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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
서영인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197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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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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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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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Choice
박서련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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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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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의 역사는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문학에 있어서도 그렇다. 주체적으로 우리의 삶을 채워나가지 못했다는 역사적 한정은 인간을 이해하는 상상력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용했다. 젠더 문제에 있어서 특히 그러한데, 예컨대 우리는 싸우거나 고뇌하는 남성 인물과 상처 입고 인내하는 여성 인물을 오랫동안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체공녀 강주룡》은 이러한 오래된 상상력의 한계를 매우 명쾌하고 단호하게 돌파한다. 싸우고 고뇌하고, 일하고 사랑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이 살아 있는 인물은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를 사로잡는다. 거침없이 나아가되 쓸데없이 비장하지 않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으나 자기 연민이나 감상에 젖지 않는 이 인물을 통해 우리는 전혀 다른 여성 서사를 만난다. 여성 수난 서사도 피해자 서사도 아닌 이야기에 가부장제와 식민주의의 운명에 눈물지었던 할머니들과, 왜곡되지 않는 여성의 이름을 얻고 싶은 오늘의 손녀들이 함께 공명한다. 그래서 ‘주룡’은 과거의 인물이되 《체공녀 강주룡》은 지금의 소설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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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닌
-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Choice
하승민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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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노동의 이동이 이미 전 지구적인 시대에, 우리의 자유란 한없이 왜소하고, 새로운 출발이란 불가능해 보인다. 《멜라닌》은 이 명백한 불행 속에서 생겨난 새로운 인류를 기반으로 그들과 함께해야 할 공동체를 상상하게 한다. 죽고 사라지고 상처받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인류가 되고자 하는 꿈, 《멜라닌》은 이 원대한 꿈에 대한 이야기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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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Choice
김희재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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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따라 지금을 ‘탱크의 시대’라 불러도 좋겠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알기 위해 아주 멀리 있는 곳에 시간을 들여 가야 하고, 암흑과 침묵을 거쳐야만 하는 시대. 물과 공기를 담아 가두는 탱크처럼,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머물게 하는 어딘가가 필요하다. 이 소설이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아주 공들여 듣고,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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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누운 배
-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ㅣ
리더스원 큰글자도서
이혁진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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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쓰러지니 어서 회사로 들어오라는 팀장의 전화를 받았다.” 첫 문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배의 침수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이런 식의 시작으로 이 소설은 자신만의 시점과 개성을 확보한다. 첫째는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그 이후를 보는 시점. 통상 사고가 일어나고 그 원인을 따지는 일은 과거를 해명함으로써 미래의 불행을 방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긴다. 그러나 사고가 일어나고 그 이후를 서술하는 시점은, 이 소설이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는 대로, 가망 없는 현실의 지속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비관적이다. 그러나, 덕분에 우리는 쓰러진 배가 아니라 쓰러진 이후 거대하게 썩어가는 배의 참담한 몰골을 압도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고 이후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들이 소설의 주제를 끌고 나가는 광경. 이는 최근의 한국 소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소설은 단단하고 건조하게 사건 이후의 일들을 속도감 있게 서술한다. 서술자가 목격한 사실과 사실이 모여 중국에 자리 잡은 중소 규모 조선소의 전체 얼개가 분명하고도 확고하게 펼쳐진다. 추리나 진단이나 분석이 미처 개입할 여지없이 꽉 들어찬 사실들의 집적은 사실과 현장의 힘을, 상식적 교훈이 아니라 소설의 몸체로 확인하게 한다. ‘누운 배’의 상징이나 조선소의 관료주의와 보신주의는 어쩔 수 없이 지금의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런 식으로 단순히 환원될 수 없는 무엇이 이 소설에는 있다. 상징이나 비유가 아니라 사실로서 그러하다는 것에 대한 무섭도록 간결하고 단호한 감각이 바로 그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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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ㅣ
리더스원 큰글자도서
