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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저자 >
시
이름:
이하석
성별:
남성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1948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고령
직업:
시인
최근작
2024년 5월 <
희게 애끓는, 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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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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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에는 은어도 별이 된다
이복희
(지은이) |
몰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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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희는 자신의 주변과, 기억의 생각과 더불어 가족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 등을 지금 삶들에의 긍정적인 눈길로 담아 꼭,꼭 드러낸다.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묘사가 정확하여 공감의 폭을 넓힌다. 삶에 대한 접근의 간절함과 그것을 떠올리는 언어의 민감함이 자신을 드러내는 힘임을 입증하는 글들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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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별과 총
ㅣ
시와반시 기획시인선 30
이종암
(지은이) |
시와반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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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이종암은 구름감별사. 재바르게 떠돌며 잘 놀고 잘 놀란다. 우리 동네에도 곧잘 들러 부르곤 한다. 승용차로 종횡무진 기웃대거나 열정의 축구(그는 문인들로 구성된 연분홍축구단 스트라이커다)로 단련된 튼튼한 다리로 길을 누빈다. 고향 청도와 포항의 구만리, 경남 사천, 단양 가곡, 동강과 서강 어디든 시집 곳곳에 그가 누빈 자국들이 찍혀있다. 그 길들이 닿는 곳은 ‘저마다의 꽃’인 사람들의 자리이고, ‘별을 따다 묵는’ 이들의 동네다. 때론 해원(解冤)과 영원성을 드러내는 주검의 자리[塚]로 이어지기도 한다. 꽃과 별과 무덤은 그의 독도법상의 주요 부표이다. 한 부표에서 다른 부표로 건너가는 그 사이에서의 사무침과 낯섦의 인식. 그 인식, 그 경험과 기억을 솔직하고 간절한 말로 부각한다. 그래, 우리도 서로의 부표가 되어 ‘내려놓은 채’, ‘서로 사무치며’ 함께 떠돌아도 좋지 않겠는가, 하고 바란다. 이 시집이 함께 떠돌며 그윽하게 서로 묻는 꽃다운 권유의 말로 들리니까 말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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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주머니에 사탕 있는 남자 찾기
ㅣ
푸른사상 시선 167
김임선
(지은이) |
푸른사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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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선은 읽기 힘든 소설이다. 소설로 세계 이상의 세계를 만든 지 꽤 됐다. 『섹시하거나 은밀하거나』 이후의 소설들, 예컨대 『직지』 『바람집』 등은 우리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애매하면서도 민감한 아름다움 자체였다. 그렇게 쭉 갈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가 시를 쓴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소설보다 더할까 하고 들여다보니 속이 울렁인다. 그녀는 “흰죽 한 그릇을 못다 먹은 여자”로 길 나선 사람처럼 어렵게 “잠긴다”. “나는 이름이 없었다”고 아예 구체적으로 명명될 수 없는 자신의 세계를 강조하여 드러낸다. 그리하여 “나는 잊힌 인생”임을 넌지시 알리면서도 “거기 아무도 없습니까?”라고 “돌아오는 질문”을 한다. 그래, 그녀의 시는 결국 “바다에 빠져드는 깊이”의 길이다. 그래도 “뿌리는 너에게 있”다며 저녁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여. 아아, 그래, 그래, 실로 묘한 세계는 그녀의 소설보다 그녀의 시가 아닌가? 내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세계가 그러하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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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
ㅣ
반시 기획산문집 3
강현국
(지은이) |
시와반시
| 2022년 7월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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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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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강현국의 『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는 그 시선이 스캔하는 기억의 풍경들에 대한 현재의 말이다. 그의 언어는 간절함과 어린 순정으로 피어오르는 아침 안개같이 칭얼댄다. 아니, 그는 끊임없이 피어나는 감성을 산책하는 몽상가다. 정신적 거처인 ‘고요의 남쪽’에서 현재 그가 살고 있는 대도시로 오고가면서 챙기는 말들이 간절의 골짜기로 이어지는 진경을 보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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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면,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ㅣ
