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준의 네 번째 책 <가장 나일 때의 부끄러움>입니다. 약 3년 만의 신간인 이번 책에는 그동안 제가 써오던 수필과 더불어 여러 편의 시가 실렸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이 이야기는 수필로 쓰이기보다 시와 더 잘 어울리겠다 싶은 순간들이, 저는 잦았습니다. 그동안은 고집을 부려 그런 이야기도 수필, 즉 산문의 형태로 책 속에 실었다면 이번 책에서부터는 시의 힘을 빌려보기로 했습니다.
‘부끄러움은 차라리 고백해 버리는 편이 낫다.’ 이 책을 더해 총 네 권의 책을 써오며 제가 깨달은 바입니다. 살을 맞대고 있다가 어느 날 문득 따가운 나의 초라함, 가난함, 그리고 헛헛함. 그러나 그것이 곧 제 삶이기에, 부족하나마 글 쓰는 재주를 부려 한 글자, 한 글자… 고백해 버리고 나니, 부끄러움은 줄고, 가장 나일 때의 내가 된 것처럼 황홀해집니다.