Ι自序Ι
6년근 마음 한 뿌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요즘 들어
저작著作이 저작咀嚼으로 읽힌다
홍자성洪自誠의 채근담菜根譚을 떠올리면
어눌한 생각을 서책으로 엮어내는 작업이
가공되지 않은 풀뿌리를
곱씹어 보는 행위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대중을 교화하는 고승의 오묘한 법문이나
명망 있는 철학자의 잠언을 흉내내지 못한다
단지 사람살이의 단편조각들을
가슴속에 흘러가는 한 문장으로
여과하여 기록할 뿐이니
독자들도
아둔한 내 마음을 질겅질겅 씹어보고
단것은 단맛대로 쓴 것은 쓴맛대로
그 고유의 풍경을 음미해 주기 바란다
2019년 동지冬至 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