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동에 자리한 ‘보리수’라는 이름의 카페에 들어와 앉았다. 감자숲과 작은 빵 두 조각을 먹으며 짧은 글을 고쳐 썼다. 창밖으로 초록은 만연하고 매미 울음, 가게 한 켠에서 누군가 책장을 넘기는 소리를 가만히 듣노라니 여름이구나, 싶었다. 곧 가을이네, 싶은 순간도 찾아올 것이기에 회전 중인 선풍기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저 바람은 누구에게로 가닿을까. 여러 권의 시집과 산문집, 한 권의 소설집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