강성봉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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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비밀이 또 한 비밀을 지키고 돌본다. 몰락과 붕괴를 살아낸 사람들의 그 이후를 기대하게 된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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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 제2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한은형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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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대만 추려놓고 보면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 듯한 통속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 그러나 소설에서 뼈대를 추리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동시에 실감할 수밖에 없다. 세련된 감각으로 응축된 날카로운 문장들이 익숙한 이야기를 팽팽하게 끌고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한 편의 통속극처럼 진부하고 지루하거늘, 오직 빛나는 것은 잘 벼려진 하나의 문장이다”라고 당돌하게 선언하고 있는 소설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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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ㅣ
리더스원 큰글자도서
서수진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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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과 사랑은 어째서 이다지도 고단하고 불안하고 억울하며 처절하기까지 한 것일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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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Choice
강성봉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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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비밀이 또 한 비밀을 지키고 돌본다. 몰락과 붕괴를 살아낸 사람들의 그 이후를 기대하게 된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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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ㅣ
리더스원 큰글자도서
박서련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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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고 고뇌하고, 일하고 사랑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이 살아 있는 인물은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를 사로잡는다. 거침없이 나아가되 쓸데없이 비장하지 않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으나 자기 연민이나 감상에 젖지 않는 이 인물을 통해 우리는 전혀 다른 여성 서사를 만난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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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불펜의 시간
- 제2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ㅣ
리더스원 큰글자도서
김유원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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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들의 이야기를 실패담으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상처 입히고 모욕하고 비난한 시스템을 버리고 그 바깥에서 얻는 의연한 아름다움이 어쩐지 슬프기 때문이다. 《불펜의 시간》은 선의를 지키고 진실을 얻기 위해 각각 혼자가 될 수밖에 없는 고독과, 그들을 밀어내고도 여전히 건재한 세상의 구조를 동시에 바라보게 한다. 시스템의 안과 밖을 향해 동시에 열린 이 시야를 얻기 위해 우리에게 ‘불펜’이 필요한 것 아닌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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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배
-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Choice
이혁진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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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쓰러지니 어서 회사로 들어오라는 팀장의 전화를 받았다.” 첫 문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배의 침수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이런 식의 시작으로 이 소설은 자신만의 시점과 개성을 확보한다. 첫째는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그 이후를 보는 시점. 통상 사고가 일어나고 그 원인을 따지는 일은 과거를 해명함으로써 미래의 불행을 방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긴다. 그러나 사고가 일어나고 그 이후를 서술하는 시점은, 이 소설이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는 대로, 가망 없는 현실의 지속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비관적이다. 그러나, 덕분에 우리는 쓰러진 배가 아니라 쓰러진 이후 거대하게 썩어가는 배의 참담한 몰골을 압도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고 이후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들이 소설의 주제를 끌고 나가는 광경. 이는 최근의 한국 소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소설은 단단하고 건조하게 사건 이후의 일들을 속도감 있게 서술한다. 서술자가 목격한 사실과 사실이 모여 중국에 자리 잡은 중소 규모 조선소의 전체 얼개가 분명하고도 확고하게 펼쳐진다. 추리나 진단이나 분석이 미처 개입할 여지없이 꽉 들어찬 사실들의 집적은 사실과 현장의 힘을, 상식적 교훈이 아니라 소설의 몸체로 확인하게 한다. ‘누운 배’의 상징이나 조선소의 관료주의와 보신주의는 어쩔 수 없이 지금의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런 식으로 단순히 환원될 수 없는 무엇이 이 소설에는 있다. 상징이나 비유가 아니라 사실로서 그러하다는 것에 대한 무섭도록 간결하고 단호한 감각이 바로 그것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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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4