푸른사상 시선 160
박경조
(지은이) |
푸른사상
| 2022년 6월
10,000
원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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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박경조가 거조암 영산전에서 절하며 깨닫는 건 함께 살아가는 삶들에 대한 연민의 끈의 소중함이다. 그녀는 절하며 묻는다. “그대라면,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이 시집은 모든 삶들에 대한 연민을 담은 이 말로 열리며, 이 질문으로 일관된 소통의 정서를 담는다. 그렇게 바라보는/바라는 시선들이 사뭇 간절하다. ‘잡초’를 ‘꽃’으로 호명하는 순간과 다르지 않다. 그 마음이 “비정규가 정규로 호명될 순간”이기도 해서 “세상 어디에도/급이 다른 목숨은 없”(「목숨」)다고 강조된다. 또한 그런 마음이야말로 직선이 아니라 “곡선의 경계 따라/풀에서 꽃으로 이어 피는/고요한 파동”(「곡선의 경계」)을 감지하는 힘이며, 아버지의 “천수답 바닥 같은 뜨거운 속울음”(「아부지」)이 어떻게 자신에게서 되피어나는지를 이해하는 첩경이 된다. ‘생명 있는 모든 낮은 풀꽃들’ 앞에서 허리 굽혀 안심하는 ‘착지’의 마음으로 그녀는 가족과 이웃들의 낮은 삶들에 경의를 표하며 기도한다. 그리하여 “새벽에 홀로 깨어 ‘나를 단련시키는’”(「새벽 비 내리는 구간」) 자연과 인간에 두루 통하는 연민의 증폭을 통해 밀도 있고 정이 넘치는 세상을 곡진한 언어의 올로 짜 올린다. 그녀의 시가 왜 우리의 가슴을 치는지 이로써 분명하지 않은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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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육체를 마친 얼굴처럼
ㅣ
걷는사람 시인선 59
송진
(지은이) |
걷는사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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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들은(산문 투의 진술일지라도) 곧잘 옆길로 샌다. 옆길이 더 유혹적이라고? 그보다는 “어릴 적 깊은 홍수가 방 한가운데를 쓸고 지나간 뒤 초록 눈동자의 어머니가 석유난로에 끓여 주던 하얀 쌀밥”의 기억을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누워 있거나 만행을 하는 발견의 발정”으로 뒤틀어 버리는 것(「석류와 석유의 오묘한 뜻」)이다. 현실을 토대로 말하지만, 그 현실은 차츰 언어의 미로 공간으로 난입한다. 현실의 단면들 하나하나는 그러한 굴절을 통해 다른 세계를 표출한다. “우리는 괴물이 되지 말자 말한 사람이 더 괴물이 되고 괴물의 아이를 낳고 괴물의 아이들은 자라 진달래꽃 나라에 세금을 낸다”(「진달래꽃 나라」)는 변전의 놀라움.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상상을 나누거나 분리하기보다는 함께 말로 뒤섞어 얽어 짬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직조해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 세계는 결국 비극적 현실의 연장이며, 언어로 가공된 현실의 꿈과 자각이다. 그는 그 사실을 ‘침묵이 아닌’(「침묵의 형태」) ‘말’로 낯설게 드러내려 애쓰는 게 시인이라고 믿는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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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에 관한 기록
ㅣ
모악시인선 24
천병석
(지은이) |
모악
| 2021년 9월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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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는 특히 ‘제대로 된 세상’을 꿈꾸는 데 바쳐지고 있다. 그가 살아가는 세상은 유리와 벽으로 막혔는데, 그 갇힌 곳에서도 그는 창 너머 허공에 떠 있는 식탁 위의 전등 빛을 내다보며, 그것이 곧 다른 세상으로 가는 입구인 양 여긴다. 그가 꿈꾸는 ‘다른 세상’은 ‘진흙으로 빚은 몸’이 처음 태어나 감당할 수 있었던 ‘물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 소리, 물 밖으로 자라가 숨 쉬는 소리, 잠 깨어난 산야의 기지개 켜는 소리‘의 세계다.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역설의 세계다. 그의 절절한 자연의 상상력 앞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8.
크게보기
나는 누구의 바깥에 서 있는 걸까
ㅣ
푸른사상 시선 148
박은주
(지은이) |
푸른사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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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깊은 못물 속에서 그 수면으로 떠올리는 오묘하게 어룽진 물무늬가 박은주의 시다. 사람과 사람 간을 절절하게 잇고 맺고 푸는 마음의 말들. 긍정으로 열린 연민의 세계로 통하는 말들. 그녀의 생은 “어머니 없는 빈집”같이 허전하지만, 그래도 “살다가 헐어진 사람의 속”을 헤며 “같이 가자고, 같이 가자고 길을 내민”다. 그 삶은 눈물의 올로 짠 거미줄 같은 걸까? 그래, 그녀에겐 ‘눈’이 중요하다. “시인은 세상을 보고 세상을 말하는 눈”이라고 여긴다. 그리하여 “산다는 것은 우는 일이고 운다는 것은 살아 있는 힘”이라며, “눈물이 아니면 무엇으로 삶을 씻”겠느냐고 되묻는다. 그래 그래, “진주가 어디 원래부터 진주였던가/원래는 아득한 눈물 한 방울이었”던 것을. “낮고 어둡고 깊어”져서 “사람 그 쓸쓸한 이름”을 호명하는 동정(同情)과 연민의 시각이며, 자비로 붙드는 손길의 시학이라 할 만하다.
