자장가를 부르는 마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선히 손이 묶일 때, 삶을 실감하는 순간은 깊고 뜨거워지는 것이다. 이 곡진함 앞에서는 손이 닳아도 좋았다.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4일 출고 
이주란의 소설을 읽고 ‘신세’에 대해 떠올렸다. 어쩌면 신세를 지고 끼치고 갚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동시에 누군가와 만나는 일은 인생의 한 ‘시기’에 방문하는 일이기도 하다. 시기는 퇴사나 이별, 죽음 등으로 인해 단절되곤 하는데, 적당히 거리를 두는 적절한 사람이 있어 “다음이 있다는 마음”(「서울의 저녁」)은 단절을 다시 연결로 이끈다.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려고 무던히 애쓰지만 선을 넘지는 않는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면 다시 혼자가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끝나도 삶은 계속되듯, 떠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희망 쪽을 향해 있다. 이 무자비한 세상에 맞서 “무자비한 따뜻함”(「어른」)을 전하는 그의 소설에 또다시 큰 신세를 입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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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시시(時時)로 시를 읽는다. 시를 읽을 때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거나 미래를 비추어본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수시로 현재와 시를 잇는다. 삶의 장면에서 끊임없이 시를 길어 올리려고 애쓴다. 그런 점에서 《시의 언어로 지은 집》의 저자 허서진은 확실히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랑 덕분에, 사랑 때문에 《시의 언어로 지은 집》에서는 매일이 분주하다. 아이의 말 한마디로부터 어떤 시가 불꽃처럼 피어나기 때문이다. 그 불꽃은 가정과 학교를 가로지르며 어느새 물보라처럼 피어오른다. 시의 세계에서는 불꽃과 물보라가 공존할 수 있음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모순과 역설이 넘쳐나는 시대, 시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감정을 다스리고 생각을 매만지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저자는 서슴없이 글로 보여준다. 말맛과 글맛이 만나 살맛이 되는 현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가 시를 읽을 필요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손이 닳도록 건네고 싶은 책이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발 벗고 나서서 알리고 싶은 책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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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전자책 : 7,200 보러 가기
��편지의 시대��를 읽으며 편지 쓰는 마음을 떠올린다. 다정함, 애절함, 간곡함…… 안부를 묻는 말에 더하지 못한 사정을 헤아린다. 편지를 쓰면서 우리는 달라진다. 속마음을 감추면서, 명랑을 과장하면서. 받은 편지를 읽으며 우리는 또 한번 달라진다. 행간에 생략된 말을 떠올리면서, 주워섬긴 말들을 그러모으면서. 그러므로 편지를 쓰고 읽는 일은 “자기의 허물을 몰래 불태우”(「허물」)는 일, “우리는 예전의 우리일 수 있을까”(「…에서 온 이메일」)라고 물으며 ‘함께’의 시간으로부터 자발적으로 사라지는 일이다. “엽서는 모든 것을 말하려 하지만……”(「결괴」)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당신에게 하고픈 말을 물 위에 적어”(「물 아래 편지」)도 그 말이 물 아래까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편지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여전히 누군가는 혼잣말로 노래를 만들고 그것을 엽서에 묵묵히 적어 내려가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너의 슬픔을 알면서 나는 너에게 가지 못하”(「언덕 위 관음」)기에 우리는 편지를 쓴다. 그것을 쓴 사람에게로 마침내 되돌아온다는 걸 알기에 우리는 편지를 쓴다. 세밑에 “이토록 붐비는 사랑이라니”(「롱 러브레터」), 모처럼 길모퉁이 우체통처럼 반가운 시집을 만났다.
10.
