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만들며 해녀 문화를 알수록 제주 해녀항일운동이 일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자를 보호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이끌며 바다와 지역공동체를 함께 돌보았던 해녀들은 일찍이 바다에서 지혜를 배웠나 봅니다.
1931년부터 1932년까지 연인원 17,130명, 238회에 달하는 집회와 시위를 조직하여 일제에 대항했던,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을 만큼 영웅적인 투쟁을 이끌었던 수많은 제주 해녀들의 이름을 우리는 채 몇 명 알지 못합니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던 생전의 부춘화 지사님의 말씀처럼 많은 여성 영웅 서사들은 이름도 없이 그저 헌신, 지극한 사랑, 공동체적 연대로 가득합니다.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 김계석, 고차동. 또 많은, 아주 많은 분께 오늘을 빚졌습니다.
이 작품의 토대가 된 해녀 문화와 제주 신화에 대한 가르침을 주신 김순이 제주문화원장님과 제주어 감수를 해주신 양영자 박사님, 부춘화 지사의 따님이신 고영자 님, 제주 해녀항일운동 기념사업위원회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