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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정식 추모사업회 추모문집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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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조정식 추모문집>

조정식 추모사업회 추모문집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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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조정식 추모문집> - 2022년 4월  더보기

조정식 추모문집을 발간하며 조정식이 대학에 입학한 것은 군사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1982년입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40년이 흘렀습니다. 그와 우리는 82년부터 89년까지 약 8년간 80년대의 시공간을 함께 했습니다. 서울대 교정, 자연대 28동 앞 잔디밭, 실험실과 강의실, 도서관 앞 벤치, 신림동과 봉천동의 골목길, 녹두집 일대의 막걸리집, 관악산, 광화문, 인천 산곡동과 부평, 주안의 공단 들이 그 공간입니다.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열정으로 불의에 저항하고, 변화의 열망을 불태우며 주어진 암담한 현실과 절망 앞에 비켜서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80년대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게 정식을 보냈습니다. 1989년 5월, 성수동 작은 공장에서 노동자로 근무하던 그가 산재로 사망한 것입니다. 모진 탄압과 시련을 몸으로 겪으면서, 독재에 저항하는 양심적인 학생에서 사회변화의 주역인 노동운동가로 성장해 가겠다고 결단하던 그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뜨거운 열정과 꿈은 채 피지도 못하고 열악한 산업현장의 희생양이 되어 꺾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5월이면 우리는 가족들과 함께 그를 생각하는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잊지 못할 누군가를 함께 품고 사는 사람들 사이에도 새로운 경험과 기억이 쌓여갑니다. 그러나 정작 깊은 의미를 나누는 일은 점점 소홀하거나 어려워지고, 빛바랜 사진 속 비어있는 친구의 자리는 커져만 갑니다. 특히 불쑥 자란 아이들 손을 잡고 우리 젊은 시절을 이야기하다 그리운 이가 떠올라 목이 메어 올 때는 그들에게 보여줄 작은 책자라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이 책은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진 최근 2년간은 추모기념일 행사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정식의 추모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고, 더 늦기 전에 기록을 찾고 남겨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마음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몇 차례 실무회의를 통해 과거 자료를 재편집하고 새 글을 추가하는 문제, 현재 시점에서 정식의 삶과 투쟁을 젊은 세대들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하는 문제들을 거듭 논의했습니다. 특히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사회적 진출을 고민하는 요즘 후배들에게 정식을 비롯한 80년대 학번들의 실천과정을 어떻게 설명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어려운 고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우선은 기존의 자료와 기억들을 모아서 책자의 형태로 정리하자, 동영상 콘텐츠로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식의 스토리를 만들자, 서울대 자연대학과 이천 민주공원에서 책자와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을 확보하자는 등의 논의가 진행되었고, 이 추모문집은 그 첫 작업입니다. 정식이 살았던 시대와 그의 활동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나, 물리학자와 사회운동가의 갈림길에서 정식이 했던 고민은 우리 앞에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보다 많은 동료와 친구들이 마음을 담을 기회도 갖지 못했습니다. 부족하고 미진한 부분은 이 책의 내용을 널리 공유하는 과정에서 더 풍부하게 채워지고 다듬어 지리라 믿습니다. 그를 아끼고 기억하는 모든 분의 폭넓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문집 준비에 귀한 자료와 함께 따듯한 성원을 보내주신 정식의 가족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큰 슬픔에 오랜 세월 고통받아 오셨지만, 아직도 그를 기억하는 친구들의 뜻이 이어지고 있음에 작으나마 위안이 되셨으면 합니다. 2022년 4월 조정식 추모사업회 추모문집 편집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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