  • 감정도서관 - 사색하는 머무름, 머무르는 사색들 
  • 정강현 (지은이) | 인북 | 2023년 12월
  • 16,900원 → 15,210원 (10%할인), 마일리지 840
  • 9.5 (17) | 세일즈포인트 : 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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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으로 향하는 문을 열기 위해 기꺼이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이 있다. 책과 사람, 여행 등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예사롭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낯선 세계 속으로 선선히 걸어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몸을 경유해 각양각색의 마음을 살피는 사람이 있다. 작고 연약한 것들의 소리에 성심껏 귀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정강현이다. 그가 이 책에서 건져 올린 동사와 형용사는 하나같이 삶을 수놓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치기 쉬운 감정을 직면하는 자에게만 제 비밀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색하고 공감하고 성찰하고 때로 자책하기도 하면서, 정강현은 감정의 갈피를 잡고 마음의 밀도를 헤아린다. 항시 곁에 두고 심신이 시큰거릴 때마다 열어보고 싶은 책, 방문하고 싶은 도서관이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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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전자책 : 10,800 보러 가기
정원이 그리는 세계는 기묘하다. 각기 다른 이야기가 퍼즐 조각처럼 연결된다. 손과 손이 맞닿아 온기가 되는 것처럼 따뜻하고 말과 말이 오가며 대화가 되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외투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때마다 잡히는 손난로처럼, 심장처럼. 그 세계는 여자 이름, 남자 이름이 따로 없는 사회고, “한국 사람 다 됐네” 같은 말에서 구별을 발견하는 사회고, 노 키즈 존과 손주를 위해 놀이터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할아버지가 공존하는 사회다. 이제 우리는 그가 건넨 퍼즐 조각을 이어 붙여 퍼즐을 완성해야 한다. 짝꿍, 짜장 라면, 급식, 떡볶이, 우산, 여름 방학, 강아지, 할머니, 어린이… 말줄임표 뒤에 나만의 소중함을 적어 넣는다면, 올겨울에는 눈 결정(結晶)처럼 근사한 퍼즐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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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전자책 : 9,000 보러 가기
홍은전의 글을 읽을 때면, 굳건하다고 믿었던 논리 체계가 와르르 무너진다. <나는 동물>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체계는 편견이라는 벽돌과 고정관념이라는 이음쇠로 만들어진 것이다. 무너진 벽돌 저편에는 이편에서는 결코 알지 못했던(않으려고 했던) 세계가 펼쳐져 있다. 그 세계를 촘촘하고 친절하게 기록한 저자 덕분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이 번쩍 뜨인다. 탈시설, 동물권, 장애인 운동 등 그간 나하고는 상관없다고 벽을 쳐두었던 일들이 눈물로, 아우성으로,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대체로 무관심했거나 관성에 기대어 옳고 그름을 따졌던 많은 일들이, 실은 무지에서 비롯되었음을 절절히 깨닫는다. 싸움에도 빛이 있다는 사실에 작은 희망을 품으며 책을 덮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 다른 눈을 갖게 된 것 같다. 홍은전은 말한다. “다른 근육과 감각을 쓰게 되었다는 것, 그것은 다시 태어났다는 뜻이다.” 나는 다시 태어났다. 나는 동물이다. 그처럼 나도 좋은 동물이 되고 싶다.
