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을 찾아서
속상한 날, 내 마음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왈칵 눈물이 쏟아질 때가 있습니다. 2019년 겨울, 제 동시를 알아봐 주신 분들이 계셔서 그해 겨울 울컥했지요. 그리고 그 울컥함으로 문드문 쓴 동시를 엮어 첫 동시집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첫사랑처럼 설레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많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살포시 저를 선보입니다. 제 글을 읽고 누군가는 “어라, 나도 이런 경험 있는데 나도 한번 써볼까?”, “이렇게 써도 동시가 되는구나.”라는 꿈과 용기를 품고 아동문학가의 길로 들어선다면 더 이상의 바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가면 보물찾기 시간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학생들 몰래 언제 보물을 숨겼는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그 보물을 찾기 위해 돌멩이도 들춰보고 바위 틈, 나무껍질, 풀 사이도 들여다보며 보물을 찾았던 기억이 있답니다.
저에게 동시는 보물찾기 시간처럼 즐겁고 행복한 놀이랍니다. 이것저것 들춰보고 들여다보면서 찾은 저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곧 저의 보물이 되었지요. 친구들에게는 무엇이 보물찾기 시간인가요?
친구를 잘 웃기는 친구는 말과 행동이 보물이고, 좋아하는 책을 찾는 친구는 읽은 책이 보물이고, 공만 보면 몸이 근질거리는 친구는 공놀이가 보물이고, 종이만 있으면 그림을 그리는 친구는 그림이 보물이 되겠네요.
그 보물들을 갖고 놀다 보면어느 날, 보물섬의 멋진 선장이 되어 있을 거예요. 제 얘기가 거짓말 같나요? 제가 찾은 동시들이 보물섬이 되어 동시집으로 나오고, 저는 동시를 쓰는 시인으로 멋진 선장이 되었잖아요. 그래도 못 믿겠다면 여러분이 증명해 보여주면 좋겠네요. 친구들만의 멋진 보물섬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