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KAIST 졸업 후, KIST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UIUC)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동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지냈으며, LG화학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현재 조선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약학대학 학장과 임상약학대학원장을 역임하였고, ‘대학생 마약예방활동단’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건강 저서로 2022년 식생활교육 우수도서와 2023년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내 삶을 바꾸는 설탕과 탄수화물 이야기》가 있다.
'건강에 대한 첫 번째 책인 《내 삶을 바꾸는 설탕과 탄수화물 이야기》를 쓰면서 건강의 중요한 맥을 잡을 수 있었으며, 이 집필 작업을 통해 필자 자신도 책의 제목처럼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 책을 쓸 때 집중했던 것은 일반인들에게 잘못 알려진 설탕과 탄수화물에 관한 내용을 올바른 정보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인터넷 정보가 서로 상충되기도 하고 부정확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내용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적인 요인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 무엇이 맞는 정보인지 혼동되어 여러 자료를 찾아가며 정리하였다.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특히 과학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 더욱 주의를 기울였다. 놀라운 것은, 개인적으로 과거에 접했던 많은 것들(예를 들어 《음식 혁명(Food Revolution)》, 황성주의 생식제품, 시드르 꿀, 고로쇠 수액, 주스 착즙기 등)이 첫 번째 책을 쓰는 데 흥미로운 재료가 되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책 《내 삶을 바꾸는 비타민 이야기》도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보물을 찾기 위해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마음으로 집필하였다. 개인적으로 겪은 비타민과 수면 문제 등 다양한 경험들이 이 책을 쓰는 소중한 재료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TMI(Too much information)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이다. 문제는 자기에게 맞는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비타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20여 년 전 우연히 비타민 C에 관련된 책들을 몇 권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후 비타민 C가 현대인들에게 가장 쉽고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게 해주는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비타민 C 전도사가 되었다. 물론 이 책에서는 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주관적인 경험이나 내용보다 과학적 사실에 더 초점을 두었는데, 한 예로 비타민 C의 항암효과에 대한 상반된 두 가지 시각도 균형 있게 다루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필자의 과학적 호기심으로 탐색한 여러 비타민의 흥미로운 발견 과정과 관련된 인물들, 역사적 배경도 함께 소개하였다. 이는 과학사의 뒷이야기를 통해 역사적 교훈을 얻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동안 주목받은 항바이러스 효능을 가진 비타민 C와 함께 면역기능을 가진 비타민 D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특히 한국인의 미래 건강과 직결된 비타민 D의 내용도 충실히 다루었다. 이것 외에도 발모를 경험할 수도 있는 맥주효모와 비오틴, 마늘 이야기 등에 대해서도 주관적인 체험을 넘어 객관적인 차원으로 기술하고자 노력하였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된 수면 문제도 부록에서 상세히 다루었다.
증상치료와 원인치료 그리고 현상과 본질에 대하여
필자는 30대 중반에 건강검진을 통해 지방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특별한 증상이 없었기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50대에 들어서는 경추신경이 눌리는 목디스크의 초기 증상을 경험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침과 주사 등으로 증상치료를 받으면서 목디스크의 원인이 컴퓨터 앞에서의 잘못된 자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원인치료, 즉 원인이 되는 문제를 고치지 않으면 증상이 재발한다는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아주 기본적인 건강원리를 실감하게 되었다. 질병을 회복하고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원인인지 돌아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질병을 통해 눈에 보이게 된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에, 보이지 않는 근본적인 본질까지 살피는 통찰력을 가져야만 했다.
사실 중년의 건강은 어릴 때부터의 식습관과 생활습관, 그리고 몸의 자세를 통해 수십 년 동안 끊임없이 자기 몸에 씨를 뿌린 결과임이 분명하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지방간도 밤늦게까지 연구하고 집에 돌아와 먹는 야식의 결과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또한 얼큰한 탕이나 국물을 좋아했던 자신의 식습관이 내 몸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게 되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인생의 법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었을 때는 바쁘다는 이유로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나이가 들어서는 무조건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물론 몰라서 그러는 경우도 많다. 필자도 책을 쓰기 전까지는 건강과 식습관의 관계를 막연히 여겼다.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서로 연결되지 않는 퍼즐 조각 정보처럼 해석되지 않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머릿속의 지식이 아니다. 먼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야 하고, 이를 자기 것으로 소화시켜야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인간은 병에 걸리는 충격요법으로 자신에게 질병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나쁜 습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습관의 관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정말 연약한 존재이다.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고 하는데!