1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7일 출고 
『겨울의 색채』를 읽고 맨 처음 떠올린 것은 장면이었다. 주사위가 던져진 직후, 말은 어쩔 수 없이 이동해야 한다. 낚싯대가 드리워진 직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한다. 장면은 회화나 사진처럼 으레 2차원으로 시작되지만, 평면에서 우리는 입체적인 삶을 상상해야 한다. 이는 활자를 마주한 뒤 머릿속에서 그것을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과정과도 닮았다. 눈은 진눈깨비로 내리기도 하고 폭설로 퍼붓기도 한다. 장면에 색을 입히는 것도, 눈의 감촉을 떠올리며 볼을 쓸어내리 는 것도, 등장인물의 말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것도 독자의 몫이다. 그의 소설을 읽는 일은 적극적으로 장면에 가담하는 일이다. 소설집을 읽고 마지막으로 떠올린 단어는 속수무책이었다. 정확히는 손이 묶인 상태에서도 어칠비칠 앞으로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말이다. 덕분에 앞이 캄캄할 때는 뒤가 더 많은 말을 하기도 함을 알았다. 눈밭 위에 발자국이 오종종 찍혀 있는 장면을 떠올린다. 그의 첫발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 이 책으로 올겨울의 색채는 더한층 강렬해질 것이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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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전자책 : 13,410 보러 가기
『수상한 단어들의 지도』를 읽는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았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나라의 옛날에 다다르다니, 이것이야말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경험이 아닌가. 저자는 음식, 옷에서부터 색깔, 지명을 거쳐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의 도처에 있는 단어들의 기원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알고 있던 단어의 참신한 면모와 몰랐던 단어의 친근한 속사정이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글을 따라가다보면 상식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그칠 줄 모르는 흥미와 재미 앞에서, 왠지 시치미를 뚝 떼고 싶어졌다. 참 이상한 노릇이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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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시집이 10년 만에 나온다. 10년이라니! 그사이 강산이 변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와 그의 시를 향한 나의 애틋한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무엇을 했나. 그의 새 시집을 읽고 밑줄을 그으려고 천천히 연필을 깎았다. 지우개는 준비하지 않았다. 아무리 깨끗이 지워도 애틋한 흔적은 남는 법이니까.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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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전자책 : 12,600 보러 가기
헨리 마시의 《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는 다가온 죽음 앞에서 삶에 다가가는 책이다. 저자는 환자가 되고 난 다음에야 ‘인간다움’에 대해 헤아리기 시작한다. 건강과 질병/노화, 의사와 환자, 수술한다는 것과 수술받는다는 것 등 반대편의 세계로 넘어와서야 시선은 바뀌고 이해는 시작된다. “사랑과 화해의 강렬한 감정”은 예전 환자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감정은 자기 삶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기억하고 보듬는 쪽으로 나아간다. 그의 아내 케이트의 말처럼 “환자가 되는 것은 본질적으로 무력하고 굴욕적인 경험”이지만, 저자는 존엄을 잃지 않기 위해 낙관적인 태도를 꺾지 않는다. 몸을 살피기 위해 떠난 배가 생애의 파도를 넘고 넘어 마침내 희망이라는 항구에 도착하는 씩씩한 책이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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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리는 아리송』은 청소년들의 다양한 면모를 적극적으로 조명하면서 모노톤의 일상에 색색의 수채 물감을 거침없이 풀어 놓는다. 각자의 빛을 품고 송아리와 친구들은 가능성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성장하는 일은 심신이 단단해지는 일이 아니라 유연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요컨대 서글픔, 아픔, 괴로움을 받아 내고 한동안 그것들을 품고 있다가 시원하게 튕겨 내는 일이다. 슬픔 속에서도 어떻게든 찬란함을 발견하는 일이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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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전자책 : 12,150 보러 가기
