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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문자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3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2월 <귀 안에 슬픈 말 있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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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2011년인가 이미 오래전에 나는 장수라 시인의 불타는 듯한 시 세계를 알아 버렸다. 그때 언젠가 이 시인은 잠깐 담갔던 발가락으로 온통 강물이 출렁거리는 청둥오리 같은 시인이 될 거라는 예감이 있었다. 이번 시집에서 내 예감은 적중했다. 「꽃을 사러 가」에서 장수라는, 꽃을 태우기 위해 꽃을 사고 꽃을 사기 위해 자기 몸을 그림자로 바꿀 수 있는, 바싹 마른 영혼으로 태울 꽃을 사려는 그는 이미 불타는 시인이 되어 있었다. 「바다의 설법」에서 “이 물을 다 마셔 버릴 거야”라고 외치는 당돌한 설법은 어느 자리에선가 만나서 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느꼈던 충격 그대로였다. 「봄이 오면 종로경찰서로 간다」 「시선」 「Esthesia」 「놓을」 「타투」 「허구의 힘」 「풍난이 피다」 「향유」 등은 시를 읽는 동안 장수라 시인의 무엇인가 만만치 않은 겹으로 된 시 세계를 더 알게 해 주었다. 이런 시 세계를 충실히 유지해 오면서 14년 만에 시집을 출간하는 시인은 앞으로도 많은 것을 불러낼 시인일 것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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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모의 시들은 많은 경우 그 뿌리가 어머니를 향한 서정성에 있다. 또 그의 시는 끊임없이 어머니가 계시거나 계셔야 할 곳까지, 그곳을 향해 항해하면서 그리워한다. 그 까닭은 시인은 맑고 아름다운 삶과 사랑을 꿈꾸며 경쾌한 목소리를 갖고 싶지만 언제나 현실은 이와 상반되고 어둡고 중요한 것들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시의 여정은 경쾌하기까지 한 아이러니와 풍자의 세계에서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랑에 대한 동경을 통과하면서도 결국은 실의로 얼룩진 어두운 일상과 고향 유년으로 전개되는 시적 탐구의 여정이기도 하다. _ 최문자 (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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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달에서 여자 냄새가 난다』에서 이정오 시인의 시적 방향은 대상과 자아의 자유로운 동화, 즉 사물과 우주의 내부를 향해 손을 내민다. 내적 질서의 고민과 서정의 다양한 풍경을 관통하고 있었다. 이번 시집『층층나무편의점』이 갖는 시적 변화와 첫 시집과의 차별성이 있다면 어쩌면 우발적 기능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시인은 칙칙하고 불안한 내부를 빠져나와 우울한 내부를 넘어 사물의 즐거운 환한 외부가 되고자 한다. 생에 대한 이정오 시인의 감각은 가볼 수 없는 현상 너머까지 드나든다. 이러한 시적 화자의 시각과 외부의 빛을 포착하는 에너지는 그의 시 <편의점 대첩>, <즉석 복권>, <독한 위로>, <시간을 재는 사람들> 등의 시에서 읽어낼 수 있다. 시의 근간이자 뿌리인 잘 짜인 감수성, 이 첨예한 지점을 이정오 시인은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 범상한 일상의 국면을 지나 자아는 확장되고 이 시인의 시는 중요한 서정적 가치를 지닐 것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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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마음은 다른 마음이다. 전명옥시인은 감정처럼 울먹이다 보여주는 창문 하나를 가지고 있다. 이 창문은 어떤 정신의 영토에 닿아있다. 시인은 이 창문을 열고 사물을 만난다. 뿌리가 아궁이 밑까지 쳐들어오던 집 (아카시아 가계)을 만나고, 빨간 사과 속의 비밀스런 겨울 날씨(사과 속 겨울)를 읽고, 깨진 접시에서 날아오르는 새를 보며, 두 개의 수박에서 여자의 울음통(조충도)을 본다. 