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과 흑돼지의 섬, 제주에서 태어났다.
오므라이스 위에 케첩으로 하트를 그려 주는 중국집, 사탕 대신 감초 조각을 입에 넣어 주는 한약방, 온 가족이 다 함께 뼈를 뜯고 나면 후식으로 빛깔 고운 당근주스를 내어 주는 갈빗집이 모인 동네에서 배 봉끄랑한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
어린 시절 앨범 속 사진은 딱 두 종류다. 먹는 사진, 아니면 먹을 것을 빼앗겨 우는 사진. 먹보에 울보였던 아이는 서른을 훌쩍 넘겨서도 여전히 잘 울고, 잘 먹는다.
배고프고 서글픈 순간이 올 때마다 글을 쓰며 견뎠다. 푸근한 쌀밥 같은 이야기를 짓고 나누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와중에도 숟가락 들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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