의학과 문학을 종횡무진으로 오가며 전개되는 이 책이 지닌 흡인력은 실로 놀랍다. 회고록이면서 문화사를 이야기하고 르포르타주의 면밀함까지 갖춘 책이다. 지금껏 제대로 논의된 적 없는 만성질환에 대한 깊은 통찰과 분석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아픈 몸으로 사는 일은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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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는 시를 통해 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확히 말하면 없어진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흔적에 대해. 그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자신이 했다는 사실도 잊은 일이다. 생의 갈피마다 있는 사랑과 상실처럼. 사랑의 시집이지만, 실패한 사랑이라기보다는 완성되지 않은 사랑이다. 상실의 시집이지만, 완전한 상실이라기보다는 삶이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상실이다. 사랑과 삶이 끝나도 그는 낭만을 잃지 않고 이상을 포기하지 않는다. 삶을 지탱하는 것은 “동정심”과 “다정함”과 “행복감”임을 잊지 않는다. 삶의 희로애락을 직면하고 죽음 앞에서 가뿐해지고자 한다. 침묵을 지키는 존재, 기꺼이 기쁨을 선사하는 존재, 세상의 친절에 감사하는 존재, 부조리에 냉담하거나 분노할 줄 아는 존재, 무엇보다 생각할 줄 아는 존재... 브레히트는 배우는 마음으로 민중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념보다 위에 있는 것은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황무지에서도 생명이 피어나듯, 적자만 생존하는 암흑시대에서 그는 마침내 빽빽한 빛 한 톨을 발견한다. 전쟁의 참화에서도 의연히 발현되는 인간성이라는 빛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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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란의 소설을 읽고 ‘신세’에 대해 떠올렸다. 어쩌면 신세를 지고 끼치고 갚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동시에 누군가와 만나는 일은 인생의 한 ‘시기’에 방문하는 일이기도 하다. 시기는 퇴사나 이별, 죽음 등으로 인해 단절되곤 하는데, 적당히 거리를 두는 적절한 사람이 있어 “다음이 있다는 마음”(「서울의 저녁」)은 단절을 다시 연결로 이끈다.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려고 무던히 애쓰지만 선을 넘지는 않는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면 다시 혼자가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끝나도 삶은 계속되듯, 떠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희망 쪽을 향해 있다. 이 무자비한 세상에 맞서 “무자비한 따뜻함”(「어른」)을 전하는 그의 소설에 또다시 큰 신세를 입었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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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을 읽다가 샛별눈이 되었다. 빙산의 일각을 마주했다가 빙산을 상상하고 나아가 빙하를 직면하는 일이었다. 이 시리즈와 함께라면 수심(愁心)에 잠길 때마다 더 깊은 수심(水深)을 생각하며 수심(修心)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을 닦는 데 시기가 따로 없듯, 하늘 아래 으레 바람이 불듯, 언제고 이 책들을 펼치면 시심(詩心)의 거울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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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을 읽다가 샛별눈이 되었다. 빙산의 일각을 마주했다가 빙산을 상상하고 나아가 빙하를 직면하는 일이었다. 이 시리즈와 함께라면 수심(愁心)에 잠길 때마다 더 깊은 수심(水深)을 생각하며 수심(修心)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을 닦는 데 시기가 따로 없듯, 하늘 아래 으레 바람이 불듯, 언제고 이 책들을 펼치면 시심(詩心)의 거울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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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전자책 : 7,700원 (90일 대여) / 13,860 보러 가기
《거울 속 외딴 성》은 외따로 떨어져 있는 존재들을 한데 모은다. 학교에 가지 않는 일곱 명의 아이는 각자의 사정으로 매일 싸우다 지쳐 거울 저편으로 간다. 집 안이나 학교 안에서 으레 혼자였던 이들은 성안에서 서로를 살피고 보듬고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붙드는 일은 시공간을 초월한 작은 모험이자 커다란 기적이다. 서로를 위해 기꺼이 구름판이 되어주고 자신의 삶을 향해 힘껏 도움닫기를 할 때, ‘외딴 성(城)’은 마침내 ‘이룰 성(成)’이 된다. ‘외따로’라는 말이 ‘따사로이’를 거쳐 ‘따로 또 같이’가 되는 현장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함께여서 가능하고 함께라서 눈물겹다.
24.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을 읽다가 샛별눈이 되었다. 빙산의 일각을 마주했다가 빙산을 상상하고 나아가 빙하를 직면하는 일이었다. 이 시리즈와 함께라면 수심(愁心)에 잠길 때마다 더 깊은 수심(水深)을 생각하며 수심(修心)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을 닦는 데 시기가 따로 없듯, 하늘 아래 으레 바람이 불듯, 언제고 이 책들을 펼치면 시심(詩心)의 거울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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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전자책 : 2,700 보러 가기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을 읽다가 샛별눈이 되었다. 빙산의 일각을 마주했다가 빙산을 상상하고 나아가 빙하를 직면하는 일이었다. 이 시리즈와 함께라면 수심(愁心)에 잠길 때마다 더 깊은 수심(水深)을 생각하며 수심(修心)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을 닦는 데 시기가 따로 없듯, 하늘 아래 으레 바람이 불듯, 언제고 이 책들을 펼치면 시심(詩心)의 거울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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