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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예술

이름:문학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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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더 클래식 세트 - 전3권>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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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평전의 객관성과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가. ‘믿을 만한 증언’이야말로 핵심일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 책의 미덕이다. 주석을 빼도 자그마치 8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상당 부분을 증언에 할애했다. 쇼스타코비치 본인의 언술은 물론이거니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가족과 친구, 동료 등 수많은 인물의 증언을 교직해 입체적인 ‘구술 서사’를 이뤄내고 있다. 증언자들의 상당수는 이미 타계했지만 아직 생존한 이들도 허다하다. 예컨대 현재 92세의 작곡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는 이른바 ‘해빙기’로 불렸던 1960년에 쇼스타코비치가 입당한 사실에 대해 냉혹한 비판을 가하면서도 대작곡가를 이해하려 한다. “우리 시대의 비극과 공포를 온몸으로 보여준, 러시아 인본주의 전통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평가에는 고민과 진심이 가득하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허풍쟁이 증언자들을 찾기 어렵다. 저자는 혹여라도 편향과 왜곡의 우려가 있을 경우, 또 다른 증언자의 입을 통해 균형을 회복한다. 그동안 쇼스타코비치에 관한 여러 책이 나왔지만, 이 책만큼 포괄적이면서도 객관적인 다큐멘터리를 찾기는 어렵다.
2.
때로는 다큐처럼 또 때로는 소설처럼 읽힌다. 스탈린 시대의 정치적 압박 속에서 아슬아슬한 곡예를 펼쳤던, 아니 펼칠 수밖에 없었던 러시아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초상을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묘파한다. 마이크로필름에 담긴 《교향곡 7번》의 악보에서 시작해 글의 제재를 확장해가는 저자의 솜씨가 능란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페트로그라드로, 다시 레닌그라드로 이름이 바뀌는 동안 명멸했던 수많은 사건과 인물들이 책 속에 녹아들면서 한 명의 예술가를 ‘당대적 모자이크화’로 그려내고 있다. 혁명의 붉은 리본을 호기롭게 팔뚝에 묶었던 ‘어린 미챠’가 시대의 격랑에 휘말려 겪었던 곡절과 분열은 쇼스타코비치의 내면이었던 동시에 러시아의 피투성이 맨얼굴이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었으며, 반항과 순응의 곡예를 펼쳤던 예술가는 간신히 살아남았다. 묘비도 남기지 못한 채 세상에서 사라진 숱한 이들은 가깝게는 쇼스타코비치의 친척이거나 동료 예술가, 넓게는 러시아의 민중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15개의 교향곡 대부분이 죽은 이를 위로하는 ‘레퀴엠’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어쩌면 이 책 자체가 한 편의 장송교향곡이다.
3.
헌책방 단골 23년 ‘시간의 풍경화’ 개인적 일기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저자 최종규가 군에서 제대한 직후인 1998년부터 두 아이의 아빠로 살고 있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드나들며 남겨놓은 개인의 기록이다. 글과 더불어 직접 촬영한 사진들도 수록했다. 책은 하나의 공간을 오래도록 지켜본 사람이 그려놓은 ‘시간의 풍경화’라고 할 수 있다. 짧은 단편들을 모아놓은 옴니버스 소설, 혹은 영화의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저자는 이제 마흔 살이다. 그는 인천 배다리에 자리한 여러 헌책방 중에서도 특히 아벨서점의 단골이다. 이 책방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1992년 7월, 저자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다. 교보문고 같은 대형서점에서 살 수 없었던 독일어 교재가 물어 물어 찾아간 아벨서점에 있었다. 그때부터 주마다 두세 차례씩 아벨서점을 드나들었다. 말하자면 그는 ‘아벨서점 키드’였다. 군에서 제대해 PC통신 ‘나우누리’에서 ‘헌책방 사랑누리’라는 모임을 만든 것이 헌책방 거리에 대해 글을 쓴 계기였다. 카메라 조리개와 초점을 간신히 맞출 정도의 아마추어였지만 사진도 찍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책은 내레이션이 풍성한 한 편의 흑백영화를 보는 듯하다. 저자는 일기를 쓰듯이 헌책방거리에서 만난 책들과 그곳의 풍경을 묘사한다. 명절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찾아간 아벨서점의 책시렁에는 대하소설 《임꺽정》과 《객주》가 얹혀 있었다.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다 《객주》를 집어든 그는 “열 권에 1만5000원, 신문 배달을 해서 한 달 버는 일삯 32만원 가운데 1만5000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고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다. 자신보다 어린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소설책을 사는 모습을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기도 하고, 서점을 나가는 여학생들의 뒷모습을 향해 “예쁘기도 하지!”라며 중얼거리는 주인 아주머니의 모습을 묘사하기도 한다. 이런 유의 책이 대개 그렇듯,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따뜻하면서도 쓸쓸하다. 저자는 2001년부터 기획편집자로 일하다 지금은 전남 고흥 동백마을에서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라는 모임을 꾸리고 있다. 그의 손을 거쳐간 책 중에는 《보리 국어사전》도 있다. 그의 배다리 헌책방거리 나들이는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차츰 뜸해진다. 일과가 바쁘고, 전남 고흥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23년간의 헌책방거리 나들이는 올해 6월 3일의 일기로 마무리된다. 저자는 두 아이를 데리고 배다리의 대창서림을 찾아가 이번에도 역시 몇 권의 헌책을 산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책을 들고 서점 문을 나서는 순간, 거리에는 비가 내리고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깔깔거린다. 책의 마지막 미장센마저도 흑백영화의 한 장면이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21일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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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최수열은 묘하게 이중적인 사람이다. 흐릿하면서도 강렬하고, 허술한 듯하면서도 날카롭다. 젊은이다운 재기도 있지만 가끔은 노인 같은 분위기를 풍길 때도 있다. 그래서 그와 나누는 대화는 즐겁다. 이번 책도 그렇듯이, 흥미진진한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최수열이다. 스스로에게 정직하다는 것, 아울러 자신의 경험을 냉정하게 객관화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사실 처음에는 그가 책을 쓴다 했을 때 약간 우려하기도 했다. 아직 서른여섯 살의 젊은 예술가가 혹여나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기우였다. ‘한 젊은 지휘자의 수업 시대’를 생생하게 고백하고 있는 이 책은 ‘음악적 수업’이라는 범위를 뛰어넘어 한 인간의 진솔한 성장소설처럼 다가온다. 그는 지휘자를 꿈꾸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썼다고 밝혔지만, 나는 지휘자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꿈을 향해, 현실의 벽을 하나씩 뛰어넘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이 시대의 모든 청년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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