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정의하는 ‘건강한 어른’이란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돌볼 줄 알아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만큼 마음에 충분한 여유가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인생을 자주적으로 설계해가는 어른’을 말한다.
우리 사회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법에 대해 배울 기회가 많이 부족하다. 절대 선을 추구하는 도덕적인 사람이 되거나 고결한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교육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정신건강(멘탈) 관리법’이나 바른 사고관과 가치관을 통해 쉽게 ‘행복을 느끼는 방법’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받은 교육과정 속에서는 이런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없었다. 사실 학교나 가정에서는 ‘성적’과 ‘진로’가 더 중시되었고, 학생들은 기본적인 인성과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받을 시기에 경쟁 속으로 내던져졌다. 나 역시 어렸을 적에 ‘나 자신을 돌보는 방법’보다 ‘내 성적을 올리는 방법’에 더 신경을 썼고, ‘현재 행복하게 지내는 것’보다 ‘미래에 행복해지는 법’이 더 중요하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현재의 고민보다 당장의 공부에 집중하고 대학에 간 후에 생각하라고 했지만, 막상 대학에 가게 되면 ‘이미 익숙해진 삶’에 속아 접어 두었던 고민은 잊어버리고 만다. 대학에 와서도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보다는 자기 계발로 포장된 ‘스펙 쌓기와 취업준비’에 온 시간을 할애한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나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모르고 ‘겉모습만 어른’이 되어 냉혹한 사회로 내던져지게 된다. 사람마다 언젠가 한번쯤 ‘과거에 접어 두었던 고민들’과 마주하게 될 시간이 찾아온다. 예를 들면, 경쟁이 가득한 사회에 지쳤을 때,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원하는 것이 맞는지 회의감이 들 때,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모를 때, 타인의 시선에 의식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 슬럼프가 찾아올 때, 주변 사람 때문에 화병이 날 때, 첫 직장에서 번 아웃 증후군을 겪을 때, 나의 취미가 점점 사라지고 핸드폰이 유일한 취미가 되었을 때, 일상이 쳇바퀴처럼 돌고 하루가 의미 없이 사라질 때, 우울감이 들고 외로울 때, 막연하게 불안할 때, 알 수 없는 것에 공포감이 생길 때, 스트레스가 너무 쌓이고 지칠 때, 자존감이 너무 낮아질 때 등 정말 다양한 순간에서 우리는 원론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남보다 조금 더 잘 벌고 잘 살면 행복한 것인가?’ 우리는 이런 고민들을 해야 하는 시기를 무시하며 살아왔고, 누군가에게 배워야 하거나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모르고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나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부자연스럽거나 어렵게 생각하였고 당연히 꾸준하게 노력하지 않았다. 어디선가 정신 건강과 관련된 좋은 글을 보고, 좋은 강연을 듣고, 좋은 영상을 시청하여 깨달음을 얻었다면 좋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마 가지 않아 큰 변화 없이 똑같은 삶을 되풀이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불행하게 사는 것에 익숙한 게 아닐까?
이 질문을 시작으로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왜 약국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 유난히 마음에 병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까? 왜 어머니들은 화병이 많을까? 왜 직장인들은 스트레스가 많을까? 왜 청년들은 슬럼프를 많이 겪고 도전을 두려워할까? 최근 들어 왜 현대인들에게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있을까? 왜 사람들은 돈이면 본인의 가치관이나 신념까지 바꾸게 된 것인가? 왜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의 취미가 유튜브와 SNS일까? 왜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에 대해 공부하지 않을까? 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원인을 파악해보고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의 생각과 경험을 비교해가면서,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마다 어떤 관점으로 생각하는지? 혹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됐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후, 나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내가 약국이나 멘토링 과정에서 한 명에게 온전히 할애하는 시간은 한 사람당 길어야 10분 남짓이다. 한 사람이 오랜 기간 가지고 살아온 ‘사고체계와 사상’을 짧은 시간의 대화만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가까운 지인이나 자주 상담을 요청한 사람의 경우에는 몇 년에 걸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상담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를 보여준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나의 인생 동안 몇 명의 사람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차라리 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의 철학과 사고관이 당연히 정답은 아니지만,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모른 채로 사회에서 상처(스트레스, 화병, 불안장애 등)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 잘못된 가치관(물질만능주의, 이기주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경우 등)으로 인해 불행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작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위에 언급한 사람들은 스스로 자각을 하지 못하거나 남의 조언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서 본인이 변해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변화하고 싶은 시기가 한번쯤 찾아온다. 그때,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미리 정리해보려고 한다.