전명옥시인의 사물은 ‘사물’에 대한 매우 특별한 규정 형식이 아니라도 만나는 방식이 얼마든지 있다. 즉 사물이 기술적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방식으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많은 것을 감춘다. 주장도 호소도 아니면서 꽃은 꽃 같은 것이 아니라 그냥 꽃인데 전환 보다 더 아름답다. 이것은 놀라운 긍정의 방식이다. 이 시인의 북쪽엔 시인의 말대로 아직도 숨차게 오를 오르막길이 있다. 아마도 전명옥시인의 ‘창문 수업’은 앞으로 좋은 시쓰기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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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시인은 시 「스벵갈리 앞에 선 여인」에서 "한 번 뒤돌아보면 재가 되는 세상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풍경의 발작」, 「반려인간」, 「옥상에 빵 한 덩이」, 「광화문에서 프리허그를」, 「Y의 비극」 등을 통해 세상을 항해 제기되는 막막한 저항들의 시적 표현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시인으로 지극히 타당하다. 그러나 강인한의 시들이 언제나 되돌아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이념이라기보다 문학이다. 거기에 정신을 기댄다. 그래서 그의 시는 삶의 구체성이 치열하게 지속된다. 필사적인 진정성의 표현들로 일관하고 있다. 금속성으로 빛나는 시적 눈부심이 있다. 희망이 없는 자에게만 희망이 있다는 벤야민의 말처럼 이 시대의 어떤 절망 앞에선 자들에게 강인한 시인의 시들이 감동을 주고 읽히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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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정말 좋은 시인은 장석주시인의 말처럼 “진실의 전부”가 아니라 진실의 작고 구체적인 조각만을 갈망한다. 시가 주린 배를 채워주지 못하고 눈물도 씻어주지 못하고 아무런 해결책이 못 된다 해도 진실의 작은 부분에서 하얗게 쏟아지는 흰 점들 그러한 점들을 안고 한 편의 시가 써진다면 그 것으로 충분하다. 최윤근시인이 세 번째 시집을 냈다. 이 시인이 사물과 소통하면서 세상을 향해 쏟아내는 시편 중에는 이러한 진실의 작고 흰 점들이 반갑게도 발견 된다. 작은 부분이지만 결코 미약하지 않다. 넌 나를 스나비시하다 한다/ 쑥부쟁이는 코스모스를/청설모는 다람쥐를/고통은 마음들을 스나비쉬하다 한다./그녀가 알츠하이머로/나를 낮선 사람으로 그렇게 대하니/그 얼마나 스나비쉬한가 -스나비쉬하다 한다 부분 대부분의 시인들은 시쓰기가 강렬한 육체의 진동과 통증을 동반한 내파를 겪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진실을 갈망하게 되는데 비해, 최윤근시인은 작고 흰 점과 같은 진실들을 옹호하면서 그들과 소중하고 은밀하게 내접하고 있다. 좋은 시인이 그렇게 할 수 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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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인들이 서정성의 메커니즘을 따른다. 도덕적으로 선하거나 미적으로 아름답게 시를 쓰거나 시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서정의 함정에 빠진다. 이상호 시인의 시는 여기에서 멈춘다. 그리고 진리 혹은 실재에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이 의도는 자아의 자기 회귀를 막아내고 서정성을 보다 포괄적으로 ‘시적인 것’으로 이끌어 낸다. 진리와 실재는 그렇게 선하거나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음은 시가 실재에 접근하려는 대목이다. “공갈젖꼭지로/ 삶의 허무를/ 너무 일찍 알아버린/ 아이들이/ 우수수 자라나서/ 거짓으로 퉁퉁 불어터진/ 세상의 젖꼭지를/ 쭉쭉 빨아댄다/ 진짜인 양”(「공갈젖꼭지」) 시적 소실점은 근원적으로 실재나 진리가 발생하는 장소이다. 이 시집 3부에서 전언하는 사랑의 언술들은 의도적으로 힘을 빼고 겸허해서 둔중한 통증과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또 4부에서는 긴 호흡의 시가 일괄하여 흐르고 있는데 반드시 되풀이하여 읽게 만드는 어떤 친밀한 잉여들이 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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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인은 히브리적 사유에서 시의 길을 찾는다. 