9.
미리보기
불탄 나무의 속삭임
ㅣ
곰곰나루 시인선 5
박상봉
(지은이) |
곰곰나루
| 2021년 7월
9,600
원 →
8,6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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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할인), 마일리지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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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일즈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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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봉의 두 번째 시집을 두고 게으르다고 해야 하나, 자신의 시업에 대한 염결성이 강하다고 해야 하나. 문청 때부터 유난히 시를 사랑했는데, 첫 시집이 49세 때 나왔고 예순이 넘어서 두 번째 시집이 나오는 만큼 그간의 곡절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어쨌든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리움의 시인이다. ‘가는 뒷모습’을 오래 바라보면서 ‘먼 데’ 바라는 먼나무의 시인으로 서 있다. 그 나무는 ‘불붙은 나무’다. 한 나무가 다른 나무를 향하는 마음이 깊어져 ‘강물 넘치도록 아우성치며 불타오르는 나무’의 사랑. 그래, 그의 사랑은 ‘가깝게 다가가 서로 껴안는 행로’가 아니라 ‘바다를 보듯 멀찍이 응시하는 것’이다. 아울러 아등바등 살아온 삶 동안 한 번도 날개를 펼친 적이 없음을 상기하며, ‘자신의 힘이 아닌 바람의 힘으로 날아야 할 때’를 자각한다. 이러한 나무의 상상력은 ‘는개 흩뿌리는 벌판에 선 나무 십자가’가 자신의 모습임을 절감하는 데까지 이른다. 지극하지 않은가? 그런 상태로 ‘폭설 휘몰아치는 숲속에서 작정하고 길을 잃는’ 대책 없는 꿈을 꾸고 있는 그 여전히 문학청년다운 모습을 나는 좋아하는 것이다.
10.
미리보기
푸른 벽을 세우다
ㅣ
시와세계 시인선 46
석연경
(지은이) |
시와세계
| 2021년 4월
10,000
원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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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경의 시는 대개 사물을 접하면서 비롯되는데, 그러면서 끊임없이 사물과 ‘나’의 소통의 의지와 근원적인 관계의 한계를 의식한다. 그 한계로 인해 내면에 그늘진 고통의 결로 존재의 실존을 드러내려 애쓴다. 많은 시들이 불교적 상상력의 화염으로 지펴지는 것도 이채롭다. 화엄의 장엄 속에서 ‘황금빛 무용’에 여념이 없는 듯도 하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시는 언어의 만다라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만다라는 생성과 소멸, 생과 죽음의 마음자리로 더듬어져 ‘끝도 시작도 없는 허공꽃’의 향기를 맡는 모습을 떠올린다. 다른 말로 하면, 그녀의 시는 화엄의 우주 속에서 싹 트는 씨앗의 미학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씨앗의 발화로 인해 ‘맑은 계곡 어딘가 전생인 듯 태초인 듯 절정으로 피고 있는 붉은 꽃’의 아름다움이 인식된다. 한편 그녀의 시는 ‘미친 듯 가파른 절벽에의 집착’을 떨쳐내고 전개하는 ‘마른 장작이 활활 피워올리는 묵언의 법문’이며, 반야용선을 타고 가면서 바라보는 새벽빛의 소리이기도 하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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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네 발로 걷는다
ㅣ
한티재시선 19
김연진
(지은이) |
한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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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진은 ‘슬픔’의 시인이다. 그녀의 슬픔은 ‘세상의 심연’을 더듬고 부대끼며 할퀴거나 찢긴 상처 의식으로 되새겨진다. 자신의 슬픔을 “출처 불명”(「슬픔은 네 발로 걷는다」)이라 하지만, 그 슬픔의 상류를 거슬러 오르면 때로 “한 번도 방류된 적 없는”(「볼륨 zero」) 수원지인 ‘당신’을 만난다. 그럴 때 그녀의 ‘슬픔’은 사랑하는 이에게서?또는 세상에 대한 사랑에서?비롯된 거라고 이해된다. 그녀가 꿈꾸는 사랑은 세상을 살아가는 아픔과 상처를 거쳐서 닿는다는 점에서 애틋하다. 그러면서 “검은 뿌리로부터 흘러나오는 연둣빛”을 생산하는, 적극적이고도 낙관적인 전망과 닿아 있다. 그렇게 합쳐진 “우리의 몸”을 꿈꾸는 만큼 그녀의 사랑은 언제나 “어둠 속에 나란히 뿌리를 내리고 있”(「연리지」)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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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말라니까 글쎄
ㅣ
시인동네 시인선
이종문
(지은이) |
시인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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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문은 만상에 대한 ‘연애술사’이다. 지극한 연애는 과도한 기운을 요구하며, 고조된 표현과 예민한 감성을 끊임없이 개발하게 만든다. 그의 시가 시조라는 틀 안에서 운영되면서도 시조라는 틀의 한계를 깨트리거나 확장하거나 넘어설 수 있는 것도 이런 그의 몸과 정신의, 또는 말들의 활달한 움직임 때문일 것이다. 그의 시조가 새로울 수밖에 없는 힘이 여기서 나온다. 그렇다. 그의 시를 통해 우리 시조가 지금 대단히 예민한 상태에 다다라 있음을 본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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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달과 고분들
