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서 태어나 자랐어요. 꿈이 없어 걱정이었지만 작가를 동경하였습니다. 2021년 강원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였어요. 지금은 춘천에 살면서 도서관과 초등학교 등에서 책과 함께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2022년 춘천시립도서관 동시 동인들과 함께 『동동동 동시 안녕』을 펴냈고, 2024년 춘천문화재단 전문예술지원사업을 받아 『토마토 연못』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어요
이 세상에 엄마 없는 생명이 있을까요? 다양한 이유로 엄마의 존재를 모르거나 같이 살지 않을 뿐이겠지요. 만 5세 우리 채서는 엄마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채서가 말을 배우고 나서 어느 날, 할머니께 시장에 가거든 엄마 좀 사 오라고 할 때도 있었지요. 그럴 때마다 고모인 나를 비롯한 가족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습니다. 정작 채서는 아주 태연하게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말입니다. 친구들은 다 가진 엄마가 없으니 채서도 엄마를 갖고 싶었나 봅니다.
만 4세 우리 채아는 엄마가 둘이라고 해야 할까요? 채아는 지금 함께 하는 엄마가 가슴으로 낳았거든요. 얼굴도 모르지만, 생물학적 엄마는 따로 있으니 말이지요. 채아가 한글을 배우고 이모가 쓴 이 글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혹시라도 불편하지는 않을까, 솔직히 걱정도 됩니다. 채아는 스스로 천연덕스럽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채아가 하늘에서 날아 내려오는데 8층 아파트 창문이 열려있어서 엄마에게 왔노라고 말이지요.
나의 책 속 이야기들이 또 다른 채서, 채아에게도 고모, 이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라는 이름을 모두가 마음 놓고 풀어놓았으면 좋겠습니다. 혼자서 마음 깊은 곳에 꼭꼭 숨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른이라면 모두 고모, 이모, 삼촌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엄마’이야기가 아니어도 환영합니다.
2024년 눈부신 날
어린이들의 고모, 이모 박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