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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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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문장과 함께하는 유럽사 산책>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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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첫 번째 시집은 『바다의 비망록』(2015)이었어요. 그다음 시집은 『시간과의 동행』(2020), 이제 곧 세 번째 시집이 그 탄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탄생은 마지막이라는 시간 설정을 예감하듯 저버립니다. 『시간과의 동행』, 첫 쪽에 ‘시인의 말’이 실려 있었습니다. “5년 후 두 번째 시집, 또 생각됩니다. 이건 정말 마지막 시집이라고, 촛불처럼 시나브로 타들어가는 생에 있어서 어려운 길을 걷지 말자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접어두고 그저 두 번째 시집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시간과 같이 걸어가고 계십니다. 시간이 가는 만큼, 선생님은 가자고 하십니다. 그러한 동행은 선생님의 시마다 푸르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선생님의 시가 미소짓고 있다면, 바로 이러한 동행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면, ‘시간과의 동행’은 어디에 이를까요. 그냥 죽음이라고 할까요. 그냥 그 동행의 매 순간이 죽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삶은 모퉁이, 모퉁이마다 “그저” 조금 더 찬란하고, 고마운 것일까요. 시는 새벽과 노을 사이에서 ‘당신’이라는 삶을 호명합니다. 선생님과 만났던 몇 번의 시간이 떠오릅니다. 인천의 배다리 헌책방, 동숭동 어느 주꾸미 집 같은 장소들이 떠오릅니다. 막걸리를 곁들이곤 했는데, 지금도 슬쩍 침이 고이잖아요. 그런데 이상하지요. 선생님은 당신이 시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당신의 시에 대해서 단 한 차례도 말씀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이따금 이건 좋은 시라고 하며 남의 것을 읽어 주시곤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시 제목을 천천히 대고, 시인의 이름을 호명하고, 시를 읽어 주셨어요. 저는 그때 선생님이 참 좋은 시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타인에게 자신을 시인이라고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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