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가지 전문 분야의 잡지와 전집류를 편집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내가 찾는 여자, 내가 찾는 남자》, 《이제 아버지를 알 것 같은데》, 《왜 에번스를 부르지 않았지?》, 《평양의 이방인》, 《비발디의 처녀들》, 《미솔로지카 1, 2》, 《마지막 1년처럼》, 《서점가의 살인》 등이 있다.
이 소설은 18세기 초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베네치아라고 하면 ‘물의 도시’라는 이미지에 시내 곳곳에 뻗어 있는 운하와 그곳을 오가는 곤돌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한 도시가 연상될 것이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베네치아는 독립된 국가로서 공화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때는 지중해 교역의 중심지로서 막강한 부와 군사력까지 겸비해 주위의 왕국들도 감히 넘보지 못하던 나라였다. 그러나 작품의 배경이 된 시대에 이르면 국력도 상당히 쇠퇴한 데다 주민들의 생활도 사치와 방탕으로 흘렀다고 한다. 하지만 베네치아는 음악과 예술에 관한 높은 관심과 열정이 깃든 곳이기도 했다.
그 같은 배경 속에서 갓난아이 때 고아원에 버려진 안나 마리아가 고아원에서 운영하는 관현악단의 연주자가 된다. 바이롤린 연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녀는 비발디의 수제자가 되어 음악에 열정을 쏟으면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아나선다. 그 과정이 음악과 남녀의 로맨스 이야기에다 미스터리까지 가미되어 아기자기한 재미를 자아낸다. 당시의 베네치아를 재현해놓은 장면을 보면서 그 배경으로 은은히 흐르는 비발디의 음악까지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작품 감상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