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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필곤

최근작
2015년 9월 <의궤, 8일간의 축제 : 3D 극장판>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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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영 작가를 처음 만난 곳은 KBS 앞에 있는 한 식당입니다. 낙지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는데, 그날 우리의 메뉴는 ‘연포탕’이었습니다. 연포라는명칭은 낙지를 끓일 때 다리가 펼쳐지는 모양이 마치 연꽃 같다하여 붙여진 것입니다. 우연히 고른 음식이었지만 보면 볼수록 진성영 작가와 공통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성영 작가의 붓끝을 떠난 검은 먹물은 살아서 꿈틀거리는 채로 한지 위에 쏟아집니다. 맵거나 짜거나 한 양념은 일체 하는 법이 없습니다. 담백하게 쓰인 글씨는 연꽃처럼 환하게 펼쳐지며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작가는 일단 붓을 쥐면 단숨에 써 내려가지만 어느 한 글자, 한 자모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습니다. 오랜 시간, 치밀한 설계에 의해 저마다 정교한 임무를 부여받은 상태입니다. 여백과 소통하며 빈 곳을 메우고 천 개, 만 개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전을 완벽하게 소화해냅니다. 작품은 분명 정지해 있지만 소리없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입니다. 글자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맛이 일품입니다. 작가의 작품은 군더더기 없는 세련된 여인처럼 나타났다가도,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표정을 슬쩍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은발 신사의 주 름처럼 수없이 교차했을 긴장과 이완을 마주하게 됩니다. 무엇을 먼저 보던 간에 첫 맛은 담백하고, 마지막엔 깊은 여운이 남습니다. 진성영 작가가 자신만의 독특한 비밀이 담긴 레시피를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영업 비밀을 너무 많이 노출하는 건 아닌가 걱정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그가 처음 연포탕을 먹을 때 했던, 사람들의 피로 회복과 기력 증진에 도움이 되고 싶다던 말을 떠올리곤 내 생각이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꽃처럼 아름답게 펼쳐온 그의 캘리그라피가 맛의 비밀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 보일 때마다 만나게 될 유쾌한 효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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