ㅣ
시와사람 서정시선 63
김청수
(지은이) |
시와사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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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수는 소박하나 절실한 그리움의 풍경화를 내처 그려오고 있다. 그 풍경화에는 고향이 곧잘 드러나는데, 달이 뜨고 바람이 부는 모든 것이 어머니의 기운으로 감싸여 있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를 김청수가 가지고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에서 들었는데, 그는 이런 아픈 인식을 통해 ‘엄마와 달 아래 걸어보는’, 어머니에 대한 어린애 적인 응석의 마음을 버리지 못하면서, 더 나아가 이를 모성의 품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대지의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자연관으로 확대하여 수용한다. 이러한 그리움의 정서는 불교적 정서와 겹쳐지면서 더욱 절실해진다. 그와 함께 절에 들리면 지극한 예불로 귀의의 마음을 나타냄을 보게 되는데, 그의 불교 사랑의 시들은 그런 지극함으로 나타내는 생의 각성과 자연에 대한 깨침이다. ‘나무가 쏟아내는 사리’의 영롱함을 바라고, ‘나무 가지에 걸린 문장을 읽는 새’를 탁발승으로 그려내는 참신한 감각들은 그가 생에 대한 낙관과 열린 인식을 불교적인 자연관으로 수용하는 증거들이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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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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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시선 21
성희
(지은이) |
시와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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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 시인의 시 쓰는 일은 “남의 밭 감자 훔치다 들켜 내리 찍”혀서 “울퉁불퉁한 줄이 난” 할머니의 등을 미는 일이며, 그리하여 그 등의 두 고랑 감자밭에서 “시퍼렇고 아릿한 감자를” 캐는 일이다. “삼월 삼짇날/산역을 위한 초혼도 없이” 못에 몸을 던진 심선 할머니의 먹빛 같은 일생을 새기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 성희 시인의 시는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과 이어진 정서의 매듭줄로 스스로를 묶고 푸는 일이다. 그런 일들은 그녀의 가슴을 끓게 하고, 끓어서 방울방울 피어서 어느덧 가슴에 피는 꽃이 된다. 아울러 스스로를 깎고 깎아냄으로써 세상에 더 잘 스며드는 몸짓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걸레가 평생 훑고 다닌 바닥이야말로 “일생을 인내하며 읽어온 오래된 경전”임을 간파해내는 지경으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녀의 시는 두루 간곡하다. 애틋한 연민의 시이며, “캄캄하고 외로운 탈형(脫形)의 시간”을 지나서야 하늘로 날아오르는 풀새비(송충이)의 상형문자이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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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
ㅣ
한티재시선 12
김종필
(지은이) |
한티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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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은 방화문을 만드는 노동자 시인이란다. 20여 년 동안 문만 줄창 만들어왔다는 게 퍽 인상적으로 들린다. 노동의 열악한 현실 속에서 삶은 “허우적거릴수록 깊어지는 늪”(「홍사원」)일 터인데, 그런 가운데서도 소통을 위한 문(門)을 만드는 자의 자존은 어떻게 가누어질까? 아무튼 그는 그 자존으로 이웃들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마음을 지피고, 시[文]를 가꾸어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 소통하고 연대하는 삶을 지탱하는 게, 그리하여 삶의 “뜨거움에 더 뜨겁게 감사”하는 게 그의 시의 힘임을 이 시집 곳곳에서 확인한다. “겨울 내내 언 몸으로 버틴/동백이 뜨겁고 아름답다”(「핫 프레스는 70°」)는 소박한 믿음도 그 때문에 근거가 뚜렷한 확신이 되며, “문을 만드는 나는/가끔 누가 만들었을까, 생각합니다”라는 그 자신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마저도 삶에 대한 뜨거운 사랑의 기별로 들리는 것이다. “세상에 닫힌 문은 없어야 합니다/열리지 않는 문은 문이 아닙니다”(「닫힌 문」)라는 말이 읽는 이의 가슴을 강하게 노크한다. 발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문(門)의 힘으로 세상과 하나 되려는, 문을 미는 힘이 문(文)의 기반이 되는, 그의 시는 참 뜨겁고 진실하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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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의 동행