앞으로 다룰 내용(목차)을 두 개의 주제로 분류하자면 ‘스스로를 잘 살피는 방법’과 ‘행복에 가까워지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스스로를 잘 살피는 방법
1. 우리는 정신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을까?
2. 멘탈 관리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3. 도전의 시작과 끝은 나로부터
4. 실패는 남이 정하는 게 아니다, 물론 나도 아니다
5. 목표 달성의 가장 큰 적 ‘슬럼프’
6. 첫 직장은 실패할 수밖에 없나? ‘번 아웃 증후군’
7. 소중한 일상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불안 장애’
8. 약이자 독인 ‘스트레스’
9. 아프면 참지 말자.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스스로를 잘 살피는 방법’에서는 ‘나’에서부터 시작되는 문제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의 육체적인 상태와 정신적인 상태를 잘 파악할 줄 알아야 하며, 파악한 후에는 스스로 보듬고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고 자주적으로 설계해가야 한다. 마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생각들을 꾸준히 살피고 관찰해야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슬럼프나 번 아웃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에는 몸에 쌓아 두지 말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원활하게 해소시켜주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고통을 겪을 수 있는데, 이 또한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한다면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몸의 신호(아픔)를 잘 들어야 하는 것이다. 몸의 신호를 무작정 참거나 무시하는 것은 ‘잘못된 인내심’이며, 우리는 ‘행복하고 건강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내심’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
행복에 가까워지는 방법
1.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속고 있다
2. ‘고민상담’은 서로에게 득, ‘하소연’은 서로에게 독
3. 타인을 잣대로 나를 평가한다. ‘불행의 시작’
4. 다른 사람이 미워서 생기는 ‘화병’
5. ‘기분 나쁜 일’ 참고 견딜까? 웃고 넘길까?
6. 적을 우호적으로 만드는 방법, ‘경청’
7. ‘숨어서 하는 말’에 감정을 소비 당하지 말자
8. 잘못된 ‘자존심’은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행복에 가까워지는 방법’에서는 판단의 기준을 ‘타인’에서 가져오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과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느껴야 하는 행복감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행복은 타인과 비교해서 얻는 상대적인 감정이 아니고 스스로에게서 발생되는 절대적인 만족과 기쁨의 감정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사소한 만족감과 즐거움도 행복이며, 이런 작은 행복을 무시해버리고 산다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 채로 행복만을 좇으며 살게 된다. 우리의 행복은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멘토링을 통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함께 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일방적으로 하소연을 하게 되면 서로 지치고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경우도 있다. 또한,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신경을 써 본인의 행동, 생각 그리고 감정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면 새로운 불행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렇다는 것은 본인의 행복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고, 시시각각 타인의 의견에 의해 변화된다는 것이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누군가 너무 미워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싫어하게 되면 결국 다치는 것은 스스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싫어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받고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는 것은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기분 나쁜 일을 남이 아닌 본인의 ‘정신 건강’을 위해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가끔은 내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도 나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면 외부에서 받는 스트레스들을 줄여갈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우리는 ‘숨어서 하는 말’에 의연해질 필요가 있다. 숨어서 하는 말은 사실 우리를 상처 줄 만큼 힘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우리가 그것을 들여다보고 신경쓰기 시작할 때부터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소중한 감정을 쓸데없는 곳에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낄 줄 안다면 사람 관계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본인만의 소소한 만족감과 즐거움으로 채워가 우리가 바라던 행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힘들어지고 불행해지는 원인들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파악한다면, 불행에서 벗어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서 내용들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여 ‘건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이해하면서도 실천하고 노력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신 수양을 통해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지속적으로 ‘사회에서 받는, 타인에게 받는, 스스로에게 받는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아 지치고 힘들다고 해서 모두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가만히 있다고 찾아오지 않고, 행복해지기로 결심하고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본인이 행복해지려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만큼만 행복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매일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어제보다 건강한 오늘 그리고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작은 변화들이 점점 쌓이게 되면, 나의 몸과 마음이 변하게 되고 그 다음 주변에서 알아봐주게 된다. ‘나 자신’부터 시작하여 ‘나의 가족’ 그리고 ‘주변 지인들’까지 좋은 영향을 준다면 함께 행복해질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백 가지 말을 건네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건네는 것이 더 큰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