김하율
(지은이) |
폴앤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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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딸을 구성하고 있는 피 중 자신의 것이 아닌 반쪽의 피를 경멸하는 시간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짬을 내어 꼭 할애”하는 부모 덕분에 “어느 쪽에서든 나의 반쪽 피는 나쁜 피가 되었다.”(「가족의 발견」) 그 반쪽의 나쁜 피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 정도의 피는 없는 셈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들의 가족애에는 늘 피가 모자란다. 반쯤의 피를 없는 셈 친 인물들의 행동은 그래서 날렵하고 경쾌하다. 자식에게 흐르는 반쪽의 피를 경멸하는 부모 덕분에 자신을 혐오하게 되었을지라도, 이들은 그 혐오에 침잠하기보다는 눈앞에 닥친 현실을 돌파하고 넘어서기 위해 분주하다. 집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상대를 바꿔 이혼과 재혼을 거듭하는 곡예도 마다하지 않고, 아이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겠다는 조항이 적힌 전세계약서에도 눈 질끈 감고 사인을 한다. 모성애를 위해 호르몬을 주사한다는 설정은 그래서 가능해진다. 인간의 삶을 내놓고 뱀파이어의 권속이 되기를 결심하는 순간에도 인턴과 계약직을 거쳐야 한다는 블랙 유머는 현실의 비정함에 무너지기보다는 우울과 의연함의 리듬으로 현실의 파도를 넘는 태도에서 나온다. 김하율 소설의 인물들은 감정과 내면을 절약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헤쳐나간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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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의 시간
- 제2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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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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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들의 이야기를 실패담으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상처 입히고 모욕하고 비난한 시스템을 버리고 그 바깥에서 얻는 의연한 아름다움이 어쩐지 슬프기 때문이다. 《불펜의 시간》은 선의를 지키고 진실을 얻기 위해 각각 혼자가 될 수밖에 없는 고독과, 그들을 밀어내고도 여전히 건재한 세상의 구조를 동시에 바라보게 한다. 시스템의 안과 밖을 향해 동시에 열린 이 시야를 얻기 위해 우리에게 ‘불펜’이 필요한 것 아닌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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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강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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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 온라인 댓글 테러, 학교 내 성폭력까지, 사적 체험 깊숙한 곳을 헤집는 사회적 폭력의 여러 형태들을 작가는 집요하게, 끝까지 추적해간다. 그 집요한 시선이 가닿는 지점이 ‘자기 이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소설은 성폭력 가해/피해의 내적 구조를 파헤치는 동시에 그러한 구조 내에서 상처 입고 위축되고 왜곡된 피해자의 심리를 객관화하면서 ‘자기 이해’의 길에 다다른다. ‘자기혐오’와 ‘피해의식’과 ‘자기방어’를 오가며 자기를 이해하려는 안간힘은 안타깝고도 감동적이다. 관계 속에서 구축되고 지속되는 폭력의 내상을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확인하면서 우리는 개별적 삶의 자존이 결코 단독적으로 완수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진아’를 비롯한 여성 인물들의 ‘자기 이해’가 ‘타자 이해’로 이어지는 광경,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사회적 폭력에 마주 서는 광경을 읽으면서 우리 문학의 ‘여성적 주체성’이 한층 더 명징해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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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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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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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과 사랑은 어째서 이다지도 고단하고 불안하고 억울하며 처절하기까지 한 것일까.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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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맨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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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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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한가운데 있을 때 그것은 격변이지만 멀리서 볼 때 그것은 환멸이 되기도 한다
2016년 겨울과 2017년 봄의 뜨거웠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벌써 3년 전의 일이 되었다. 아니, 아직 생생하다고 섣불리 말해서는 안 된다. 생각보다 금방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으며, 그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날들이 현재로 도래해 있다. 생생하다고 했지만, 그것은 여전히 붙잡고 싶은 기억의 일부일지도 모르며, 오히려 지금 절실히 확인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된다는 평범한 진리이다. 생생 운운하는 회고보다 현장의 기억과 이후의 삶 사이의 시차와, 그 시차에 너무나 빨리 적응한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 신을 똑바로 보는 일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플라스틱맨』은 그런 일들을 하기 위해 경유하기 좋은 텍스트이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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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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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고 고뇌하고, 일하고 사랑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이 살아 있는 인물은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를 사로잡는다. 