- 염무웅 대담집
염무웅
(지은이) |
한티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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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대적 가혹함에 굴복하지 않고 살고자 했던 삶의 방식으로서의 ‘문학하기’의 경험”의 생생한 기록이다. 개인적 진술을 통해 문학인으로서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4·19혁명 이후 지금까지의 우리 문학의 험로를 온몸으로 대응해온 그러한 양심적인 태도가 곧 바로 한국문학의 산 경험으로 정립되는 놀라움을 보여준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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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아닌, 모든
ㅣ
서정시학 시인선 143
변희수
(지은이) |
서정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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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수는 깔끔하게 보이면서도, 내심 정돈될 수 없는 관계의 말들을 해변에서 주운 돌처럼 갖고 노는 시인이다. 그녀에게 ‘사이’ ‘옆’ ‘근처’라는 말은 ‘거의’라는 거리를 가진다. 이 말들의 동력은 ‘번지다’ ‘스미다’ ‘섞는다’는 정서이다. 아울러 ‘서로가 서로에게 사라지는 방식’으로 관계가 엮어지기도 한다. 어쩌면 변희수의 시는 이런 관계의 말들의 ‘결’을 품는 일이 아닐까? ‘서로가 서로의 색을 조금씩 섞어볼’ 때 이루어지는 앙금과 삼투, 곧 싸움과 악수의 정서의 마음결이 그녀의 시의 무늬가 되는 게 아닐까? 그녀가 ‘최소한의 삶이 꿈꾸는 최대한의 운동’을 얘기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지 싶다. 그녀는 우리 삶의 그,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아득한 비밀의 기미를 그렇게 미묘하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비록 거짓말이나 슬픔이어도 ‘시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면 ‘참말’에 속한다면서, “어떤 슬픔은 꼭 쥐고 있으면/ 마침맞게 굳어서 반질거리기도 한다”는 바로 그런 미학으로 말이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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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귀 낮의 입술
ㅣ
모악시인선 7
하기정
(지은이) |
모악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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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정의 시집은 잘 꿰어진 말들의 염주(念珠)이다. 그 말들은 무엇보다 자신을 ‘접는’ 데서 비롯되기에, 역설적으로 더 새롭게 ‘펴지는’ 듯하다. 그는 자신의 시에 대해 ‘물음의 형식’이라고 말하는 걸 어디서 들은 것 같다. 그 형식으로 그의 시는 ‘차이를 말하려는데/자꾸만 사이가 가까워지는/당신과 나’의 일을 거드는 일이 아닐까? 그게, 너무 연민스러워라. 그러면서도 그의 시는 ‘한 마음이 마음을 건너는 일’이어서 아름답고 성스럽기까지 하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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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여자
ㅣ
현대시학 시인선 29
박선희
(지은이) |
현대시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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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진행해야 하고, ‘더 멀리 날기 위해 뼛속까지 비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박선희의 시는 ‘몸의 안부를 묻는’ 삶의 일이기에 힘든 과정이다. 모든 게 그녀의 ‘앞에서 완강하다.’ 그만큼 그녀에게 아픔은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한계를 느끼는 일이다. 그 한계를 떨쳐낼 수 없기 때문에 아픔을 가족처럼 여기고, 아픔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자인한다. 박선희의 시는 그 아픔의 확인이며, 아픔과 함께 사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힘은 그러므로 ‘몸의 안부를 묻는’ 힘이며, 통증에게 ‘곁방을 내어주며 더불어 살기 위해 달래는’ 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 몸의 말이 되어가는’ 걸 확인하면서 ‘마주 잡은 손으로 길을 내’는 소통과 연대감으로 ‘내 속에 너를 향한 소리가 있’음을 감지하는 예민한 감관의, 간절한 사랑의 힘이기도 하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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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산식당 옻순비빔밥
ㅣ
모악시인선 2
박기영
(지은이) |
모악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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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산식당 옻순비빔밥>은 ‘맛’의 전수에 대한 숭고한 수용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며, 동시에 가업으로 전수한 살아있는 맛에 대한 자부심으로 엮어낸 웅장한 서사의 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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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나비
