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김유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7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5월 <구체적인 어린이>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옵션 설정
25개
1.
이 책의 주제인 ‘돌봄’과 관련해 생각나는 두 현상이 있다. 하나는 사회 복무 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청년들이 가장 꺼리는 기관이 요양원이라는 사실. 다른 하나는 외국인 가사 관리사 시범 사업에서 발생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조건 이슈. ‘시장 체제’에서 ‘돌봄 체제’로의 변환을 모색해 오고 있지만 여전히 돌봄 노동의 가치는 시장의 교환 가치처럼 평가되지 못하고, 자신을 돌봄 노동의 주체로 규정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돌봄 노동은, 저임금으로 남에게 떠넘길 수 있다면 굳이 도맡고 싶지 않은 허드렛일이나 국가가 나서서 완벽히 책임지면 해결될 일쯤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이제 다음 세대에게 돌봄의 가치를 나누어야 할 때다. 태어나 죽을 때까지 타인의 돌봄 없이 살아가는 존재는 없기에 전 생애에 걸쳐 서로 돌보고 돌봄을 받는 연습이 지금부터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기 주변의 위대한 돌봄들을 찾아보고 수행하며 돌봄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이 책이 작은 시작점으로 청소년 곁에 있어 주면 좋겠다.
2.
‘당사자성’이라고 불리는 발언권을 사회 곳곳의 소수자들이 행사하는 모습을 반갑게 만날 때마다 또 다른 소수자인 어린이가 종종 생각났다. 어른이 대신 말해 주고, 위해 주는 목소리가 아닌 어린이가 직접 자신의 마음과 생각과 의지를 발언하는 목소리에 목말랐다. 드디어 이런 책을 받아 보며 어린이의 ‘당사자성’ 발언은 이제 시작이구나, 싶다. 어린이 혐오 표현이나 노 키즈 존을 포함해 성별 고정 관념 등 온갖 편견에 대항하는 어린이의 목소리를 들어 보자. 바로 그 안에 소수자인 어린이가 있다. 어린이에게 ‘다양성’을 가르치려 들지만 말고 어린이의 목소리에서 끊임없이, 겸허하게 ‘다양성’을 배워 나가야 할 것이다.
3.
그래픽노블 『표범이 말했다』에서 생명의 철학을 장대하게 선보인 제레미 모로가 이번에는 그림책에서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로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누구나 말하고 어린이 또한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조금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진다면 이 책을 건네고 싶다. 부드럽게 번지는 수채화 사이로 톡톡 빛을 내던 형광 주황색이 무시무시한 화염과 바람으로 변하는 장면을 본다면 기후 위기 상황이 얼마나 시급한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의 생존이 얼마나 위협받는지 단번에 느낄 듯하다. 다가올 재앙을 알고 몰려든 숲속 동물을 구하려고 어린이는 자기 방을 피난처로 만들기 시작한다. 안전한 피난처로 동물들이 옹기종기 숨어들지만 숲과 자연의 신인 판의 분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판이 마구 쏟아내는 불과 우박과 홍수와 폭풍우는 그칠 기미가 없다.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기 어려운 자연이 그러하듯이. 동물들 옆에서 인간도 그저 그중 하나의 존재로 겸손히 앉아 잃어버린 자연의 노래를 되찾아 불러야 한다. 모두 함께 해야 할 일이다. 숲속 동물을 구하려고 피난처를 만든 사람은 어린이지만 숲이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할머니였듯 어린이와 어른이, 모든 세대와 인종이, 온 인류가 함께.
4.
여러 어린이가 함께 시를 낭송할 때 번갈아 나누어 읽는 활동은 사실 예전부터 줄곧 있어 왔다. 이에 비해 창작 단계부터 낭송을 염두에 둔 이 작품은 낭송의 방식을 훨씬 정교하게 만들며 새로운 차원을 펼쳐 놓는다.
5.
이 책을 읽고서야 내리는 함박눈을 한껏 기뻐하지 못하는 어린이도 있다는 걸 알았다. 세상 모든 어린이가 넉넉히 누리고도 남을 만큼 커다란 행복을, 펑펑 내리는 눈처럼 안겨 주는 겨울 동화다.
6.
이 시집은 웃고 있다고 웃는 게 아닌 청소년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열다섯을 ‘중2병’이라 하지 않고 ‘속 깊은 열다섯’이라고 부른다. 남들이 규정하고 야단치는 말에 신경 쓸 거 없어, 너는 멋진 사람이야, 하면서 어깨를 다독인다.
7.
어린이를 기르고 돌보는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을 외면하는 아빠들에게 더 이상 면죄부를 주지 말자. 어린이의 성장에는 어른과 함께 하는 두터운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힘겹게 내어준 시간이 쌓여 나를 훌쩍 넘어 버린 어린이를 만나는 일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소중한 기쁨일지 모른다. 아빠들을 기쁨의 자리로 초대하는 책이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