거침없이 나아가되 쓸데없이 비장하지 않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으나 자기 연민이나 감상에 젖지 않는 이 인물을 통해 우리는 전혀 다른 여성 서사를 만난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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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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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 온라인 댓글 테러, 학교 내 성폭력까지, 사적 체험 깊숙한 곳을 헤집는 사회적 폭력의 여러 형태들을 작가는 집요하게, 끝까지 추적해간다. 그 집요한 시선이 가닿는 지점이 ‘자기 이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소설은 성폭력 가해/피해의 내적 구조를 파헤치는 동시에 그러한 구조 내에서 상처 입고 위축되고 왜곡된 피해자의 심리를 객관화하면서 ‘자기 이해’의 길에 다다른다. ‘자기혐오’와 ‘피해의식’과 ‘자기방어’를 오가며 자기를 이해하려는 안간힘은 안타깝고도 감동적이다. 관계 속에서 구축되고 지속되는 폭력의 내상을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확인하면서 우리는 개별적 삶의 자존이 결코 단독적으로 완수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진아’를 비롯한 여성 인물들의 ‘자기 이해’가 ‘타자 이해’로 이어지는 광경,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사회적 폭력에 마주 서는 광경을 읽으면서 우리 문학의 ‘여성적 주체성’이 한층 더 명징해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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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배
-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이혁진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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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쓰러지니 어서 회사로 들어오라는 팀장의 전화를 받았다.” 첫 문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배의 침수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이런 식의 시작으로 이 소설은 자신만의 시점과 개성을 확보한다. 첫째는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그 이후를 보는 시점. 통상 사고가 일어나고 그 원인을 따지는 일은 과거를 해명함으로써 미래의 불행을 방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긴다. 그러나 사고가 일어나고 그 이후를 서술하는 시점은, 이 소설이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는 대로, 가망 없는 현실의 지속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비관적이다. 그러나, 덕분에 우리는 쓰러진 배가 아니라 쓰러진 이후 거대하게 썩어가는 배의 참담한 몰골을 압도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고 이후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들이 소설의 주제를 끌고 나가는 광경. 이는 최근의 한국 소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소설은 단단하고 건조하게 사건 이후의 일들을 속도감 있게 서술한다. 서술자가 목격한 사실과 사실이 모여 중국에 자리 잡은 중소 규모 조선소의 전체 얼개가 분명하고도 확고하게 펼쳐진다. 추리나 진단이나 분석이 미처 개입할 여지없이 꽉 들어찬 사실들의 집적은 사실과 현장의 힘을, 상식적 교훈이 아니라 소설의 몸체로 확인하게 한다. ‘누운 배’의 상징이나 조선소의 관료주의와 보신주의는 어쩔 수 없이 지금의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런 식으로 단순히 환원될 수 없는 무엇이 이 소설에는 있다. 상징이나 비유가 아니라 사실로서 그러하다는 것에 대한 무섭도록 간결하고 단호한 감각이 바로 그것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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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 제2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한은형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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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대만 추려놓고 보면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 듯한 통속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 그러나 소설에서 뼈대를 추리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동시에 실감할 수밖에 없다. 세련된 감각으로 응축된 날카로운 문장들이 익숙한 이야기를 팽팽하게 끌고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한 편의 통속극처럼 진부하고 지루하거늘, 오직 빛나는 것은 잘 벼려진 하나의 문장이다”라고 당돌하게 선언하고 있는 소설이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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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 두 번째 지도
한수영
(지은이) |
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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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고통으로부터 연원하며 그 고통으로 연루되어 있다. 연대에 의해서가 아니라 각각의 고립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차가운 진실. 누군가는 추락하고 누군가는 외면하고 누군가는 동요했으나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는, 거대 도시의 비정하고 쓸쓸한 조감도. 작가는 이 모든 것들을 함께 보지 않는다면 우리 시대의 진실과 마주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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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오식당
이명랑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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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풍속에 대한 생생하고 활기 넘치는 묘사보다도, 시장의 날언어들이 펼치는 해학과 넉살의 장판보다도 이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강퍅한 시장의 저 밑바닥에서 끌어올린 시장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이해, 그리고 연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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