ㅣ
서정시학 시인선 110
이자규
(지은이) |
서정시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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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규는 꽃 피어나는 것에도 도둑이 든 것처럼, 남의 시선에 들킨 것처럼 소스라친다. 낡은 냉장고가, 혼자 늙어가는 자신처럼 ‘윙윙거릴수록 얼어붙는 속의 투명한 성깔이 아직도 견고한’ 것으로 확인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을 자신의 처지와 연관 지어서 강인하게 인식하며, ‘제 속에서 내보내고 다지는 것들’로 인식한다. 그런 점에서 이자규의 시는 자신을 둘러싼 일상 사물들과 자아의 불화와 결합의 결과물이며, 여전히, 현실과의 단단한 융화의 관계를 꿈꾸는 젊은 수사(修辭)의 구조이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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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門이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99
김솔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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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의 시는 그리움으로 흔들리는 꽃이다. 그리움은 그녀 자신의 한계를 허무는 바람이다. 꽃은 그 바람이 껴안은 아픔과 고통이 피운다. 또한 그 꽃은 “멀리서 보면 반짝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떨고 있는” 별의 떨림이 돋아나 핀다. 그렇게 꽃 피우는 게 사랑이라고 말한다. 비록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너’이며, ‘우리들’의 간극은 캄캄하지만, 사무치도록 ‘너’에게 가닿고 싶어 끊임없이 말(시)을 건다. 김솔의 시집은 ‘상처의 문(門)’을 통해 간절하게 들여다보고 내다보는, 지극한 바람의 창을 열어놓은 시집이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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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염소들의 거리
엄창석
(지은이) |
민음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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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은 성장소설 형태를 취하면서도 주제는 여전히 존재의 성찰이라는 삶의 근원에 직면해 있다. 이 소설은 10대의 유적을 새롭게 발굴하는 이야기다. 그의 10대를 감쌌던 환경은 대구 중심부 인근, 신천변의 복잡한 골목이 있는 마을들이 중첩된 곳이다. 작가가 자라면서 경험한 지역을 이 소설의 배경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 『빨간 염소들의 거리』는 성장소설의 장르적인 특성을 어느 정도 보여 주면서도 엄창석 나름의 새로운 출구를 열어 놓으려는 의욕이 드러난다. 그러므로 단순한 성장소설이라기보다는 젊은 눈으로 본 세계에 대한 보고서이자 새롭게 대면하는 세계에 대한 놀라움이 그려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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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둑
ㅣ
서정시학 서정시 117
신덕룡
(지은이) |
서정시학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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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룡이 짧은 시들을 모은 이 시집에서는 조촐한 삶의 정면이 퍼뜩 드러난다. 말의 긴장과 반전의 묘미가 일품인데, 그렇게 떠올리는 게 ‘살랑 살랑 헹궈낸 가난’의 삶이다. 자연 사랑과 생명에 대한 찬사는 ‘목숨껏 쟁여온’ 것들을 일시에 텅 비우는 순간의 모습을 구가하면서 강조된다. 여백의 활용과 행간을 채우는 침묵이 그 소리의 여운을 떠받치고 있다. 그리하여 그가 꿈꾸는 삶은 한정된 거친 삶을 ‘그윽한 것’으로 되돌리는 것이며, 그가 꿈꾸는 말은 ‘글귀 하나하나/ 바람의, 잿빛 날개를 다’는 것이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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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계단에서 그리움에 젖다
계단문학동인회
(지은이) |
화남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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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은 우리 모두에게 각자, 폭풍의 제단, 봄바람 설레는 감성의 문턱, 질풍노도의 노래 부르던 무대였더라. 나는 3대. 그렇다면 저 밑 아스라한 계단에서 날 보는 이는 몇 대인데, 새카만 게 저만 불러달라고, 함께 노래하자고, 나와 똑같이 쉬지 않는 목소리로, 소리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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