젊을 때는 건강한 식습관을 실생활에서 우선순위로 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창때라 마음대로 먹고 싶고, 아직 젊고 건강하기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하나둘 질병의 증상이 나타나기에 더는 그럴 수 없다. 장년에 이르러 몸을 관리하려고 하면 그제야 건강관리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수십 년 동안 이미 자기 몸에 배어버린 생활습관, 특히 식습관 때문이다. 수십 년간 일상으로 다져진 후천적 식습관, 즉 매일 먹는 음식과 입맛에 자신도 모르게 길들어졌기에 하루아침에 고치기 어렵다. 결국 우리의 생활습관, 그중에서도 식습관이 우리의 건강과 삶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사막여우 이야기처럼 ‘길들여진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오랫동안 익숙해져 습관이 되었다는 뜻인데, 좋든 나쁘든 간에 습관이 결국 인생을 결정짓게 만든다. 프랑스 천재학자 파스칼은 “습관은 제2의 천성(天性)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Habit is a second nature that destroys the first)”라고 했는데, 정말 놀라운 이야기이다. 후천적 습관이 본래의 천성을 무찌르기에 깨뜨린다는 의미로 “파괴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습관의 힘이 운명까지 바꾼다는 엄청난 내용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습관을 만들어 가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길들어진 습관을 가진 우리 자신을 때때로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생각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강과 관련하여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자세는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 그 자체이다
꼭꼭 씹어 먹기, 편식하지 않기 등 좋은 식습관은 우리를 건강하게 한다. 반대로 흡연이나 음주 등과 같은 생활습관을 비롯하여 달콤한 먹거리나 편리한 초가공 식품이나 정크푸드에 길들면 우리의 몸과 건강상태는 나빠진다. 지금도 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19세기 프랑스 유명한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Brillat-Savarin)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알려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라며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라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우리 모두가 곱씹어야 할 두려운 말이다. 이미 지나온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 인생에 주어진 도전이다. 지금부터라도 좋은 식습관을 선택한다면, 미래에는 건강한 몸과 멋진 삶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계속 노력해야겠지만, 건강과 관련한 책을 펴내며 건강이라는 산(山)을 좀 더 높은 위치에서 조망하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삶의 여정을 돌아보며 산 아래를 바라보는 넓은 안목이 조금 더 생겼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무엇이든지 현상을 미시적으로만 바라보면 전체적인 관점을 놓치고 마는 것이 인간의 한계이다. 안과 전문가는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 틈틈이 먼 곳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 역시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깨달은 건강에 대한 넓은 시야와 놀라운 정보를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생겼으며, 이것이 이 책을 쓰는 열정과 동기가 되었다.
이 책은 비타민 이야기를 다룬 교양서적으로,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고자 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적인 내용이 수록되기도 했는데,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건너뛰고 흥미로운 내용을 먼저 보기를 권한다. 이 책을 숙지하면 건강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것은 물론 젊음과 활력의 열매를 거둘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주위의 건강 전문가들과 교수님들 그리고 약대 팜클레시아 동아리와 여러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또한 기꺼이 추천글을 써주신 분들과 삽화 전문가 양윤정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무엇보다도 늘 함께하면서 실제적인 건강에 대한 조언을 주는 아내와 멀리 있어도 마음은 항상 가까이 있는 가족들, 아람, 시온에게 한없는 고마움과 감사를 전한다. 특히 같이 있을 때 놀라운 영감을 주는 손자 요단이를 통해 인생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오도록 도움을 준 모든 분에게 활력과 건강의 멋진 선물이 안겨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