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을 두고 생채기 공장이라 한다.
시인의 말을 생각하니 제일 먼저 떠올랐다. 좋은 것을 먼저 갖지 못하는 오래된 버릇과 같다.
내 주변은 좋은 이들로 포진되어 있다. 그들이 베풀어 준 관심과 질책 속에서 끊임없이 나아가기를 열망했다. 때론 버거워 손을 놔 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더 굳기로 했다.
나의 시집은 묶어 보니 생채기 문학이다.
두터운 살집으로 감추고 가렸지만 면면이 상처 아닌 게 없다. 오랫동안 다독였으나 늘 아픈 쪽으로 마음이 흘렀다. 거기에 내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다. 내 허물이 큰 탓이다. 그 경계의 것들을 쓰려다 보니 애매하고 모호해서 자주 헤맸다.
매듭을 잘 풀지 못한, 몹시 불편한 채로 보낸다.
아직 발화되지 못한 기억과 사랑을 한구석에 푹 심어 두었다.
훗날, 또 꺼내 쓸 ‘좋은 약속’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