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들은 이야기를 다시 한번 떠올린다. 어떤 소설이 쓰고 싶냐고 묻는 젊은 소설가의 질문에 볼펜을 손가락에 끼우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오랫동안 고민하다 “아무래도 역시 연애죠”라고 대답한 아주머니의 일화를. 나 역시 쓰고 싶은 게 있다면 아직도 연애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연애를 쓰고 싶다. 지나간 모든 연애의 기록 대신, 대답을 망설이며 머릿속에 그렸을 그 아주머니의 연애가 궁금하다. 그 아주머니는 어떤 연애소설을 쓰고 싶었던 걸까? 언젠가는 그 아주머니의 연애를 대신 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