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출생, 대구 삼덕초교, 경북중, 대구고를 거쳐 연세대학교 상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직개발(OD) 이론’ 연구논문으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워튼스쿨(Wharton School) AMP과정을 졸업했다. 은퇴 후, 명지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노인복지학을 전공했다.
1969년 조흥은행 입사, 국제그룹 종합조정실 인사부장, 동서증권(주) 지점장, 연수원장, 기획총괄 임원 등 40여 년간 기업체에서 근무했다. 한국증권연수원 교과과정 심사위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교육자문위원, 서울기독대 산학협력단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을 지냈으며,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 발간 <가톨릭 시니어> 편집위원과 가톨릭 영시니어 아카데미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 성북구 역사문화해설사와 주민기록단 활동과 더불어, 성북문화원 문예창작교실에서 강의를 하며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문단에 이름을 올린 지 7년 만에 첫 소설집을 냈다. 1부에는 단편소설을, 2부에는 원고지 20장 내외 분량의 짧은 소설을 실었다.
7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인생 6막을 살며 처음으로 소설집을 낸 감회가 남다르다. 지난 40여 년 동안의 직장생활에서 다섯 번의 좌절을 겪었다. 모두 내가 근무했던 조직이 부도가 나거나 해체되는 불운이었다. 그러나 한 번도 나 스스로 물러나거나 ‘쫓겨난’ 적은 없다. 내가 몸담았던 K그릅 종합무역상사, D증권회사, S금융회사, S대학교 사회복지학과, D연구원 등의 허망한 ‘붕괴사건’은 모두가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다. 결코 픽션이 아니라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나는 ‘살아온’게 이니라 ‘버텨’왔다고 하는 게 맞겠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버티고, 또 넘어지면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일어나 버텼다. 그렇게 여러 번 넘어지고 일어서면서 남들과 따뜻한 마음 한 조각 나눌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5전 6기, 그즈음에 소설 쓰기 공부를 시작했다. 글을 쓰며 알게 되었다. 모두 사라진 줄 알았던 한 조각 흔적이나마 머릿속에 남아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썼다. ‘바람과 물과 세월과 같이’ 모든 게 사라져버린 지금, 가슴속에 앙금처럼 남아 있는 지난날의 잃어버린 순간들을 엮은 이야기가 한 권의 소설책이 되었다. 늦게 시작한 글쓰기라 부족한 점이 많다. 잘 쓴 글은 아니더라도 많이 사랑받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글을 쓰며 항상 나 자신의 참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문학의 길을 열어주신 노순자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윤후명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은 경복궁 옆 ‘소설학당’은 영원한 내 영혼의 안식처가 될 것이다.
2021년 5월
남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