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와구와구 먹으면서 책을 읽는다(사실 유튜브 본다). 수박물이 책에 튄다(지저분하게 먹는 편 이다). 가끔은 위스키가 수박을 대체한다(사실 막걸리파다). 그럴듯한 문장을 만나면 글이 쓰고 싶다( 사실 질투 난다). 괄호 안에서는 솔직해질 수 있다.
수박 같이 시원한 시집 「시박」, 생각만 해도 즐거운 여행에세이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등의 문집을 만들었다. 꽃시를 엮은 「사는 게 다 꽃 같다」, 서평 모음 「책인싸」, 단편소설집 「줄거리 없는 이야기」, 쓸쓸한 겨울 에세이 「단순변심으로 인한 이별」, 공포 단편소설집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까지 쉬지않고 만들었다. 출판사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을 만들었다. 인터넷에 쓴 글을 모아서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와 「비트코인보다 여자친구」를 썼다. 여전히 독서모임을 한다. 뭐든 꾸준한 성격이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필요해서, 책방 「회전문서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간 인터넷에 적었던 글 중에서 음식과 관련한 글을 모았다. 생각보다 글이 많았다. 이걸 다 인쇄하면 절대 못 읽겠다고 생각해서 일부만 추렸다. 평론가 인내심을 기준으로 추측했을 때, 100페이지 넘어가면 못 읽는다.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라도 100페이지가 되면 흥미가 딱 떨어지고 책은 냄비 밑에 스윽 넣어 보관한다. 하나하나 다시 읽어보면서 비교적 괜찮은 글은 A폴더에 넣고, 누가 보면 어떡하지 정말 부끄러워서 어떻게 하지도 못하겠다! 하는 글은 B폴더에 넣었다. 뚝딱뚝딱 열심히 편집해서 인쇄하고 보니.. B폴더의 글이었다. 폴더를 착각했다. 누가 보면 어떡하지 정말 부끄러워서 어떻게 하지도 못하겠다! 그래서 어떻게 하지는 못하고 그대로 출간을 강행! 다음에는 조금 더 나은 작품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