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

이름:김희연

최근작
2018년 6월 <누리과정>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옵션 설정
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26일 출고 
불완전한 포착, 돌봄적 사진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 김희연(세종대학교 교수) 어쩌면 아이들을 위한 교육·보육이라는 장면에서 잘 찍은 사진 몇 장, 멋진 글귀 몇 개는 그 어떤 힘도 의미도 없을지 모른다. 스마트폰으로 하루에도 수백 장의 사진이 소비되는 시대, 사진 기술과 프레임의 속성을 이용한 자기과시와 자기환상이 당연시되는 시대, 감시 카메라로 권익과 공정성을 따지는 시대에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세상을 향해 열린 더 나은 눈을 기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진을 찍는 목적과 의미가 사라진 사진들, 예쁜이와 귀요미로 조성된 사진들, 소비자의 감시와 취향에 맞춰서 찍혀진 사진들은 아름답지 않다. 즉 포착되어야 할 가치가 없다. 선생님들의 교육·보육에서 최선의 선택을 향하는 섬세한 눈이 전제되어야 한다. 때로는 가까이 파고들고 때로는 넓게 맥락을 보며 교육적인 장면들을 판단하고 사각 프레임에 담아야 한다. 친구들과 고사리손 가득 밤톨을 모아온 사진에는 웃는 표정도 더러워진 운동화도 없지만, 발견, 우정, 탐구, 몰입, 계절이 모두 담겨있다. 나무 구멍 물웅덩이 사진에는 뒤통수만 찍혔어도 호기심과 상상력이 포착되어 있다. 경직되지 않은 표정의 봄소풍 기념사진에는 따사로운 봄날의 아이들과 선생님의 편안한 관계가 달콤하게 담겨있고, 옷 젖은 아이의 울음보 사진에서는 ‘Today Is The Best Day’ 티셔츠 문구가 포착되어 성장통을 포용하는 선생님의 자질을 암시한다. 사진을 찍는 자뿐만 아니라 그 사진을 보는 자들에게 더 나은 교육적 통찰력으로 나아가게 한다. 사진의 본질적 불완전성은 그렇게 승화되어 사진만의 미학으로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보육에서 사진은, 선생님 자신의 교육적 시각으로, 아이들을 성실히 따라가, 보다 나은 이해로 나아가게 하는, 주목할만한 가치로운 순간에 대한 불완전한 포착의 연속적 수집과 해석으로서 의미가 있다. 나는 사진의 한계에 대해 아는 척하고 싶은 혹자가 선생님들의 사진에 불필요한 사족을 달지 않기를 바란다. 사진은 어차피 객관적 진실을 왜곡하는 사기라느니, 유치원의 현실을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하다느니, 이상주의적 선생님들의 자의적 해석이라느니, 하는. 전몽각의 사진집에는 윤미의 전부가 있지 않고 남매가 공평하게 등장하지 않으며 가족의 희로애락 모두를 담고 있지 않다. 아버지의 시선이 자녀나 부인의 시선과는 달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 있을 필요도 반드시 같아야 할 필요도 없다. 두루유치원의 사진에세이에는 아이들이 분량 배분으로 등장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과 내용을 다 담아내지는 못한다. 그 순간 그 아이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선생님의 시각이 앞서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선생님들이 보기에, 자신들이 보지 않았더라면 지나쳐버릴 수 있었던 눈부신 순간들을 잘 보아서 연결하고 해석해서 교육·보육의 서사를 담아 남겨주셨다는 사실이다. 유치원에서의 소박한 일상의 순간들을 담대한 정성으로 두루두루 포착한 사진을 통해 아이들의 삶과 배움의 세계를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독자들이 사각 프레임 너머를 볼 수 있는 보다 나은 눈을 기르도록 초대해 주셨다. 교육과 보육이 분리되지 않아야 할 현대 유아교육에서 아이들을 ‘본다는 것’, ‘돌본다는 것’, 나아가 ‘돌봄적 사진’의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하셨다.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진계에도 길이 남을 역작이라 생각한다. 선생님의 곧고 따뜻한 눈빛이 아이들을 쓰다듬을 때, 아이들은 온전하고 존엄 가득한 좋은 사람으로 자란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서로를 돌보아 남겨준 고운 사진과 글이 작은 꽃잎으로 날아가 세상 곳곳에 살포시 내려앉기를 바란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