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본 꽃은 이듬해 씨를 받거나 뿌리를 나눠서, 혹은 꺽꽂이를 해다가도 심고 가꾸었고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그 꽃의 성질과 자태를 자연히 알게 되었다. 꽃이 피고 나면 며칠 관찰하다 가장 느낌이 좋다고 생각되는 순간에 스케치 해두고 그 모습을 나의 감정과 조화시켜 그림에 담아보고자 노력했다.
어떤 꽃이든 가능한 한 뜰 안으로 끌어들여 어린아이를 기르듯 정성을 다해 스스로 가꾸어 그리기를 즐겼고 가꾸는 마음부터 그림의 시작으로 여겨 꽃과 대화를 나누는 마음이 그림에까지 전달되기를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