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기간을 제외하고 33년간 학생들과 어울리는 일상을 보내다 얼마 전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30년 동안 담임을 맡으며 아이들과 동고동락하는 동안 20년 전부터 아이들 생일 선물로 시집을 나눠줬고, 최근 10년 가까이 지인들과 시를 공유하며 지내고 있다.
2014년부터는 4년에 걸쳐 백두대간을 걸었고, 그 기록을 『어쩌다 백두대간』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지금도 우리 강산을 두루 걷고 있으며 여전히 자연 속에서 시를 읽으며 살아가고 있다.
2013년 지리산을 종주하며 마침내 그 기회가 찾아왔다. 대간 종주 경험이 있는 이인우 대장의 제안으로 다섯 명의 대간 종주 팀이 꾸려진 것이다. 2014년 1월 세찬 바람을 가르며 성삼재에서 대간 종주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와 이인우 대장을 제외한 세 명이 교체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종주는 계속 이어졌다. 산을 잇고 삶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3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길만 남기고 이천 리를 묵묵히 걸었던 것이다.
내 삶이 미완성이듯 내 등산도 아직은 미완이다. 살아 있는 한 북녘의 산하를 걸어보고 싶다. 그 걸음이 백두대간의 완성으로 이어지고 이 땅의 하나됨으로 나아간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남북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 시기에 더욱 간절히 간절히 꿈꿔 본다. 발걸음이 아직은 끝나지 않았지만 더 넓고, 더 높은 곳을 내딛기 위한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지금까지의 길을 정리해 본다. 800km를 걸으며 그 걸음의 흔적을 점점이 남기다 보니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