시인은 수문의 빗장을 열고 시적대상들을 하나씩 하나씩 서글픈 심정으로 또는 우스꽝스럽다는 느낌을 가지고 시 속에다 떠올린다. '이름의 風葬', '구겨진 집', '눈물 처방', '애꾸눈 목사', '反예수'는 예수나 하나님 또는 기독교적 소재를 가지고 많은 시를 쉽게 써내는 크리스천들의 시들과 그 궤를 상당히 달리하고 있다. 시적 완성도나 감동이 유쾌하게 전달되고 오래 지속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시인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가족은 이번 시집의 핵심 심연이다. 태어남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를 만들어낸 장면을 보지 못했고 계속해서 그 장면은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결여된 이미지들은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시 '구겨진 집', '눈물처방', '엄마의기차', '아들의집', 결국 이시인도 그걸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 시인은 시 '애꾸눈 목사'에서 “나는 베세메스의 소도 없고/ 다윗의 물멧돌도 없고/ 스룹바벨 성전도 없고/ 요한의 신들메도 없지만/ 예수를 찌를 때 튄 피 한방울로 애꾸눈이 회복된 사형집행관 로마병정 론지노의 외눈”을 가졌다고눈물겹게 고백한다. 하나님의 신비한 나라를 배반하는 것은 늘 우리다. 이 배반을 강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시인 김윤환은 시단을 다른 한 행방에서 새롭게 깨어나게 할 것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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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호 시인은 시와 전쟁 중에 있다. 왜 싸우는가? 우원호 시인의 시가 개진하는 싸움은 부조리극에서나 보는 것처럼 허위와 과장이 아니다. 마땅히 사회적이고 역사적 구체성을 갖는다. 역사와 일상이 보여주는 경험의 깊이. 세계의 구석구석을 캐묻는 일을 시인은 결코 게을리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보편에서 특수로 나아가며 감동을 증폭시킨다. 특별히 친절하게 달아 놓은 각주들을 통하여 감성이 흩어 놓은 것을 이성이 추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 속의 마네킹’ 류의 시에 나타나고 있는 반서정 반풍경이 때때로 ‘참회’ ‘달’ 등의 시들과 유쾌하게 엇갈리기도 한다. 우원호 시인의 진지하면서도 긴박한 호흡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흔한 것이 아니므로 좋은 시집을 내는 실천을 낳고있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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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 시인의 시들은 인간의 시간을 위험하게 끌고 다니는 데 익숙하다. 그 끌려간 시간들은 이질성을 가지고 매혹적으로 치환 또는 재현된다. 이만큼 시간의 불가능성을 무릅씀으로 마음껏 시간을 낯설게 언술해내는 시인, 결코 쉽지 않다. “오늘은 이미 잊어버렸네” “내일이 없어서 죽을 것 같았네” “기다리는 동안 손가락에서 발톱이 돋아나고” “열네 살과 스물두 살의 복사꽃이 초록대문 열쇠구멍에 같이 끼어있는” 등의 표현들이 그렇다. 따라서 시인은 이러한 시간들을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수동적 수용이 아니기에 비극적이고 통증을 동반한다. “우리의 비극은 늙지 않고 젊었었다” 눈 한번 깜빡이자 와 있는 비극, 고개 한 번 돌리고 나니 낙화처럼 밟히는 통증. 그러나 한정원 시인의 시간들은 회피와 집착의 흔적이 없다. 그저 침묵의 양을 견디는 동안 익명의 비극들은 의식 바깥으로 서서히 밀려나간다. 시인은 삶의 조건이 된 비극을 ‘내가 나로부터 가장 먼저 떠나는 것들’이라고 언술하면서도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고백의 형식도 따르지 않으면서 위태롭지만 무한한 시간과 풍경을 함께 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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