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7년 파리의 부유한 부르주아 집안에서 출생.
· 소르본대학에서 문학과 법학 수학.
· 1956년 국립과학연구소에 들어가 18세기 파리의 부르주아들에 관해 연구.
· 1961년에 고등학문연구원 제6국에 들어갔고 1966년에 연구 교수가 됨.
· 1965년에 드니 리셰와 함께 『프랑스혁명사』 출판.
· 1977년-1985년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원장.
· 1978년에 『프랑스혁명 해석』 출판.
·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강의.
· 1988년에 모나 오주프와 함께 『프랑스혁명 비판 사전』 편집 출판.
· 1990년에 모나 오주프와 함께 『정치문화의 전환. 1789-1848』 편집 출판.
· 1995년에 『환상의 과거. 20세기 공산주의 이념 연구』 출판.
· 1996년에 하버드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음.
· 1997년에 프랑스학술원 회원으로 선임.
· 1997년 사망.
이 책은 프랑수아 퓌레(Francois Furet, 1927-1997)와 드니 리셰(Denis Richet, 1927-1989)가 공동 집필한 『프랑스혁명사』(La Revolution francaise) 의 제1부 “삼신분회에서 열월 9일까지”를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은 아셰트 출판사에서 1965년에 처음 출판된 후 1973년에 보급판으로 다시 출판되었는데 여기에서는 이것을 번역 대본으로 사용했다. 공동 저자들은 책의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한 후,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제헌의회 부분)은 퓌레가,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은 리셰가 썼다.
퓌레와 리셰는 둘 다 1927년생으로 소위 ‘행복한 세대’에 속하는 프랑스 역사가이다. 이들이 역사가로 입문할 무렵 프랑스의 역사학은 뤼시앵 페브르와 마르크 블로크 그리고 페르낭 브로델이 주도하는 아날학파의 ‘새로운 역사’에 힘입어 프랑스는 물론이고 전(全)세계적으로도 역사학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두 역사가는 1947년에 창설된 고등학문연구원 제6국(1975년에 사회과학고등연구원으로 개편됨)에서 주로 활동한 아날리스트였다. 퓌레는 1977년에서 1985년까지 이 연구원의 원장을 역임했다. 두 역사가는 처남매부지간이다.
이 책의 번역은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 1990년에 일월서각에서 출판되었다. 당시 역자는 프랑스혁명사를 번역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모하게 번역을 맡았고, 결과적으로 오역과 미숙함이 적지 않은 번역판을 내고 말았다. 게다가 이 번역판이 절판되는 바람에 수정 보완의 기회를 잃어 프랑스혁명사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새로운 번역을 통해서 오류를 바로잡고 역주를 많이 붙여 이해를 도울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학술적 가치를 인정하고 기꺼이 새 번역판의 출판을 맡아주신 충남대학교 출판문화원장 서영식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책을 다시 번역하게 된 것은 비단 번역상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함만이 아니라 이 책이 프랑스혁명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책이기 때문이다. 프랑스혁명사 해석은 크게 ‘정통해석’(마르크스주의 해석, 자코뱅해석, 고전해석으로도 불린다)과 수정해석(자유주의해석으로도 불린다)으로 나뉘는데, 이 책은 수정해석의 고전이다. 이 책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통해석’에 이의를 제기한다. 저자들은 프랑스혁명초기에 부르주아들이 계몽사상에 입각하여 기획한 자유주의 혁명이 민중(상퀼로트)의 개입으로 ‘탈선(脫線)’했고, ‘조난(遭難)’ 당했다고 본다. 저자들이 바라본 프랑스 혁명기의 민중은 정통해석에서 주장하는 “정치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혁명집단”이 아니라 “과거의 황금시대”로 돌아가려는 반동적인 집단이다. 이 책이 타깃으로 삼은 책은 마르크스주의 역사가인 알베르 소불의 『프랑스혁명사』인데, 본서와 비교해 읽으면 프랑스혁명사 해석을 둘러싼 논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역자가 쓴 『프랑스혁명사는 논쟁중』(푸른역사, 2022)도 함께 읽으면 프랑스혁명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